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오늘 반드시 뽑아내야 할 가시때문이다. 고백하지 못하고 숨긴 일들이 예리한 가시가 되어 심장에 박혀있다.

 뽑자.   너무 늦어 곪아터지기 전에.

 이제와 헤집고 드러내는 게 아프고 두렵지만, 저 가시고백이 쿡쿡 박힌 심장으로 평싱을 살 수는 없었다."

                                                                                                                                     

                                                                                                                                                                                                                                                            < 가시고백> 中 247p. 

 

 

책을 선택할 때 작가 이름만 보고 읽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표지나 제목이 책을 선택하게 되는 큰 기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김려령.. 전자의 경우다. 그녀의 전작 '완득이'나 '우아한 거짓말' 등을 통해 이미 익숙하고, 나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힘있는 작가이기에 2년 만에 출간된 이번 책 역시 아무 망설임 없이 집어들게 되었다.

 

<가시고백>은 주인공 해일의 '나는 도둑이다'라는 다소 충격적인 고백으로 시작된다. 남들에 비해 타고나게 예민한 손을 지녀,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계속해서 훔치게 되는 해일은 날 때부터 도둑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들게 할 정도로 타고난 기질을 보이고, 스스로를 직업 도둑이라고 일컫는다. 해일이 지란의 새아버지 전자사전을 훔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해일을 중심으로 부모님의 이혼으로 큰 상처를 받으며 자꾸마 아빠의 존재를 거부하는 지란, 진오, 다영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고백은 고백인데 가시고백이라.. 제목부터 뭔가가 추상적이면서도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듯 보인다. 가시라는게 뽑아내지 않으면 점점 더 깊이 박혀버리고 곪아 터져버리게 되므로 뽑아내지 않으면 안되는 존재다. 누구나 하나쯤 가슴에 품고 있는 죄의식을 표출해라는 뜻인거 같기도 하다. 해일 역시 친구들에게 조금은 당돌하면서 뻔뻔스럽게 자신이 도둑이라고 가시고백을 하게되고, 친구들은 정말 현실적인 용서를 해준다. 그냥 무조건 적인 용서가 아닌, 경고의 멘트를 잊지 않고 날리며 해일을 따뜻하게 감싸주니 말이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큰 반전이 있다기 보다는 잔잔히 흘러간다. 한가지 의문 아닌 의문이 든다면.. 해일은 도둑이라는 고백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린다. 그리고 친구들은 용서를 한다. 하지만 미연의 경우 용서받기는 커녕 이야기가 끝이 날때까지 질책아닌 질책을 받는다. 진정 가시고백을 해야하는 인물은 해일이 아닌 미연이 아닐까 하는 의문 말이다.

 

10대 시절을 보내 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슴 속 상처와 고민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친구관계나 부모님과의 관계 등등 ..

지금 10대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느껴지는 지금.. 그 나이때에는 한번은 꼭 겪게 되는 일들이라고.

그리고.. '너만 불행하다는 생각은 틀렸다'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