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증명 - 합본판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9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 해문출판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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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로 재벌가를 중심으로 그림자처럼 살아온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와 불우한 어린시절을 극복하고 유능한 검사로 성장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로열패밀리'.. 예전 일본드라마를 통해 본적이 있어 매일매일 챙겨본 건 아니지만 조금은 관심있게 봤었다. 원래 일본드라마를 토대로 해서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를 제작한 것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간의 증명>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에서 1975년에 발표되어 우리나라에는 1991년에 소개되었는데, 물론 드라마와는 많은 부분에서 내용이 다르긴 했지만 나는 왜 이제서야 이 작품을 알게되었는가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강한 흡입력으로 다가왔다.

도쿄 중심부의 어느 호화호텔에서 그 자리에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차림새의 한 흑인이 시체로 발견되고, 그의 죽음을 조사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의 형사들이 동원된다. 용의자는 물론, 동기, 단서조차도 찾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하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낡은 밀집모자와 '밀집모자'라는 시가 실려있는 시집이 발견됨으로써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일본에서 잘나가는 어머니상이자 여성상 야스기 교코, 흑인 혼혈 조니 헤이워드 그리고 교코의 아들 교헤이까지..인간과 인간.. 서로 연결고리가 없을 듯 하지만, 보이지 않는 끈의 연속으로 교묘하게 얽혀있는 인간관계를 뭔가 풀어질 듯 하지만 풀리지 않고, 후반으로 갈수록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책을 읽어보면 처음부터 조니와 교코의 관계를 눈치채긴 하겠지만, 그 둘사이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희열이란~!!!

사실 내가 책을 선택할 때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 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표지의 이끌림이라 할 수 있다. 드라마를 그럭저럭 재미있게 본 터라 원작을 읽고 싶다는 강한 이끌림이 들어서 읽게 되었지만,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서점에서 봤더라면 , 아무리 추리소설이라고 해도 칙칙하고 난해한 표지 그림으로 인해 그다지 손이 가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탄탄한 내용과 구성, 그리고 강한 흡입력과 손뗄 수 없는 즐거움을 주었기에,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더 큰 후회를 하지 않았을까'하는 마음과 자꾸 드라마와 오버랩되며 비교하며 읽게 되어 '차라리 드라마를 보지 않고 원작을 먼저 읽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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