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침묵 - 제3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이선영 지음 / 김영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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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각삼각형의 직각을 포함하는 두 변 위의 정사각형의 넓이의 합은 빗변 위의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다.'

쉽게 말해, 직각삼각형의 세변을 a,b,c라고 하고 c에 대한 각이 직각일 경우 a2+b2=c2 가 된다는...아무튼 수업시간에 졸았다하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그리스의 학자 피타고라스에 의해 처음 증명되었다고 하여 그의 이름을 따 '피타고라스의 정리'라고 불리우고 있다.  수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에 이해도 잘 되지 않는 증명을 무작정 열심히 외웠던 탓인지라 설명하라고 하면 잘 하지 못할지는 몰라도 얇게나마 알고 있는 수학공식 중 하나!! 물론 너무도 당연하게만 받아들여 왔기 때문에 감히 이 증명이 피타고라스가 아닌 다른 이에 의해 증명된 정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를 발견한 히파소스를 우물에 빠뜨려 죽였다.’라는 단 한줄의 글로 인해 작가는 <천 년의 침묵>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게 되었다고 한다.

 

기원전 6세기,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 크로톤에서 어느날 현자 피타고라스 학파의 제자 디오도로스의 시체가 바다에 떠오르게 되고, 형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히기 위해 그의 동생 아리스톤이 현자의 학파에 입문하게 된다.  진실을 은폐하고자 하는 현자 피타고라스와 그 진실을 폭로하려고 하는 아리스톤간의 대결.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선택하게 된 히파소스와 테아노의 로맨스와 동성애 까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과 추악한 진실에 대해 직설적이면서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결국 히파소스가 얻은 것은 '무한'이라는 진리였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펜타그램처럼 수의 세계 또한 무한과 다르지 않았다. 무한은 어떤 순환과 획일성도 거부하는 또 다른 세계였다. 현자가 그토록 욕망하던 것도 어쩌면 그 무한성이 아니었을까 (259p)"

 

1억원 고료 대한민국뉴웨이브문학상 수상작 "천 년의 침묵"

사실 엄청난 고료를 받은 작품들을 접할때 대부분은 고개가 끄덕여지고 몇몇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은 심히 고개가 끄덕여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국내 소설에서는 보기 드물게 수학을 소재로한 소설이기 때문인 것도 있고, 깊이있는 작품성을 가지고 있고, 작품의 배경이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 또한 높이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뭔가 흥미롭고 미스터리한 요소를 기대한 독자라고 한다면 처음부터 사건의 진상과 범인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준 탓에 너무 밋밋하고 심지어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결말에 뭔가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수학'이라는 요소에 머리가 찌끈거리고 쥐가 날듯함에 중간에 몇번이나 책을 그냥 덮어버릴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 유혹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뛰어난 스케일과 국내 소설에서 이러한 작품이 등장했다는 사실에 대한 놀라움 그리고 한번 손에 들게 되면 책 속으로 푸~욱 빠져버리게 되는 그러한 작품성 때문인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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