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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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1987년에 출간돼 일본 내에서 920만 부의 판매를 올린 빅 베스트셀러로,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 출판되어 스테디셀러로 오랜 기간 명성을 자아내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 온 책이다.
그 자자한 명성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지만, 너무 유명한 베스트셀러는 왠지 꺼려지는 아니꼬운 마음에.... 하지만 사실은  출판된지도 20년도 더 된 오래된 책이고 500페이지가 넘는 그 두께도 만만치 않아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이유가 더 클지도 모른다.

 그러하던 내가 선뜻 책을 들게 된 크나큰 이유라면, 이 대단한 작품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에는 책의 명성에 힘입어 그 원작을 토대로 영화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이 많이 있어 그리 대단한 사실은 아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길 <상실의 시대> 이 책에서 담고 있는 깊은 철학과 스토리의 미묘함은 영화로 담아낼 수 없기에 이제껏 많은 영화 감독들의 제의를 거절해 왔다고 종종 말해었기에 이 작품이 영화화 되는데에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병헌이 출연한 '나는 비와 함께 간다'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베트남 출신의 프랑스 감독 트란 안 훙이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하루키의 승낙을 기다리기 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 그리고.. 영화화 된다는 소식과 함께 사심이 가득 가장 기뻤던... 주인공이 바로 유일하게 좋아하는 일본배우 마츠야마 켄이치가 주연으로 발탁했다는 소식 등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결합되어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시절 절친한 친구 기즈키의 자살로 인해 정체성과 가치관에 혼란을 겪고, 특별한 꿈도 큰 야망도 품지 않은.. 철저한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진 와타나베, 남자친구인 기즈키의 죽음으로 인해 그의 단짝 친구인 와타나베에게 의지하며 요양원에서 혼란스러운 감정, 정서를 이기고자 노력하지만 결국엔 자살에 이르는 나오코, 언젠가 와타나베에게 다가온 미도리... 특별한 사람도 아닌 그렇다고해서 지극히 정상적이진 않은... 그냥 보통에 가까운 각각 다른 이미지를 가진 주인공들의 방황스러운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냥 젊은 세대에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볼 수 있을법한 그런 방황에 대한 이야기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놓은 단순한 성장소설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출판된지 20년도 넘었지만 요즘 출간된 책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책을 읽으면서 내 인생, 내 삶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어떤 것이 사라지고 없어지는... 그러한 '상실'이라는 그러한 말이 흔해져버린 요즘..
다소 우울함과 무거운 마음을 불러일으켰던 책이지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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