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딸을 죽인 사람은 바로 우리 반에 있습니다"라는 충격적인 담임 선생님의 고백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담임 선생님 유코는 자신의 외동딸 마나미가 사고로 학교 수영장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알고 있는 학생들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담담하면서도 강하게  충격적인 고백을 시작한다.  이미 유코는 마나미의 목숨을 빼앗아간 학생 A와 B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법에 호소하기보다는 그들이 진정 자신의 죄의 무게를 깨닫고 그 죄를 지고 살아가기를 원해 스스로 복수를 하고자 한다.

"점점 주위가 보이지 않는다. 내가 빠진 곳은 수영장이 아니다. 썩어있는, 끝없는 수렁이다. 발치부터 깊게 가라앉는 내 귀에, 담임의 목소리만이 나직하고 조용하게 울려 퍼졌다."

<고백>은 살인 사건의 전말과 유코의  복수과정을 유코의 고백을 그린 '성직자'를 시작으로 반장 미즈키의 이야기가 담긴 '순교자', 살인범 중 한명인 소년B의 누나의 이야기를 그린 '자애자', 소년 B의 시점인 '구도자' 그리고 소년 A의 시점으로 되돌아 본 이야기 '신봉자'까지 총 6개의 장을 통해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추리소설이라고 하지만 사실 '성직자'에서 이미 마나미를 죽인 범인이라든지 유코가 그 학생들에게 가한 복수를 눈치 채기란 어렵지 않다.  다만, 이 책은 사건에 중점을 두고 그 사건을 보고 범인을 쫓아 추리한다기 보다는 그 사건과 관련되어있는 사람들의 복잡한 내면.. 그리고 그들의 심리적인 면에 크게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식을 잃은 유코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고.... 가해가이기 이전에 어찌보면 피해자일 수도 있는 학생 A와 B의 심정 또한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그 심정이 이해가 되긴하더라도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그들의 죄는 씻기 어려울 것이고 내가 유코라 하더라도 용서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범죄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분명 학생A와 B는 죄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그 죗값을 치를 수 없다?!!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그래서 유코는 자신의 손을 빌어 직접 그 학생들엑 죗값을 묻게 된다.  한 사건의 피해자에서 다시 그녀는 가해자가 되는 너무도 안타까운..

한가지 사건을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통해 고백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글로 마지막 단 한줄의 반전을 읽는 순간까지 손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정말 강한 흡입력의 책이다.
하지만 그 강한 흡입력과 술술 읽힘에도 불구하고 그리 가볍지 않은.... 너무 무거운 고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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