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엄마를 부탁해...." 얼마전 외할머니께서 다리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셨다. 병원에서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를 돌봐드릴 간병인이 필요했고.... 외삼촌이며 이모.. 그리고 우리 엄마까지 서로 돌아가면서 할머니를 간호하기로 하셨단다. 그말을 듣는 순간 내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이란..어이없게도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피곤한 몸으로 밥을 직접 챙겨먹고 청소도 해야 한다는 사실.. 나에게 엄마란...밥해주고 청소며 빨래해주는 고작 그런 의미의 사람이었던가.... 내가 엄마라고 부르고 그 엄마라는 존재가 필요하듯이.. 엄마 자신에게도 엄마라는 존재는 특별함이 분명한데 말이다. 만약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사라진다면.... 엄마를 잃어버린지 일주일째라는 말과 함께 시작된 <엄마를 부탁해>... 자식들이 번거로울까 생일을 맞이하신 부모님들이 고향에서 서울로 올라오시게 된다. 그리고 부모님이 자식들이 마중을 나오지 않더라도 잘 찾아갈 수 있다는 말만 믿고 .. 아무도 마중을 가지 않았고.. 사람이 붐비는 토요일 오후...지하철 역에서 엄마의 손을 놓친 아버지..그렇게 엄마를...아내를 잃어버리게 된다. 엄마를 찾기 위해..아내를 찾기 위해.. 가족들은 손수 전단지를 만들고 광고를 내고 발벗고 나서서 엄마를 찾기 시작한다. 간혹 엄마를 봤다는 이들의 연락으로 그곳으로 가보지만 이미 엄마는 그곳에 없다. "부엌을 좋아하고 말고가 어딨냐? 해야하는 일이니까 했던 거지..내가 부엌에 있어야 니들이 밥도 먹고 학교도 가고 그랬으니까.. 사람이 태어나서 어떻게 좋아하는 일만 하믄서 사냐? 좋고 싫고 없이 해야 하는 일이 있는 거지. "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항상 자신을 걱정하던 엄마를 떠오리게 되는 큰딸의 관점..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잃어버린 엄마가 나타났다는 장소를 찾아갈 때마다 그곳이 자신과 관련이 되어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는 아들... "엄마의 실종은 그가 까마득히 잊어버린 줄 알았던 기억속의 일들을 죄다 불러들였다." 그 사람의 고마움을 잊고 살았던 기억들을 아내의 부재를 통해 떠올리게 되는 남편.. 그리고 ...... 이미 떠나버렸다는 암시와 함께 새가 되어 작은 딸에게 미처 다 보여 주지 못한 사랑을 안타까워하는 엄마까지.. 이렇듯 각 장마다 바뀌는 화자를 작가는 '너' '그' '당신'이라 부르는데 이는 읽는 이로 하여금 더욱더 소설에 몰입하게 만드는 듯 하다. 늘 곁에서 무한한 사랑으로...때론 친구처럼 영원할 것만 같은 엄마... 만약 이 엄마라는 존재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면..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저림..그리고 마구 마구 쏟아지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사실....항상 내 인생에 대해 걱정하고 지내면서...아직까지 한번도 엄마의 인생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사실.. 엄마는 태어나면서 부터 내 엄마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의 아내..엄마가 될지도 모르는... 길을 걷다 간혹 맞닥들일 수 있는 수많은 전단지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라고 한다면 "XX를 찾습니다"라는 전단지일 것이다. 나이 드신 부모님...어린 아이....심지어는 키우던 동물까지.. 얼마나 가족들이..사람들이 부주의하길래 멀쩡한..혹은 많이 부족한 가족을 잃어버릴 수가 있나?!!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그 사람들의 입장이라면 ... 생각조차도 할 수 없이 괴로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앞으로는 그런 전단지를 절대 부주의하게 보고 넘어가진 않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자 하는 가족들의 애달픈 마음을 안다면 말이다.. 더불어 항상 곁에 있어 느끼지 못했던 엄마...그리고 가족들의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