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 각본집
강승용.오선영 지음 / 씨네21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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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18을 다룬 영화 <1980>이 개봉했다. 감독은 영화를 촬영 하기 전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가급적 5.18에 대해 공부해오지 말라고 요청을 했다고 한다. 자칫 슬픔이 과잉된 표현으로 나올까 염려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화는 실제 있었던 자료와 영화가 교차로 등장해 현실성이 높았고 사실적으로 그려져있었다. 다만, 그런 점이 몰입도를 약간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있었다. 저예산 영화이기에 아쉬운점이 없진 않았지만 아타까웠던 그날의 누군가의 희생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요즘은 유명한 영화들의 각본집이 책으로 출판되어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대게 흥행한 작품들이 각본집으로 출간되긴 하지만, 시각적으로 느끼던 감동을 다시금 글로 또한번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워 각본집을 종종 찾아보게 된다. 영화<1980>을 보고 난 후, 각본집으로 읽을 기회가 생겨 영화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만나 볼 수 있었다.

철수 가만히 있어봐야. (침을 닦아내며)영희 니 아빠...나쁜 군인 아니제?

영희 우리 아빠, 진자 좋은 군인이야. 훈장도 받은 군인이라고 말했잖아.

철수 글제?!

영희 삼촌은...빨갱이야?

철수 아녀. 아니랑께. 우리 삼촌, 코는 심하게 곯아도 빨갱이는 아니랑께.

영희 그러면 국군 아저씨들이 왜 잡아가?

철수 ...

철수 할아버지는 1980년 '화평 반점'을 오픈한다. 철수와 철수 엄마, 아빠, 이모, 삼촌 그리고 아모레 이모까지 대가족인 철수네는 이제 행복한 꿈을 꾸고 있었다. 철수의 옆집에는 미장원을 하는 영희네가 있었고, 영희 아빠는 군인이었다. 그러다 학생들이 군인을 피해 화평반점 안으로 몰려들게 되게 영문을 모르던 철수네 가족은 이들을 도와주고, 철수 아빠는 빨갱이로 몰리게 되면서 행복했던 그들의 앞날에 어둠이 드리우게 된다.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은 이미 여러 번 영화화 되거나 책으로 출판된 소재다. 잊어서도..잊혀져서도 안 될 안타깝고 지울 수 없는 우리의 상처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끔찍한 사건이다. 다소 무거운 소재이기도 하고 다양하게 소개 되었던 소재이기에 식상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8살 어린 철수의 시선으로 바라 본 그날의 이야기는 더 슬펐던 것 같다. 지금까지도 많은 진실들이 감추어진 사건이기에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 이다. 정치적인 소재가 다루어진 영화나 도서는 정치성이 들어갈 수도 있기에 편향된 시선으로 바라 보아서도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영화에서 미처 다 표현되지 못한 부분들과 새로운 시각으로 오래 기억하고 싶은 영화라면 각본집으로 만나보는 시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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