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식당으로 오세요 (2종 중 랜덤)
구상희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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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도 연애도 맘대로 되지 않던 진에게 엄마는 잘나가는 식당을 인수해서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고, 전재산을 털어넣어 호기롭게 식당을 시작한다. 하지만 식당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으로 사기를 당해 쫄딱 망해버리고 망연자실한 진의 앞에 가게를 보러 온, 자신을 마녀라고 말하는 독특한 여자가 등장한다. 할망구인지 아가씨인지 모를 젊고 아름다운 마녀라 말하는 여자는 진에게 식당을 자신에게 빌려주고 동업을 하자고 제안하며 한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잠시 고민하던 진은 자신과 엄마에게 고통을 준 사기꾼에게 복수하고 싶다라는 소원을 빌었고 그렇게 마녀는 진에게 특별한 스테이크를 하나 만들어 준다.

"저, 오늘 자정으로 예약했는데요 ······."

여자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살며시 미소 지으며 답한다.

"네, 어서 오세요. 마녀식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마녀가 만들어준 특별한 스테이크를 먹고 난 뒤, 상상치 못한 경험을 하게 된 진은 마녀와 함께 손님들에게 소원을 이루어지게 해주는 요리를 제공해주는 효과 백퍼센트의 "마녀식당"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진은 사장이고 마녀는 주방장이라고 했는데, 현재 진은 마녀의 노예에 가까운 조수로 일하게 되었다. 돈 대신 소원을 말한 이의 가장 소중한 것을 댓가로 받는 마녀식당에는 희망을 찾으려는 절박한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었다.

오랜시간 한 남자에게 헌신했지만 자신을 떠나버린 남자때문에 마녀식당을 찾은 선미는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곁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며 Hot, Hot Chocolate 핫초콜릿을 먹게 되고, 그 댓가로 그녀의 목소리를 지불하게 된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길용 역시 마녀식당을 찾게 되고, 친구들에게 복수하는 대신 다른 소원을 말하고 마녀식당의 또다른 노예가 된다.

진은 고개를 들어 마녀를 직시했다.

"내가 해요. 요리도 내가 하고 먹는 것도 내가 하겠어요."

마녀가 말했다. "대가를 치러야 해."

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대가는 내가 마녀가 되는 것으로 하겠어요."

어떠한 소원이라도 다 들어준다는 마녀식당을 찾은 이들은 처음에 마녀라는 사실을 믿지는 않았지만 하나같이 절박한 사연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녀가 만들어주는 요리를 먹게 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나이가 꽉차 아직까지 결혼하지 못하고 있는 아들이 안타까웠던 노모가 자신의 기억을 댓가로 지불하고 천생연분을 맺어준다는 잔치 국수를 먹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결론적으로만 보면 아들은 효과 백퍼센트 마녀식당 답게 베필을 찾게 되지만, 모든 기억을 내어주고 치매에 걸려버린 노모는 아들이 결혼하는 것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을 놓아버리고 아들의 행복만을 바라는 부모의 사랑이란..과연 그게 진정한 행복이었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진이 마녀와 동업을 하게 된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던 것이 밝혀지고, 모든 퍼즐이 맞춰졌을 때, 뻔한 스토리 같고 사이다처럼 시원한 복수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재미있었다. 곧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인데, 책 한 권으로도 아주 흥미로운 드라마 한편을 본 듯한 느낌이랄까.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원작이 더 낫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해가지면 영업이 시작되고, 어떠한 소원이든 백퍼센트 이뤄준다는 마녀식당. 모든 일에는 거기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뤄야한다는 건 알지만 한번은 가보고 싶다. 마녀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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