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花 - Curse of the Golden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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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만성진대황금갑(滿城盡帶黃甲).
 

『가을. 9월 8일을 기다려(待到秋來九月八) 내 꽃이 핀 뒤엔 다른 꽃은 모두 죽을 터(我花開後百花殺) 충천하는 향기. 장안으로 스며들면(衝天香陣透長安) 온 성안은 황금 갑옷으로 가득 차리(滿城盡帶黃甲)』이 시는 당나라 말기 농민반란군 수괴였던 황소가 지었다는 칠언 절구이다. 원제는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아는 것만큼 보이듯 이러한 배경지식 없이 영화를 감상했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지금 이게 뭐하는 거래?'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영화의 배경은 후당이다. - 중국 역사상 복식이 가장 화려했던 - 당나라 답게 궁녀에서부터 황후에 이르기까지의 의상은 섹시하고 화려하다. 그러나 지나침은 못 미친 것만 못하다고 했던가. 화려하기 짝이 없는 의상은 좋았지만, - 문구점 학종이를 떠올리게 하는 - 유치찬란한 색의 황군 내부는 정말 아니었다. 빨갛고, 노랗고 파란 기둥이나 벽면 때문에 배우들의 멋진 의상까지 묻혀버려서 안타까웠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무난했다. 황제에게 복수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지만 이미 모두에게 마음을 줘버린, 그래서 잔인할 수 없었던 황후, 유약한 성정의 황태자 등 캐릭터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전작인 '영웅'이나 '연인'보다 못한 느낌이다. 장이모 감독의 작품은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내겐 영화보단 포스터의 매력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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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 H 이야기 - The Story of Adele H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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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명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일요일이면 항상 EBS에서 하는 오래된 영화들을 기다리곤 했었다. <The Story of Adele H>는 '여왕 마고'와 함께 엄청 보고싶었던 영화였는데, 마침 케이블 방송에서 방송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실화로, '아델 위고'라는 실제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델 위고는 프랑스의 상임위원을 지냈으며, 저명한 시인인 '빅토르 위고'의 차녀이다. 아델의 언니는 19살에, 그것도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익사했다. 충격에 빠진 아델은 밤마다 자신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악몽에 시달린다. 그녀는 '핀슨 대령'에 대한 열렬한 사랑으로 가출을 감행하고 그를 찾아간다. 그러나 아델과의 감정은 한 때의 불장난에 불과한 핀슨 대령은 그녀에 대한 사랑이 식었음을 알려준다. 이 때부터 아델은 현실과 극명한 차이가 나는 환상에 반쯤 몸을 담근다. 거짓말, 협박, 애원 등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도 돌아선 연인을 되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가면서 아델은 점점 환상 속에 잠기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숨막히게 아름다운 이자벨 아자니의 모습에 감탄했다. - 이 영화 때문에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적인 여배우가 되었다는 사실에 '과연...'하고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

 완벽하게 아델이 된 이자벨 아자니가 환상과 현실 속을 헤메이는 모습은 순수하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웠고, 그래서 가슴 아팠다. 영화의 마지막,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을 이끌고 하염없이 걸어가는 아델. 그녀는 집을 떠나기 전에 말했던 대로 "구세기의 여성이 신세기로 가서 연인을 찾아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순간 눈 앞에 나타난 핀슨 대령은 아델에게 더 이상 '찾아올 연인'이 아니었을 것이다. 

 
 처참할 정도로 영혼이 부서진 마지막 순간까지도 눈부시게 빛나던 이자벨 아자니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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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 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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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가 부실하다, 전투 장면이 더 강했어야 한다 등의 말이 많지만-
그러면 어떠랴. "캐리비안의 해적"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매력 포인트, 여심을 뿌리채 뒤흔드는 "캡틴 잭"이 있지 않은가. 2편의 마지막에서 자취를 감춘 그를 세상의 끝에서 변함없이 능글맞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살아있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그 모든 단점이 커버된다. - 물론, 아무리 그래도 윌과 엘리자베스의 난데없는 딴딴딴따~ 결혼이라던가 후반에가서 급 마무리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지만. - 

 4편이 나올지 어떨지는 알수없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도 바다 어딘가에서 유유히 항해하고 있을 캡틴 잭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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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와 앨리스 - Hana & A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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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앨리스, 첫사랑, 거짓말, 이별, 우정, 타로카드, 발레, 엄마, 아빠, 워 아이니...
인테리어 소품샵의 귀엽고 예쁜 소품들처럼 영화의 요소들이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모른다. - 비록 흔하디 흔한 설정에, 자칫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는 전개였지만 -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사랑스러웠던 건, "앨리스"역의 아오이 유우. 거짓말이 들켰을 때 코를 매만지는 장면이나 웃는 얼굴이 참 예쁘다.

 

 * 아오이 유우의 평소 사진들도 어찌나 "앨리스"적인지(영화의 내용이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라서 그런가), "하나와 앨리스"를 실제 자신이 데뷔전 겪은 이야기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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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 Memories of Matsu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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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고 또다시 상처받을 지라도, 사랑을 갈망하는 마츠코. 아마 그녀가 동화 속에 있었다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졌을 테지만, 애석하게도 그녀가 살고 있는 곳은 가끔은 지나치게 잔인한 현실이었다. 그 곳에선 장난이 장난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진심이 진심으로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츠코는 포기하지 않고 노래한다. 언제나 한결같은 어린 시절의 그 순수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반짝이면서. 
 <Moulin Rouge>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살면서 배우게 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그 자체와 사랑받는 것이다."
이 말을 통해서 보면 마츠코야 말로 우리가 말하는 "진정한 삶"에 가장 가까이 날아갔던 이가 아닐까.  

* "쇼(에이타)"가 눈에 익는다 했더니, <노다메 칸타빌레>의 "미네"였잖아!!! "음악은 역시... 락이지!"하던 모습이 떠올라 놀래버렸다. 아아, 역시 배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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