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차 오는 날 이야기 별사탕 2
박혜숙 글, 허구 그림 / 키다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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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차 오는 날] 그림책을 소개하기 전 '이야기 별사탕' 시리즈부터 소개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이야기 별사탕'은 1970~1980년대의 생활모습을 배경으로 나와 가족, 우리 이웃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부모와 함께 읽고 소통하는 생활문화 그림책입니다. 제목에서 이미 어른들은 이 그림책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듯 해요. 나의 어릴적 소중한 생활모습이 이제 나의 자녀들은 옛이야기, 교과서나 그림책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는 그림책이기도 해요.

오늘 겨울방학을 맞아 딸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의미있게 보낼까 생각하다 학원 차량을 기다리기 전에 잠시나마 줄넘기도 하고 고무줄 놀이도 가르쳐 주기로 했답니다. 딸 아이가 한 번도 고무줄놀이를 해보지 못했기에 방학을 맞아 한 번 쯤 가르쳐주고 싶더라구요. 그런데 딸 아이가 말로만 대충 설명했는데도 "엄마 나 그거 알아요?" 하더군요. 분명 해 본적이 없을터인데... "어떻게 알아?"했더니 "음! 학교에서 전통놀이 시간에 선생님이 시범 보여줬어."라고 하더라구요. 그러게요. 지금 아이 담임 선생님의 나이도 대략 저와 비슷한 30대이니 분명 선생님도 어린시절 추억의 놀이였을 텐데.... 이젠 그 놀이들이 전통놀이로 분류되어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한 번쯤 경험해보는 활동 놀이가 되었다는 사실이 어째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고무줄 놀이를 하려면 적어도 인원이 3명 이상이 되어야 할 텐데... 요즘 놀이터에 가더라도 고무줄 놀이 할 수 있는 또래 아이들이 셋 이상 모이기가 가능하기나 할까요? 겨울이라서 그런지 오늘 낮 아파트 놀이터는 그야말로 텅 빈 놀이터더라구요.

다시 [물차 오는 날] 이야기로 돌아오면, 산동네에 왜 물차가 오는 지 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2000년대를 살아가는 딸 아이이기에 제가 배경설명을 해 줄 말이 참 많더군요. 산골마을에서 서울로 이사 온 이순이네가 아파트가 아닌 산동네로 이사하고... 수도시설이 열악해서 물을 길어서 그 물로 세수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음식도 해야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에 그야말로 놀라워하더군요. 어쩐지 저는 [물차 오는 날]을 읽으면서 고생을 한 없이 했을 나의 부모님 세대의 어르신들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어요. 요즘 제가 다시금 읽고 있는 조정래 소설 '한강'과도 참 많이 캡쳐가 되는데요. '한강'에서도 유일민 형제가 서울 산동네에 와서 물지게를 나르던 모습이 리얼하게 묘사된 장면을 되새겨 보게 되네요. 장갑 한 켤레 살 돈이 없어 시린 손으로 물지게를 지고 다니고 발을 헛디뎌 물을 쏟고 찌그러진 물동이가 나뒹구는 모습이 아련하게 기억에 남네요.

딸 아이가 최근 재미있게 읽었던 '영산강 아이들'도 그렇고 [물차 오는 날]을 읽으면서 나와 비교할 때 내 딸은 얼마만큼이나 공감을 할까? 살짜기 의문이 들기도 하네요. 어른에게는 추억을 아이에게는 우리나라 70,80년대의 생활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진 [물차 오는 날]... 가족이 함께 읽는 책으로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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