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가 첫 소설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냈을 당시, 사람들은 생각했다. 

"팬네임이 너무 거창한 거 아냐?" 

그도 그럴것이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무라카미 류'의 '무라카미'와 당대 유명한 작가 'OO 하루키'(이름이 도저히 기억이 안난다;;)의 이름을 섞은 팬네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루키의 데뷔 시절부터 그는 무라카미 류와 곧잘 비교되곤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길거리에서 누군가 자신을 발견하면 도망치려 한다. 자신을 알아보는 것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사진을 부탁한 팬에게 "저를 아세요?"하고 되묻는다. 상대가 "당연히 알지요!"라고 말하면 부담스러워 한다. 그래서 어딜 가든 불필요한 행동이나 언행은 삼가며 조깅과 마트에 가는 것, 연구실에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되도록 밖에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하루키는 요리도 잘한다.ㅎㅎㅎㅎㅎㅎ 특히 스파게티?ㅋㅋㅋ

반면 무라카미 류는 TV 방송에도 출연한다;;.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거침없이 한다. 그 매체가 책이건 TV건 라디오건 가리지 않는다. 마치 팔팔 살아서 뛰는 연어같다.

하루키가 마감에 쫓기는 것을 싫어해서 미리미리 작업을 해 두는 타입이라 하면 류는 마감이 없으면 한없이 논다. 류는 좋으나 싫으나 마감이 있어야만 일을 하는 타입이라고 스스로 말했다. 편집자가 이런 류 때문에 고생 꽤나 했다는 후문이;;ㅋ  

하루키는 소설 속의 자신을 조용한 사색가로 표현했지만, 무라카미 류는 별 생각없이 유쾌하기만 한 사춘기 소년으로 표현했다. 아마 이는 대표작품인 <<상실의 시대>>와 <<Sixty nine>>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곁다리로 이 작품의 제목 역시 둘의 대조적 성격이 돋보인다. <<상실의 시대>>의 원제인 <<노르웨이의 숲>>은 하루키가 좋아하는 비틀즈의 서정적인 노래 제목에서 그대로 따 온 것이고 <<Sisty nine>>은 책 제목으로는 너무나 파격적인, 게다가 이 작품은 당시 여성지 MORE에 연재되었기 때문에 여성지에 일부러 이런 파격적인 제목을 게재하는 짜릿함을 노린, 류의 과격한 장난질 인 것이다.  

 

 

 

영화 식스티 나인 

 

 

 

 

 

  식스티 나인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무려 츠마부키 사토시!ㅎ 주인공이 류의 어린시절을 그대로 투영한 아바타(?)이므로 분명히 류는 캐스팅을 보고 즐거워 했을 것이다.ㅎㅎㅎ 류라면 왠지 그랬을 것 같아.ㅎ 

  

이렇듯 정 반대인 이 둘은 소설가로서 라이벌이고 개인적으로 친한 친구 사이다.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이지만 개인적으로 소설가 둘이 친하다니;ㅁ; 게다가 일본 소설의 양대 산맥인 작가이지 않은가!!!ㅎ  

개인적으로는 하루키씨가 더 좋다.ㅎ 류는 옆에 있으면 정신 없을 것 같아.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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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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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는 왜 남자에게 "몰라!" 하며 화를 내는가.   

  이유를 말 하기엔 쪽팔리지만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가장 알맞은 대답이 바로 "몰라!"인 것이다. 

  이 책은 연애의 시작과 끝, 그 사이에 나타나는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심리학과 잘 버무려 만든 연애 심리서이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작가 알랭 드 보통씨의 처녀작? 이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을 보고 놀랐다. 너무 현실적이랄까... 연애를 하면서 누구나 한 번 쯤은 겪어봤을 법 한 별것 아니지만 왠지 복잡한 상황(예를들면 슈퍼 아저씨가 슬리퍼를 신든 뭘 신든 신경도 쓰지 않지만 여자친구의 구두에 대해서는 이러쿵 저러쿵 불만을 토로한다던가)을 결코 가볍지 않게 그리고 어째서 그러한 상황에 다다랐는지 친절하게 심리학적 근거를 대며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각 단락마다 1, 2, 3 번호를 매겨 마치 큐 카드를 보는 듯 한, 뭐랄까, 짤막짤막하게 만들어서 결코 지루하지 않은 플레이?를 보는 기분이다. 게다가 간간이 들어있는, 마치 저자의 경험인듯 한 에피소드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피식피식 웃음을 머금게 한다. 

  예를 들면 콧대가 높은 A양에게 9시에 전화를 하기로 해서 9시에 전화를 하면 A양은 절대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9시 15분 쯤 되면 A양은 전화 하기로 한 상대에게 뭐든 해 주고 싶은 기분이 든다는 것.ㅎ 복잡한 심경의 변화다.ㅎ 

 그리고 가장 깔깔거리며 웃었던 것은 자신이 계란 후라이라고 생각하는 한 환자의 이야기. 자신이 어디에 앉거나 어딘가에 찔리면 계란 노른자가 터져버릴까봐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없었던 환자에게 의사는 한 쪽 손에 토스트를 들고 다니라는 처방을 해 준다. 토스트를 깔고 앉으면 계란 노른자가 흘러도 안심이니까.ㅎ 

  솔직히 소설이라기 보다는 연애 상담가의 에세이를 보는 듯 한 느낌이지만 뭔들 어떤가.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지!ㅎㅎㅎ 

  연애를 갓 시작한 친구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책, 그리고 애인이 없는 지금 연애 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들게 해 주는 책이다. 왠지 이 책을 보면 연애도 진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솔직히 <<왜 나는 너를...>> 이후에 나온 <<우리는 사랑일까>>는 플롯도 포멧도 전작과 너무 비슷해서 별로다. 작가가 요즘은 소설보다 인문서 쪽으로 치우쳐서 책을 많이 내던데 솔직히 조금 더 기지를 발휘해서 소설쪽을 다시 한 번 생각 해 주었으면 한는 바람이다. 후작에 실망했다 했지만, 실망이란 것도 역시 애정의 다른 표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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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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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명탐정의 규칙>>!!! 

아아;ㅁ; 절판된 지 어언 몇 년인가;; 도서관에도 없고 중고도 몇 없더만 드디어 나왔다.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동명 드라마를 보고 그 블랙 유머에 어찌나 낄낄대고 웃었던지. 책을 빌려, 혹은 사보려 백방으로 뛰었건만 전혀 구할 수 없어서 일본 원서를 산 1인;;; 

 

 

 

원작은 발매가 94년인가, 96년인가로 되어 있는데도 전혀 촌스럽거나 하지 않은 작품이다. 책 디자인은 별로 맘에 안들지만 

-_- 저렇게 할 거면 아예 더 아카데믹한 이미지로 나갔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내용이 워낙에 그러하므로? 

이 작품은 텐카이치 다이고로(무슨 성이 천하일天下一이냐;;;)라는 얼빵한? 탐정의 이야기로 기존 탐정 및 추리소설에서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던 트릭이나 규칙(예를 들면 중요한 단서는 경부보나 경찰이 아닌 탐정이 꼭 찾아야 한다거나, 범인은 못생긴 사람이 별로 없다거나) 하는 것을 블랙 코메디로 승화시킨 작품이다.ㅎ 아아, 나는 역시 그런 면이 마음에 들었던거야.ㅋㅋㅋㅋ  

 

 

 

 

 

 

 

 

 

 

 

 

  

쫙 편 모습. 진정한 한 장의 그림이다. 이거 뭐... 이렇게 두고 보면 나쁘지 않은데....ㅎ 

블랙 유머로 가득해서 블랙 배경을 쓰셨나?ㅎ 

빵 터진 것은 "자학" 미스터리 라는 것.ㅋㅋㅋ 그래, 뭔가 근질 했는데 "자학"이라는 글자를 보니 속이 후련하다.ㅎ



 

 

 

 

 

 

 

 

 

 

 

 속 표지.. 라고하나? 

붉은색인게 아주 마음에 든다. 검정 표지와 안의 붉은 속표지가 뭔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서 바람잡기에는 아주 그만이다.ㅎㅎ

 

 

 

 

  

 

 

 

 

 

 

 

 챕터마다 삽입된 그림.

 

 

 

 

 

 

 

 

 

 

 

 

 

밀실 살인에서 한 장면. 굳이 이 장면을 찍어 올리는 것은 텐카이치가 울기 때문에;;;;;; 

이 세상에 일하다가 자기 힘들다고 우는 탐정이 어디있어;;; 이 작품은 이런식으로 웃긴다;;;;;

명탐정의 규칙은 단편 연작 소설로 이런 어이없는 코메디에서 부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맞아맞아!", "진짜로ㅋ" 하며 공감을 불러 일으켜 유쾌하게 읽을 수 있달까.ㅎ  대학 신입생들의 촌극을 보는 기분이다.

번역서를 두근대는 마음으로 읽고 있긴 하지만 아직 반 밖에 못봤으니 힘내야지.ㅎ 솔직히 표지 디자인이나 본문 디자인은 마음에 안들지만(행간 넓이가 너무 넓어;;;;) 번역서를 너무너무 기다린 나로서는 손에 넣은 것 만으로도 감개무량 하다.ㅎ 이제와서 생각이지만 그간 소설계나 진짜 세상이나 너무 피로 물들어 있었어;ㅁ; 요즘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득템한 책이 너무 많아서 눈물이 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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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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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나나씨를 참 좋아했다. 아니 싫어하는 건지도 모른다. 

키친을 보고 바나나씨가 참 좋았다. 만화책 같이 가벼운 소설이라도 그것이 단 한 순간일지라도 사람의 마음을 녹여준다면, 단 한순간이라도 재미있다면 그걸로 족한다고 말한 그 소박함이 좋았다. 그런데, 아뿔사-_- 내가 조금 오바했지;;;  

키친을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2주만에 바나나씨 작품을 다 읽어 버렸다. 정말 하나도 빼 놓지 않고 다아!! 읽어 버렸다-_- 그래서 확!! 질렸다.  

이건 뭐 비슷한 플롯에 비슷한 등장 인물에 비슷한 분위기;;;; 

사람이 큰 충격을 받으면 그것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더니; 바나나씨는 뭔가 지인의 죽음에 대해 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듯. 

<<키친>>은 단편집으로 <키친>과 그 뒷 이야기인<만월>, 그리고 바나나씨의 졸업 작품인 <달빛 그림자> 세 편이 수록되어 있다. <키친>과 <만월>은 진짜 재미있는데 <달빛 그림자>는 완전 별로다-_-. 

세 편 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는 포멧은 일치한다. 그런데 <달빛 그림자>는 유난히 억지스럽달까;; 여자친구가 죽어서 여자친구의 세일러 복을 입고 다니는 남자친구-_;;; 앞의 <키친>과  <만월> 은 죽음과 사랑, 음식, 주방, 소파 등 아기자기한 소재들이 모여 꽤나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있는 반면 <달빛 그림자>는 정말 뭥미;;;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주인공 미카게는 할머니가 평소 즐겨 갔던 꽃집 종업원인 유이치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된다. 그리고 유이치의 엄마이자 아빠인 트렌스젠더 에리코씨, 이 셋의 기묘한 동거 생활, 그리고 키친.  

간만에 순수로 가득 찬 소설? 만화책? 을 읽은 기분이다. 누군가가 그러더라. 이런 책을 읽으면 마음 속에서 잠들어있던 여고생이 엉덩이를 톡톡 털며 일어나는 기분이라고. 그래서 나도 샀다! 무려 원서!!!!!!! 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바나나씨 작품을 읽으려면 키친!! 이것부터 시작하세용.ㅎ 그리고 단 시간 내에 다 읽는 것은 금물;; 다른 작품들이 워낙에 비슷해서-_- 

그리고 곁다리로, 원서보다는  번역본이 더 좋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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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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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예약해서 꽤나 오래 기다렸던 책이다.  

일본 서점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 무명 작가 인데다가 미스터리라니.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해서 기대도 컸지만 솔직한 마음으로는 그래봤자 미스터리가-_-하는 생각이 더 컸다. 정말 100% 솔직히 얘기해서 나는 미스터리가 별로다.  헉! 소리 날 정도로 엄청난 반전은 보지도 못 한 데다가 이미 작가는 그 트릭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는 점에서 배신감?을 느낀다. 그러느니 차라리 울며 불며 사람 속을 뒤집는 로맨스를 읽고 말지-_ 

근데, 어라? 이거 뭔가 흡입력이 있다. 

이 글의 첫 번째 배경은 어느 고등학교의 종업식. 담임 선생님이 한 학기를 마치며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의 딸을 살해한 범인이 이 교실에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담임은 오늘로 교사직을 퇴임하겠다고 밝히고 교단을 떠난다. 범인이라 지목한 두 학생에게는 그에 걸맞는 복수를 행한 채. 

그렇게 한 챕터가 끝나고 다음 화자는 그 학급의 반장으로 퇴임한 담인 선생님에게 쓰는 편지문으로 시작한다. 범인이라 밝힌 두 학생의 근황과 현재 학급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 새로 온 담임 선생님 등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작품은 총 다섯명의 화자로 살인 사건에 대해 각각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분명 이 챕터에서는 '저 놈이 나쁜 놈이잖아.'라고 생각해도 다음 챕터에 가면 '어라?'하는 말이 나오도록 독자의 심경을 자유 자대로 움직인다. 

솔직히 말하면 미스터리 로서의 트릭이라던가 하는 부분은 전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그저 이것은 인간의 숨겨진 본성과 '일본' 하면 지긋지긋 할 정도로 떠오르는 '~~ 컴플렉스'를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더 컴플렉스 라던가 시스터 컴플렉스 같은 종류? 특히 살인을 저지른 이유를 알게 되면 혀를 찰 정도로 유치한, 만화책에서나 나올 법 한 이유지만 독자를 쥐었다 폈다 하는 작가의 스피드와 박력있는 필력은 확실히 나를 정신 못차리게 했다. 

아껴아껴 읽었지만 하루를 넘지 못했다.  

누군가를 자르고 찢지 않아도 미스터리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반증 해 준 소설이다. (솔직히 예전에는 호러물을 좋아했지만 요즘은 보는 내가 너무 아파서;;;)

그런데 아주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다시 읽고 싶지는 않은 작품이랄까. 400미터를 있는 힘껏 달려서 다리가 풀려 일어 설 수 없는 느낌? 후련하고 기분도 좋지만 숨이 차서 다시 달리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다음 종목은 <<속죄>>로 해 보려나.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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