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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는 왜 남자에게 "몰라!" 하며 화를 내는가.
이유를 말 하기엔 쪽팔리지만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가장 알맞은 대답이 바로 "몰라!"인 것이다.
이 책은 연애의 시작과 끝, 그 사이에 나타나는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심리학과 잘 버무려 만든 연애 심리서이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작가 알랭 드 보통씨의 처녀작? 이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을 보고 놀랐다. 너무 현실적이랄까... 연애를 하면서 누구나 한 번 쯤은 겪어봤을 법 한 별것 아니지만 왠지 복잡한 상황(예를들면 슈퍼 아저씨가 슬리퍼를 신든 뭘 신든 신경도 쓰지 않지만 여자친구의 구두에 대해서는 이러쿵 저러쿵 불만을 토로한다던가)을 결코 가볍지 않게 그리고 어째서 그러한 상황에 다다랐는지 친절하게 심리학적 근거를 대며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각 단락마다 1, 2, 3 번호를 매겨 마치 큐 카드를 보는 듯 한, 뭐랄까, 짤막짤막하게 만들어서 결코 지루하지 않은 플레이?를 보는 기분이다. 게다가 간간이 들어있는, 마치 저자의 경험인듯 한 에피소드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피식피식 웃음을 머금게 한다.
예를 들면 콧대가 높은 A양에게 9시에 전화를 하기로 해서 9시에 전화를 하면 A양은 절대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9시 15분 쯤 되면 A양은 전화 하기로 한 상대에게 뭐든 해 주고 싶은 기분이 든다는 것.ㅎ 복잡한 심경의 변화다.ㅎ
그리고 가장 깔깔거리며 웃었던 것은 자신이 계란 후라이라고 생각하는 한 환자의 이야기. 자신이 어디에 앉거나 어딘가에 찔리면 계란 노른자가 터져버릴까봐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없었던 환자에게 의사는 한 쪽 손에 토스트를 들고 다니라는 처방을 해 준다. 토스트를 깔고 앉으면 계란 노른자가 흘러도 안심이니까.ㅎ
솔직히 소설이라기 보다는 연애 상담가의 에세이를 보는 듯 한 느낌이지만 뭔들 어떤가.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지!ㅎㅎㅎ
연애를 갓 시작한 친구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책, 그리고 애인이 없는 지금 연애 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들게 해 주는 책이다. 왠지 이 책을 보면 연애도 진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솔직히 <<왜 나는 너를...>> 이후에 나온 <<우리는 사랑일까>>는 플롯도 포멧도 전작과 너무 비슷해서 별로다. 작가가 요즘은 소설보다 인문서 쪽으로 치우쳐서 책을 많이 내던데 솔직히 조금 더 기지를 발휘해서 소설쪽을 다시 한 번 생각 해 주었으면 한는 바람이다. 후작에 실망했다 했지만, 실망이란 것도 역시 애정의 다른 표현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