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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평점 :
나는 바나나씨를 참 좋아했다. 아니 싫어하는 건지도 모른다.
키친을 보고 바나나씨가 참 좋았다. 만화책 같이 가벼운 소설이라도 그것이 단 한 순간일지라도 사람의 마음을 녹여준다면, 단 한순간이라도 재미있다면 그걸로 족한다고 말한 그 소박함이 좋았다. 그런데, 아뿔사-_- 내가 조금 오바했지;;;
키친을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2주만에 바나나씨 작품을 다 읽어 버렸다. 정말 하나도 빼 놓지 않고 다아!! 읽어 버렸다-_- 그래서 확!! 질렸다.
이건 뭐 비슷한 플롯에 비슷한 등장 인물에 비슷한 분위기;;;;
사람이 큰 충격을 받으면 그것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더니; 바나나씨는 뭔가 지인의 죽음에 대해 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듯.
<<키친>>은 단편집으로 <키친>과 그 뒷 이야기인<만월>, 그리고 바나나씨의 졸업 작품인 <달빛 그림자> 세 편이 수록되어 있다. <키친>과 <만월>은 진짜 재미있는데 <달빛 그림자>는 완전 별로다-_-.
세 편 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는 포멧은 일치한다. 그런데 <달빛 그림자>는 유난히 억지스럽달까;; 여자친구가 죽어서 여자친구의 세일러 복을 입고 다니는 남자친구-_;;; 앞의 <키친>과 <만월> 은 죽음과 사랑, 음식, 주방, 소파 등 아기자기한 소재들이 모여 꽤나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있는 반면 <달빛 그림자>는 정말 뭥미;;;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주인공 미카게는 할머니가 평소 즐겨 갔던 꽃집 종업원인 유이치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된다. 그리고 유이치의 엄마이자 아빠인 트렌스젠더 에리코씨, 이 셋의 기묘한 동거 생활, 그리고 키친.
간만에 순수로 가득 찬 소설? 만화책? 을 읽은 기분이다. 누군가가 그러더라. 이런 책을 읽으면 마음 속에서 잠들어있던 여고생이 엉덩이를 톡톡 털며 일어나는 기분이라고. 그래서 나도 샀다! 무려 원서!!!!!!! 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바나나씨 작품을 읽으려면 키친!! 이것부터 시작하세용.ㅎ 그리고 단 시간 내에 다 읽는 것은 금물;; 다른 작품들이 워낙에 비슷해서-_-
그리고 곁다리로, 원서보다는 번역본이 더 좋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