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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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본 소감은 그저 한 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나는 가벼운 소설은 싫어했다. 요즘 취향이 바뀌어 죄다 그런것들만 보고 있지만, 

예전에는 호프만, 플로베르, 엘리자베스 마셜 토머스, 혹은 일본 고전을 즐겨 읽었다. 줄거리만 유명한 셰익스피어도 곧잘 읽었다. 그러나...... 이런 소설이 있을줄이야! 

한 마디로 끝내준다. 책이란 결코 가벼워서는 안된다는 내 고정관념을 확 깨고 오히려 기존 독서 성향까지 다 버렸다. 

이라부라는 정신과 뚱땡이 의사와 날라리 에로 간호사 둘의 조합부터가 심상치 않다. 지하에 다 쓰러져 가는, 그리고 척 봐도 의심스러운 이 사람들 조합을 보고 손님들이 도망치지 않는게 신기할 따름;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첨단공포증에 걸린 야쿠자 이야기다. 

젓가락, 가위, 포크, 칼, 뾰족한 것은 절대 못본다. 탁자 모서리도 싫다. 야쿠자인 주제에 반찬이고 뭐고 다 숟가락으로 먹는다;;; 야쿠자인 주제에 손가락도 못 자른다;;;; 이게 무슨 야쿠자야-_- 

그래서 결국은 도수가 높은 안경을 써서 시야를 흐릿하게 만드는데 그걸 본 사람의 대사가 명품. 

"뭐냐, 우유병 바닥같은 안경을 쓰고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외의 공중그네라던가 하는것도 참 재밌게 봤다.ㅎ 뭐, 읽다보면 뚱뚱한 이라부의 징그러운 대사와 간호사 마유미짱의 주사 패턴에 좀 질리기도 하지만 병을 고치는 유쾌한 과정에 푹 빠진다.  

결국..-_- 원서까지 샀다. 근데 원서가 너무 비싸;;; 

원서 보고 번역서도 다시 봤는데 번역도 만족스럽다.ㅎ 오히려 번역쪽이 더 쉽게 잘 읽힌다고 해야하나.ㅎㅎㅎㅎㅎ 

대사도 맛깔나고.ㅎㅎㅎㅎㅎ 후속작 인더풀도 명품이니 추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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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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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씨를 참 좋아하지만 이건 아니다! 

바나나씨의 비슷비슷한 작품들을 다 읽었어도 이건 정말 아니다. 

아름다운 섬 타히티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말도 안되는 사랑.  

게다가 남자고 여자고 전혀 공감 제로에 "여기서는 싫어"라는 대사 한 마디가 그 동안 꾹꾹 눌러담았던 인내를 폭발하게 했다. 

달과 6펜스에서의 환상의 섬, 꿈의 섬이었던 타히티를 이렇게 만들어도 되는거냐-_- 

차라리 오너와 주인공이 하룻밤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오너가 그 순간 이성을 잃고 주인공에게 달려들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타히티 섬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억지스런 사랑을 대조시키려 했는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 불쾌감을 이끌어 낼 생각이었다면 대 성공. 

타히티 섬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만들려면 달과 6펜스만 100번 읽어야 할 듯.  

너무너무 좋아하는 작품 '키친'으로 무마하기에는 이건 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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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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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N ROOMS
SOㅡfar
ZOO
양지의 시
신의 말
카자리와 요코
Closet
혈액을 찾아라
차가운 숲의 하얀 집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역자 후기
 

순서는 요렇게.ㅎㅎㅎㅎ 

내가 읽은 소설 중에 진정한 호러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만족했다. 

이 10개의 단편은 모두 죽음이라는 하나의 코드로 연결되어 있다. 

이유 없는 죽음, 단지 그 공포로 가득 차 있는 소설. 

개인적으로는 일곱 번 째 단편인 혈액을 찾아라가 가장 마음에 든다. 

무통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간 가족들, 그리고 주치의. 여행 콘도에서 아버지는 아침에 자신이 피를 흘리고 있음을 눈치채고 누군가 몰래 자신의 옆구리에 칼을 꽂았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모두 무사태평, 아버지가 죽던지 말던지 농담따먹기나 하고 있는 가족들, 빨리 수혈을 해 달라고 하지만 느려터진 주치의. 과연 아버지에게 칼을 꽂은 범인을 찾는 이야기.ㅎ 

나머지 단편들도 나쁘지 않다. 외딴 집에 갇혀 옆방에 살던 사람이 하나씩 살해당하는 것을 지켜보며 불안에 떠는 오누이 이야기나 부부싸움으로 부모를 동시에 볼 수 없는(한 쪽은 영혼이라 생각하는) 아이 이야기 까지 모든 챕터들이 개성넘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뭐 나름 중간중간 맥빠지는 이야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호러 단편이 이정도 수준이라는 것이 오히려 놀라울 따름. 

역시 오츠이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데스노트' 겠지만, 그의 소설 작품들을 읽어보면 데스노트는 금새 잊고 그의 작품세계로 푹 빠져 버린다. 장르문학을 안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역시 좋은건 찾아 읽는단 말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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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7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 옮김 / 비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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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선물받았다!!ㅎㅎㅎ 

그간 살까말까 고민을 했는데, 히힛.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ㅎㅎㅎㅎ 

 


 



 

 

 

 

 

 

 

 

 

 

 

 

 

 맨들맨들한 표지인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조금 다른? 대나무 같이 결이 있는 표지다. 

 


 
 이런 모양. 살짝 까끌한(?) 촉감이 느껴지는 표지.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 

지문인식 안 되고 이런 책은 더러워져도 지우개로 슥슥 지우면 끝. 

일러스트에 상당한 공을 들인 모양이다. 일본 표지랑 다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전에 스쩍 본 바로는 일본 표지를 따서 쓴 것은 아닌 듯. 

 

 

 

 

 

 

 

 

 

 

 

 

 

 

 

 

 

 

커버 안쪽. 디자인에 진짜 공들인 모양이다. 부엉인지 올빼민지 모를 아이들이 커버 가득 그려져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과는 먼;;;; 그냥 난 좀 더 깔끔했으면 했어;; 아니면 표지에 있는 여우할멈이 그냥 하나 떡 인쇄되어 있거나;; 

 

 

 

 

 

 

 

 

 

 

 

 

 

 

 

 

 

 

 

목차. 초큼 맘에든다. 일단 단편 연작이라고 해도 한 챕터가 짧은건 영 별로이기 때문에. 

약 70페이지씩 되니 몰입하기에 적당한 양.   

  







뒷표지에는 각 챕터의 줄거리가.ㅎ 

이 뒷표지 줄거리 보고 기대 만빵! 

오옷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가! 하면서 완전 갈구, 애정했었다. 

내 친구도 이 줄거리 보고 꽤나 가지고 싶었다고 하더라. 

뭐 선물받았다고는 하지만 그 친구가 헌책방에 팔기 싫어서 선심 겸 나한테 버린 것;;

 

 

 

 

 

 

 

 

 

 

 

 

 

 

 

 

 

 

 

 

 

 

 

 

 

 

 

 

 

머니머니해도 좀 감동받은 것이 매 챕터마다 들어가 있는 일러스트!

매 화에 어울리는 일러스트와 글귀가 적혀있다. 

글귀에는 회본백물어 . 모모야마인 야화에서 몇 권 몇 화에서 발췌했는지 써 있는데 

회본백물어는 아마 일본 에도시대 기담집인듯. 일본 그림은 언제 봐도 느낌이 묘하달까.  

직선의 미를 추구하는 나라임에도 그림에는 과격한 곡선을 사용하는게 참 신기하다. 

이 책은 오긴이라는 묘한 분위기의 베일에 쌓인 여자가 악인들을 혼내주는 이야기라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 

그 과정에서 살짝씩 들어가는 일본 전통 요괴나 기이한 이야기들. 

만화책 백귀야행이나 펫숍 오브 호러즈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한쪽을 고르라고 하면 나는 펫숍오브 호러즈를 선택;; 

나츠히코씨의 '세상에 진정 이상한 일이란 없다'라는 말은 정말 감동적이지만 이 책은 솔직히 말하면 조금 김빠진다;; 

기묘한 분위기와 한 챕터마다 한 바가지씩 튀어나오는 요괴들 이야기는 흥미롭긴 하지만 

이 책은 미스터리 쪽으로도, 요괴들의 기담으로도 독자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정말 개인적인 의견이다.  

일단 오긴이라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독자적이지 못하고, 혹은 매력적이지 않고, 매 회의 에피소드들은 기이하기는 하나 뜨뜻 미지근 하다. 기이한 이야기를 기이하지 않게 만들려다 보니 오히려 분위기도 캐릭터도 매력이 반감되는 듯; 

교고쿠도 시리즈의 교고쿠도는 가끔 그 입을 다물라고 말 해 주고 싶은 때는 있었지만 터무니 없거나 뜨뜻미지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건...;; 추악한 인간의 욕망을 요괴 기담과 곁들여 쓴 글이라고는 하지만 추악한 인간 얘기도, 요괴 이야기도 충족시키지 못한, 20% 정도 부족한 소설이랄까.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만 괜히 줄거리만 중얼거릴까봐 패스...  

결론을 말하면 기존에 나와있는 나츠히코의 책들과 비교해 볼때, 으음, 오히려 나는 다른책들을 더 추천하고 싶달까. 
 

또 하나 맘에 안드는 것은;; 이 책 무거워.....-_- 들고다니면서 볼 수가 없단 말이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각 챕터마다 들어있는 일러스트와 겉 표지.  

일본에는 컨텐츠화 시킬만한 요괴, 혹은 신들이 많아서 좋겠구나. 대표적으로 완전 성공한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겠지. 

나츠히코 작품을 읽을 때 마다 진정 회본백물어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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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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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넷상에서 연재된 이 작품을 한 장씩 감질나게 읽었다.  나는 한때 김현영 작가의 학생으로 선생님을 기억한다. 소설을 좋아하기만 했던 내가 김현영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소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중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소설에 대한 그녀의 열정이었다.  초기작인 <냉장고> 부터 여성 잡지에 투고하신 한 페이지 짜리 글 까지 모조리 다 읽었다. 선생님의 인생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사랑이든 글이든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아낌없이 다 불태우는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으시다가 이렇게 소설을 다시 쓰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누구보다 많이 기대하고 손꼽아 다음 화를 기다렸다. 낙태된 아이를 화자로 내세워 현대 사회의 냉정함을 비판하는 이 작품은 그간 김현영 작가의 공백을 간단히 뛰어넘는 작직한 묵직한 울림을 가진 소설이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으셨다지만 디테일한 묘사와 냉정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묘하게 슬픈 필체는 여전히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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