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것은 당연하단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슬픈 거야.
그리고 그것은,
결국 지나가게 되어 있어.
바람 같이 말이야."
엄마가 말했다.
나는 그때 열 한 살 쯤이었던가-
낮에 거실 창가에서 책을 읽다가 문득,
갑자기 참을 수 없이 슬퍼져서 그만 엉엉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그 때 내 울음 소리에 놀란 엄마가 다가와서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잠시 후 모든걸 이해했다는 눈빛으로
조금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내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슬픈 것은 당연하단다.
이상하게 여길 것은 없어.
세상에 이상할 것은 하나도 없는 거야.
그렇지만 못 견디게 슬프다면 울어 버리렴.
슬픔이 다 지나갈 때까지 울어버려.
도저히 참을 수 없더라고 이상할 건 하나 없으니까.
설령 그것이 영원히 머문다 해도.
모든게 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