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우 - 권교정 단편시리즈 2
권교정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어릴 때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이 때는 어른이 되고 싶고 어른이 되면 다시 아이로 돌아가고 싶은 게 사람들의 마음일 거다. '피터팬' 또한 어른이 만든 이야기이기에 영원히 아이인 채로 살아갈 수 있는 네버랜드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어린 아이로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루종일 신나게 놀 수 있다고 해도, 나이가 들면서 알 수 있는 것들이나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모두 다 놓치게 되는 것이니까.

단편집 <붕우>에 실려있는 '피터팬'의 후크 선장을 보면서 왜 그가 아이들을 네버랜드에서 쫓아내려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권교정 작가의 능력은 탁월하다. 악당이었던 후크 선장을 단번에 인자한 아저씨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영양식을 준비하는 모습도 너무나 귀여웠고, 먹기 전에 손을 닦지 않으면 죽음이라는 대사를 보고는 내가 늘 조카에게 하는 말이라서 한참을 웃었다. 해적들도 꽤 재밌는데, 특히 스미가 참 사랑스럽다.

이제 중년이 된 피터가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인 이 '피터팬'은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마지막의 웬디의 등장도 분위기 있고... 평범하지만 괜찮은 엔딩이다. 또 작품이 끝난 후 '후크를 말한다'라는 부분도 작가가 후크 선장에게 가진 관심이 무엇때문인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앞 작품 '붕우'도 볼만하지만 '피터팬' 쪽이 더 끌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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