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같은 세월 창비시선 130
김용택 지음 / 창비 / 199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푸른 나무 연작시들이 참 좋다. 지금은 온통 진한 초록색으로 숲이 덮여버렸지만, 봄에 매일 산에 오르며 나뭇잎들의 색이 변하는 걸 보면서 하루하루 즐거웠다. 나무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감동을 준다. 때로는 말을 걸어 보고 싶을 때도 있다. 오늘 기분은 어떠니...라고. 나무 밑에 피어나는 갖가지 풀꽃들은 또 얼마나 예쁜지! 작고 귀여운 꽃을 볼 때마다 걸음이 멈춰진다. 이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 건 김용택님의 시였다. 그의 시를 읽으며 시인이 보는 걸 나도 보려고 애쓴다. 그리움도 즐거운 추억도 아름다운 자연도 또, 고단한 현실도...

이제 곧 여름이다. 큰 나무의 그늘 밑에서 쉬고 싶은 계절... 바람이 살랑 부는 나무 밑에서 사람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때로는 소나기를 피하기도 할 것이다. 봄에 느꼈던 싱그러움과 고운 꽃들은 다 떨어져 어느샌가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지만, 나무는 항상 그렇게 거기에 서서 계절에 맞게 변해갈 것이다. 열매도 맺고 단풍도 들면서 언제나 사람들의 벗이 되어주겠지. 그 나무 밑에서 김용택 시인의 시집을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