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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이야기 - My Beautiful Girl, Mari
권대웅 지음, 이성강 그림 / 이레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를 보고 그림이 너무 예뻐서 동화책을 보았는데, 애니와는 달리 남우가 아니라 마리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 새로운 느낌이었다. 커다랗고 복실복실한 개를 타고 다니는 마리는 환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소녀다. 마리는 남우를 '나무'라고 부른다. '마리' 또한 남우가 지어준 이름이다. 마리는 아버지를 잃고 외로워하는 남우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존재다. 남우의 어머니는 동네 아저씨랑 결혼할 지도 모르고, 제일 친한 친구였던 준호는 서울로 전학을 간다고 한다. 남우는 모두들 다 떠난다고 슬퍼한다. 한창 사랑받고 커야 할 시기에 외로움을 먼저 알아버렸나 보다.
외로운 사람에겐 환상의 세계가 힘이 되어주는 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때 나도 내가 만든 세상 속에서 자주 놀곤 했다. 상상속의 친구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고, 공상으로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 당시엔 그게 외로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내게도 별로 친구가 없었던 거 같다. 하지만 남우는 바닷가에 살고 있고 환상의 세계와 만나는 낡은 등대도 있으며 귀여운 고양이 '요'도 있으니 나보다는 낫다. 게다가 '마리'를 만나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남우도 나도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면 그런 것은 그저 꿈같은 일일 뿐이겠지. 그래도 눈이 내리는 어느 날에는 그런 꿈을 꾸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