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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너클 - 무크지
한국여성만화인협회 엮음 / 시공사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여만협의 무크지인 시너클. 제목과 표지부터 심상치 않았던 이 잡지는 우리 나라의 유명한 순정만화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게다가 모두 단편이라 소품을 보는 듯한 편안한 느낌도 받는다. 워낙 귀한 책이라 이제는 쉽게 구할 수도 없기에 더욱 소중하다.
김혜린님의 'XX'는 여성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결혼을 했으나 임신을 못해 걱정인 주부와 처녀인데 임신해 버린 여자의 만남. 세상이란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여자로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가를 새삼 떠오르게 한다. 아이를 낳는 건 여자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닌데도 그것에 관련된 일은 모두 여성의 책임이 되어버리는 세상.
강경옥의 '너의 눈을...'은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여자의 심리가 잘 드러나있는 잔잔한 작품이다. 김대원은 옛시대를 배경으로 사랑 때문에 가슴 앓는 사람들의 얘기를 자주 그리는데, '相思'도 그렇다. 나예리의 '빙점'도 독특한 작품이다. 박희정의 표지그림과 정상희의 칼라 일러스트도 예쁘다. 기사도 여만협 관련기사나 순정만화에 관한 이야기라 지저분한 느낌이 없다. 계속 이런 무크지가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한 권으로 끝나서 정말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