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 음반 낸 서영은 "내 색깔은 재즈보다 팝"

▲ 서영은은 새 음반에서 상큼한 음색을 들려준다.
서영은의 네 번째 음반 ‘기프트(Gift)’를 들으니 첫 곡 ‘졸업’에서 상큼한 향기가 났다. 그녀 음색의 매력을 또렷이 보여주는 노래다. 오랫동안 재즈를 부르다가 팝으로 바꾸고, 또 오랫동안 무명에 가까웠던 그녀는 작년 드라마 ‘눈사람’ 주제곡 ‘혼자가 아닌 나’를 부르면서 비로소 알려졌다. 작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열린 연회에서도 무대에 설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재즈가 유일한 길은 아니잖아요. 감상용 음악보다,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그걸 좀 늦게 깨달은 거죠.” 가톨릭대 생물학과 학생이던 1994년, 한 재즈클럽에서 우연히 노래하게 된 이후 재즈 이미지는 그녀를 오래도록 따라다녔다. 그러나 만화영화 주제가처럼 씩씩하고 경쾌한 ‘혼자가 아닌 나’는 그녀 노래에 남은 마지막 한 점의 재즈까지 닦아내는 것처럼 들렸다. 그녀는 “처음엔 그렇게 부르는 게 어색했는데, 부르고 나니까 나도 모르던 내 색깔을 찾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 ‘천사’ 역시 ‘혼자가 아닌 나’와 비슷한 구조와 분위기를 담고 있다. “그 노래가 확실히 제게 큰 의미를 줬어요. ‘죽고 싶었는데 이 노래를 듣고 생각을 고쳐먹었다’는 메일도 여러 통 받았어요. 그때 생각했죠. 왜 나는 그동안 혼자 잘난 척하고 살았나 하고 말이죠.”

그녀의 노래엔 별 기교랄 게 없다. 가사전달도 잘 된다. 그녀는 “노래할 때 기교부리는 건 낯간지러워서 싫어요.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정직하게 부르는 게 좋아요”라고 했다.

그녀는 라디오에 나와 수다도 잘 떨고, 역할극도 맡아서 한다. 그쪽 재능도 인정을 받는다. “우선 제 노래가 나오니까 나가고요.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재능을 다 보여주고 싶어요. 그게 평소의 제 모습이고, 저예요.” 서영은은 “시간이 많이 흐르면 ‘매니아’ 입장에서 재즈 음반을 하나 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현우기자)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401/200401150346.htm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