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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소설 - 전22권 세트
신채호 외 지음 / 창비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이제 며칠 있으면 2005년도 노벨 문학상이 발표될 것이고, 발표와 더불어 전 세계는 떠들썩 할 것이다. 노벨 문학상은 굳이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뿐만이 아니라도 전 세계인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더군다나 수상 작가와 그 나라는 축제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노벨 문학상은 이제 그 나라의 문화를 척도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비평가인 파스칼 카지노바에 의하면 현대에서 노벨 문학상은 그 국가의 영예처럼 되어있다고 말했다.

 

요즘엔 주로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기 때문에 교보문고에 가 본 지가 꽤 오래 되었지만, 예전에 광화문 교보문고 매장 입구에 가 보면 세계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이 눈길을 끈다. 그것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엔 언제쯤 노벨 문학상 탄생을 보게 될까 기다려진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문학이 세계 문학사에 비추어 볼 때 그리 수준 이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학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필요하다. 이젠 너무나 진부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지만, 영국인들이 ‘세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한 것은 문학의 힘, 세익스피어의 힘이 얼마나 큰지 말해 준다. 사실 세계 문학사적인 면에서도 세익스피어 없는 문학사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영미 문학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세익스피어는 어느 정도 인류의 정신 세계를 한 단계 진보시켰다고 할 수 있다.

 

요즘의 베스트셀러를 보면 대부분 실용도서 위주로 흐르고 있다. 현재의 삶이 척박하다 보니 실용도서나 재테크, 자아성취를 위한 책들도 필요하겠지만 나는 문학의 힘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물론 문학이 우리 삶의 어려운 문제들을 당장 해결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학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정신을 고양시키고, 삶의 본질을 깨닫게 해주며,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게 해 주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창비에서 새롭게 펴낸 20세기 한국소설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1차분으로 22권을 낸 이 책은 1권의 신채호, 이광수, 나혜석, 김동인부터 22권의 천승세, 방영웅, 남정현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뿐만 아니라 월북 작가나 조금 생소한 작가들까지 작품들을 자세히 소개해 주고 있다. 수능이나 논술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적극 권장한다. 중학생 때부터 차근차근 읽어가는게 좋을 것이다. 꼭 수험생이 아니더라도 문학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그리고 우리 한국 문학을 체계적으로 알고 싶은 분이라면 소장해서 한권씩 읽어보라고 권한다.

 

예전의 전집류는 일단 두껍고 표지가 딱딱하기 때문에 낱권으로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는 많이 부담스러웠다. 독서용의 책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장서용에 가깝다. 그러나 이 책은 전집류이지만 단행본처럼 되어 있어서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들고 다니며 읽기에도 편하다.(요즘 새로 나온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처럼) 또한 이 책은 읽기가 편하고 디자인도 세련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려운 낱말이나 고어 같은 단어는 본문에선 흐릿하게 별표로 표시되어 있고 맨 뒷장에 따로 낱말풀이가 되어 있다. 무엇보다 각 책마다 맨 뒤에는 "이메일 해설'이라고 되어 있어서 고등학교나 중학교의 국어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문학평론가나 문학박사이신 분들이 그 질문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다. 책만 읽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문학사라든가, 작가의 문학세계, 시대적 배경이나 작품이 상징하는 것들이 소개되어 있어 한층 깊이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이 22권을 언제 다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소장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올 가을을 이 책들과 함께 독서의 계절로 만들어야겠다. 11월말 경에 2차분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 때도 사야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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