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 쪽빛문고 2
가코 사토시 지음, 이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난 땅을 파고 파고 또 파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땅 속 깊은 곳에는 무엇이 살고 있을까? 궁금했었다. 그러다 지구본을 보고 우리의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는 땅속을 파고 파고 또 파다보면 언젠가는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그 때 처음으로 땅 속 깊은 곳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된 것 같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눈에 보이는 것, 겉으로 드러난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 것 같다. 사람을 판단하는 것도 어느새 겉에 드러난 것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의 겉이란 결국 몸 속에 있는 것과 더불어(정신적인 면도 포함해서) 그를 존재하게끔 하는 것이다. 겉은 멀쩡한데 속이 병들어 있다면(마음도 마찬가지로) 그는 건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 지구도 마찬가지다. 지구가 아름다운 것은 바로 땅속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한 그루의 나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바로 땅 속에서 싹을 틔우며 시작한다. 싹을 틔우고 나면 수많은 뿌리들이 부지런히 영양분을 빨아들이고 땅 위에 있는 잎사귀들은 끊임없이 햇빛을 받아들여 광합성 작용을 해야 한다. 땅 속과 땅 밖에서 부지런히 함께 일해야만이 한 그루의 건강한 나무로 자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땅 속의 일은 간과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땅 속의 비밀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보여 준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기준은 언제나 인간중심이었다. 모든 것을 인간 중심에서 판단하고 바라보게 되었다. 산이나 들을 가도 우리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만 감탄하고 즐겼지,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체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지구상에는 인간뿐만 아니라, 1mm 밖에 안 되는 진드기, 1㎝의 톡토기, 40㎝의 양파, 2㎝의 나나니벌, 하늘을 나는 55㎝의 말똥가리 새 등 수많은 생명체가 지상과 지하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표면을 중심으로 땅 위에 사는 생물과 땅 속에 사는 생물들, 그리고 식물들의 땅 속과 땅 위의 모습을 자세히 알 수 있다.

 

곤충이나 식물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습도 보여준다. 인간의 지혜는 땅속까지 공간활용을 하고 있다. 보기 싫은 전선이나 하수도관, 상수도관, 가스관 등을 땅 속으로 숨겨 놓기도 하며, 주차장이나 서점, 음식점 등 다양한 생활공간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앞 부분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는 사계절의 변화를 잘 보여 준다. 식물이나 곤충, 동물들이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보여 주며, 그 다음엔 인간들의 삶, 그리고 암석과 모래가 부식되거나 퇴적하는 모습, 지층이 생겨나는 이유와 조산 운동에서 지진과 화산이 일어나는 원인, 그리고 태양계와 우주까지 확대되어 설명하고 있다. 작은 진드기나 풀 한 포기에서 시작하여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지구와 우주까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주와 지구의 수수께끼는 이 책을 읽는, 또 앞으로 읽을 미래 세대의 과제로 남겨 두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는 우리가 사는 지구는 인간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공존하는 곳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베일에 쌓여 있는 지구와 우주의 수많은 비밀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혹 누군가는 미래의 지구과학자가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친근한 그림과 쉬운 설명으로 과학에 관심이 없는 어린이라도 이 책은 흥미를 갖고 읽게 될 것이다.

 

작가는 그림에도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앞장과 다음 장의 식물들의 차이, 곤충들의 생태, 한 겨울 토끼가 천적으로부터 쫓길 때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달리는지 글로써는 설명되어 있지 않지만 그림으로는 더 많은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림 하나 하나에도 관심을 갖고 보면 더 많은 숨은 보물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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