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 Nude Book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박종권 옮김 / 작은씨앗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책에도 아이디어가 적용되어 새로운 유형의 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 중의 하나가 누드 제본 방식으로 만든 책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우리 선조들이 책을 엮을 때 쓰던 방식이지만요.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대충 아시겠죠. 책 등을 그대로 드러내서 누드 제본이라 합니다.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조금 더 자세히 볼까요. 실로 엮은 게 보이지요.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책 안의 실들이 보이시죠. 책도 쫘~악 펴집니다.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가끔씩은 색깔있는 종이를 쓰기도 했습니다.


어때요, 재미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 위 책은 누드 제본이란 방식을 써서 새로움을 줬으나,
"위대한 개츠비"라는 상품은 잘못 만든 것 같습니다.
1920~30년대의 미국 중산층의 문제의식을
남녀 사랑의 갈등 속에 담고 있는 책인데 좀 유치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기 위해, 다음 이미지를 보시죠.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주인공인 개츠비를 어쩜 저렇게 그릴 수가 있는지...
소설 속의 개츠비는 고뇌하고 사랑에 아파하는 인간상인데,
위의 그림에선 그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럼 이제 제가 읽었던 "위대한 개츠비"(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해 간략히 제 생각을 드러낼까 합니다.
간략히도 아니고 그냥 결론 삼아 이야기 합니다.
저의 결론은, 왜 이 책이 청소년들의 권장도서가 되는지, 또는 명작이라고 떠받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www.aladin.co.kr) 소개글에 보면, "젊은 날 가슴에 담아두었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한 남자의 삶 이야기이며, 1920년대 부르주아의 속물적 근성을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 젊은 날 가슴에 담아두었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한 남자의 삶 이야기이며, 1920년대 부르주아의 속물적 근성을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지? 제가 보기엔 '영,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도대체 사람들은, 혹은 평자들은 어디에서 그런 문제의식을 느끼는지...

차라리 그런 문제의식이라면 "마틴 에덴"(잭 런던 지음)이라는 소설이 그에 훨씬 걸맞는 작품일 것입니다.
그런데 "마틴 에덴"은 품절이라니...안타까운 독서 현실과 출판 현실입니다.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쓰다보니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평이 근거없는 글이 되고 말았네요...쩝...귀차니즘의 발동이네요. 죄송~~~다음에 제대로 비교해서 쓸 기회가 있을 것 같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김민수 지음 / 황금나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제목이 재미있다.
당연한 듯 생각되는 책제목은, 그 명제의 끝에 물음표가 붙어있어 의미심장하다.
느린 것, 못 생긴 것에 대한 목사님의 화두가 그대로 배어있다.

이 책에는, 서울에서 살다가 제주도로 옮겨간 목사님의 생활에서 묻어나오는 삶의 성찰이 있다.
책 표현대로 하자면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내려간 제주도에서 텃밭을 가꾸고,
아이들도 가르치고, 산과 바다로 산책 나가 명상하고, 꾸준히 글도 쓰시는 목사님.
(물론 본업은 목사님이시니 그와 관계된 일은 기본이겠지.)

책을 읽다보면 소소한 것에 대한 애정이나, 자근자근한 생활살이에서 생기는 행복을 놓치지 않는다.

"귀가 먹어서 귀머거리가 아니라 자연이 주는 소리를 듣지 못하면 귀머거리요, 말을 못해서 벙어리가 아니라 남을 해치는 말밖에는 못하고 희망을 주는 말을 못하면 벙어리가 아닌가요?"(147쪽)

"이래저래 시골에서 생활하다보니 손은 거칠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가만히 책상에 앉아 사색하는 것보다 손을 움직이면서 사색하고 글을 쓰는 것이 휠낀 깊은 사색과 글감을 줍니다."(285쪽)

책머리에 쓰여있는 바 "작은 것, 못 생긴 것, 느린 것"에 대한 화두를 붙잡고 사신다는 목사님,
그런 삶을 사시는 목사님이 존경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의 생활사
차윤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차윤정 선생님의 "숲의 생활사"(차윤정, 웅진닷컴)을 읽었습니다.
그간 글쓴이는 "신갈나무 투쟁기",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 "차윤정의 우리숲 산책" 등 식물학과 숲에 대한 대중적인 인문서를 써왔습니다.
제가 읽은 책은 "숲의 생활사" 한 권 뿐입니다만, 서점에서 위 책들을 대략 훑어보니,
"숲의 생활사"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글쓴이의 특징이라면 숲을 인간 생존의 장처럼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목차가 봄-생명의 기지개, 여름-치열한 생의 의지,
가을-소멸과 부활의 노래, 겨울-시련 속에 우뚝 선 생존, 이렇게 구성됩니다.

책을 읽다보면 식물들이 종족 번식 및 재생산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초봄, 빛을 차지하기 위해 나무들이 새잎을 내기 전에 서둘러 꽃을 피우고,
그 화려함을 채 세상에 알리지 않고 지는, 그래서 바로 열매 맺는 야생화들,
자신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목적으로 쓴 맛과, 강한 향기를 내뿜는 봄나물들 등.
그러나, 사람들은 그 봄나물의 톡 쏘는 맛을 즐기지요. 대단한 식탐가들!

또한,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몇가지 문제들이 풀리기도 했습니다.

그 중 첫번째, 늦봄과 여름이 되면 나무들이 꽃을 피우는데 대부분 흰 색이다. 왜 그럴까?
-> 곤충은 초록색에서 붉은 색을 구분해낼 수 없다.

두번째, 소나무 숲에는 꽃들이 거의 없다. 왜 그럴까?
-> 소나무 낙엽은 바늘 모양이어서 물리적으로 너무 견고하다.
하여, 땅 속으로 공기나 물의 침투가 어렵다.

세번째, 숲의 관점에서 바라본 지구온난화의 문제는?
-> 숲에서 기온이 올라간다는 것은 (중략) 바로 우리의 숲에서 꽃들이 씨앗을 맺지 못하고
애벌레가 나비가 되지 못한다는데 더 큰 심각성이 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 외 이 책, 혹은 차윤정 선생님의 글쓰기의 강점은 서정적이고 세련된 문체입니다.
간혹 그 세련됨의 빛이 너무 강해 글읽기에 방해될 때도 있습니다.
은유법이 과하면 은유의 대상이 무엇인지 헤갈리게 마련입니다.
일일이 열거하진 않겠습니다. 직접 읽어보시면 느끼실테니까요.
물론, 취향에 따라선 무척이나 좋다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여튼 좋은 책임에는 분명하나 그럼에도, 초기작인 "신갈나무 투쟁기"를
대중적으로 풀어쓴 책이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에 대해선 "신갈나무 투쟁기"를 읽고나서 언급할 문제이겠지만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비 2004-04-16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이 책은 신갈나무 투쟁기를 대중적으로 풀었다기 보다는 '숲을 바라보는 전체적인 시각'이라는 관점에서 씌어진 내용입니다. 즉 이 책에서는 '숲'이 주인공이라는 것이죠. 계절에 따른 숲의 변화, 많은 사람들이 물어오는 것이지만 '신갈나무 투쟁기'의 내용으로만 답하기 어려워 이 책을 구상한 것입니다. 책을 만들었던 편집자가....
 
곡마단 사람들
오진령 지음 / 호미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곡마단 사람들"(오진령 찍고 씀, 호미)을 보고 읽었다.
글쓴이를 보니 80년생이고, 사진을 찍는다.
(여담이지만 요즘 책을 보면 몇년생인지 보는 버릇이 생겼다. 왜일까?)

"곡마단 사람들"은 다큐 사진집 같은 느낌이 든 책이지만,
글쓴이는 사진과 글에서 곡마단 사람들-동춘서커스-의 현재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곡마단 사람들의 현재 모습을 담은 포토그라피는 그래서 인상적이다.

여전히 곡마단 사람들은 곡예를 하며 먹고 살지만,
우린(나는?) 옛 것으로 치부한다.
소설가 한수산은 이미 70년대에 "부초"라는 소설에서
이 유랑민의 생활을 묘사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21세기가 아닌가.
사라져가는 한국 근대의 풍경.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중국이나 러시아, 심지어는 북한의 서커스가
21세기적(혹은 복고풍적) 상품이 되어 한국에 온다.
글쓴이의 안타까움은 여기에 있다.
왜 한국의 서커스는 사라져가는가?

그래서 이 책은 곡마단에 대한 근대가 아닌 현대 한국 역사의 한 풍경으로 기록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남주 평전
강대석 지음 / 한얼미디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김남주 시인의 평전이 나왔다. 시인이 세상을 뜬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

비록 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닌 철학교수에 의해 씌여졌지만, 그래서 그의 삶과 세계관에 촛점이 맞춰져서 또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었지만.(그래서 철학적 전기라고 필자는 덧붙였던가.)

세상은 변했고, 김남주의 시와 같은 삶에 대한 격렬성과 세상에 대한 전투성, 그러면서도 가슴 뜨거운 서정성을 지닌 시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런 만큼 사람살이가 나아지지 않았다는데 또한 그 아이러니가 있다.

이 책은 크게 김남주의 삶에 대해 기술한 1부, 김남주의 세계관에 비추어 그의 시(산문)을 해석한 2부로 나뉘어진다. 평이한 문체와 함께 시인의 풍경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이 어우러져 너무나 쉽게 읽어 내려간다. 아, 그리 쉽게 그의 문학과 삶을 읽어내려 가면 안돼는데...볼온 삐라와 같이 읽혀졌던 그의 시를.

이 평전을 읽으며, 아직까지 그의 전집이 나오지 않은 걸 의아하게 생각됐다. 하루 빨리 김남주 시인의 전집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올곧은 삶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과 함께 이 책을 읽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