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김민수 지음 / 황금나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제목이 재미있다.
당연한 듯 생각되는 책제목은, 그 명제의 끝에 물음표가 붙어있어 의미심장하다.
느린 것, 못 생긴 것에 대한 목사님의 화두가 그대로 배어있다.

이 책에는, 서울에서 살다가 제주도로 옮겨간 목사님의 생활에서 묻어나오는 삶의 성찰이 있다.
책 표현대로 하자면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내려간 제주도에서 텃밭을 가꾸고,
아이들도 가르치고, 산과 바다로 산책 나가 명상하고, 꾸준히 글도 쓰시는 목사님.
(물론 본업은 목사님이시니 그와 관계된 일은 기본이겠지.)

책을 읽다보면 소소한 것에 대한 애정이나, 자근자근한 생활살이에서 생기는 행복을 놓치지 않는다.

"귀가 먹어서 귀머거리가 아니라 자연이 주는 소리를 듣지 못하면 귀머거리요, 말을 못해서 벙어리가 아니라 남을 해치는 말밖에는 못하고 희망을 주는 말을 못하면 벙어리가 아닌가요?"(147쪽)

"이래저래 시골에서 생활하다보니 손은 거칠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가만히 책상에 앉아 사색하는 것보다 손을 움직이면서 사색하고 글을 쓰는 것이 휠낀 깊은 사색과 글감을 줍니다."(285쪽)

책머리에 쓰여있는 바 "작은 것, 못 생긴 것, 느린 것"에 대한 화두를 붙잡고 사신다는 목사님,
그런 삶을 사시는 목사님이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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