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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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자. 나아감이란 내가 남보다 앞서 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데 있는 거니까.
-21쪽

"새로운 일을 하기에는 너무 늦은 거 아니예요?"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80년, 사람의 인생을 하루라고 친다면 그 절반인 마흔 살은 겨우 오전 12시, 정오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사십대 중반인 나는 이제 점심을 먹은 후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에 와 있는거다. 아직 오후와 저녁과 밤 시간이 창창하게 남았는데 늦기는 뭐가 늦었다는 말인가. 뭐라도 새로 시작할 시간은 충분하다. 하다가 제풀에 지쳐 중단하지만 않으면 되는거다.
-21-22쪽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 구제하고, 네가 남을 위해 불 속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158쪽

늘 작은 것이 우리를 위로하고 감동시킨다. 언제나 작은 것이 우리를 괴롭히고 상처를 내는 것처럼.-205쪽

진인사후대천명(盡人事後待天命)이다. 사람이 할 바를 다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늘의 도움을 청할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283쪽

한국은 나의 베이스캠프일 뿐이다.
-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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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구판절판


지나치게 무엇인가를 잘한다면, 자신이 조심하지 않는 한,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에게 더 이상은 잘한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170쪽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 -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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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구판절판


인간의 삶에 아주 드물게만 내려오는 이런 위대한 순간은, 잘못 불려나와 그 운명의 순간을 장악하지 못한 인간에게는 모질게 복수하는 법이다. 조심성, 복종, 노력, 신중함과 같은 모든 시민적인 미덕들은 저 위대한 순간의 불길속에 아무런 힘도 없이 녹아내리고 만다. 위대한 운명의 순간은 언제나 천재를 원하고 그에게는 또 불멸의 모범이라는 명예를 안겨주지만, 유순한 자에게는 그렇지가 못하다. 오히려 경멸하며 밀쳐 버린다. 지상의 다른 신이기도한 위대한 운명의 순간은, 불 같은 팔로 대담한 자들만을 들어올려 영웅들의 하늘로 들여보내 주는 것이다-163쪽

신념을 위해 살인하는 것보다는 신념을 위해 고통받는 쪽이 백 배는 더 나은 것일세.

-250쪽

자기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사람의 사랑이 필요하다오. 가까이 있고, 숨쉬고, 눈에 보이고, 느낄 수 있고, 잡을 수 있는 그런 사랑말이오. 어쩌면 성인들은 도와주는 사람 없이도 혼자 자기 천막 안에서 활동하고, 증인이 없이도 낙담하지 않겠지. 하지만 봐요, 소냐. 난 성인이 아니야. 난 그저 나약한 늙은이에 불과해요. 그래서 내 믿음을 공유하는 그 누군가를 가까이 둘 필요가 있는 거요.-265-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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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 ㅣ 마시멜로 이야기 1
호아킴 데 포사다 외 지음, 정지영 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가끔씩 인터넷 서점을 아무 목적없이 들리곤 한다. 베스트셀러 목록을 확인하기도 하고 신간도서를 유심히 살피기도 한다. 저번 휴가 때 나는 이 책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발견하고 어떤 책일지 궁금했다. 책을 읽고 나서의 첫 느낌은 이 책을 권한 후임의 말마따나 성공 트렌드에 부합한 너무나도 뻔한 책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스팬서 존슨의 <선물>과 비슷한 이야기를 비슷한 방식으로 비슷한 구성하에 풀어놓고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당장의 욕구 충족을 미룰 줄 아는 의지가 성공을 가져온다'는 지론은 현세에서는 욕구 충족을 미루고 미루며 죽어라 고생하고 그 보상은 내세에 가서나 받을 수 있다는 사이비 종교의 교리와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목표를 위해서 현재의 즐거움을 유예하고 목표를 향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아니, 다시 말해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향해 열정적으로 달려가는 그 과정에서 얻는 정신적인 행복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결국 성공에 다다를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높다는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주장일 것이다.

 이 책, 저 책에서 너도나도 말하는 성공타령이 이제는 식상하기도 하지만 이런 책들이 가지는 미덕도 있기에 손에 쥔 '마시멜로' 처럼 끌리곤 한다. 이런 류의 책들은 안이하고 나태해져 목표를 잃고 정처없이 표류하는 삶에 파문을 던진 것만으로도 그 목적을 다한 것이다. 그래서 약한 우리네들은 마약처럼 이런 책을 계속 주입하는 것은 아닐지. 저자는 '마시멜로'를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아껴두라고 말했지만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마시멜로' 같은 책을 당장에 읽어치운 것이 내 삶에 더 필요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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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대결, 아문센과 스콧 - 아문센 대 스콧, 그들의 세기적 대결과 엇갈린 운명
라이너 K.랑너 지음, 배진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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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슈테판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읽으면서 매력을 느낀 사건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손에 꼽을 것이 로버트 팰컨 스콧에 관한 이야기였다. 남극을 가운데 두고 벌인 대결에서 스콧은 분명 패배자였지만 츠바이크의 글 속에서는 주인공이었고, 나는 그 책을 읽으며 스콧의 패배에서 안타까움과 감동을 느꼈다. 단지, 그 '남극의 대결'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찾은 것이 이 책이었다. 나의 관심사에 꼭맞는 책을 이토록 절묘하게 만나게 되서 무척 기뻤다.

 이 책은 스콧에 대해 애잔한 마음을 가지고 들여다 본 츠바이크의 관점과는 달리 스콧과 아문센 사이에서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려는 저자의 의도가 눈에 띄었다. 아문센과 스콧의 어린 시절부터 1911년부터 1912년 사이에 벌어진 남극에서의 대결까지 바쁘게 오가면서, 아문센은 왜 승리했고 스콧은 왜 패배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 책은 적절한 구성과 설명을 통해 잘 보여주었다.

 내 조악한 비유를 들어 아문센과 스콧을 비교하자면 아문센은 남극 위의 조조였고 스콧은 남극의 유비였다. 아문센은 남극점을 공략하는 데 있어 세세한 것까지 모두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으며 위기 상황에서 냉철한, 때로는 냉혹하기까지 한 판단을 내리면서 지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스콧은 군인으로서 조직의 규율, 질서에 너무 길들여져 독자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 너무 서툴렀고 계획적이기 보다 감정적이었고 임시응변으로 대처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아문센의 승리는 필연적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스콧의 패배가 안타까운 것은 능력에 비해 너무 큰 목표였던 남극점 정복을 향해 보여줬던 열정과 당나귀 한 마리에 보여준 대책없는 낭만, 기진맥진하는 복귀 여정에서도 원석을 가지고 가려고 했던 바보같을 정도의 호기심과 같은 인간미 때문일 것이다. - 아문센에게서는 비록 그가 승리자이긴 하지만 스콧에게서 보이는 이러한 인간미가 보이지 않는다 -

 만약, 스콧이 운좋게 살아남아 영국으로 돌아왔다면 이렇게까지 이름을 남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미안한 일이나, 영국으로 살아돌아갔더라면 비루하게 죽어갔을 것이다. 2류로, 패배자로 기억되어 금새 잊혀졌을지도 모른다. 물론 저자의 말대로 당시 영국의 분위기가 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미화한 점도 있지만, 그는 죽음을 통해서 완전해졌다.

 상당히 잘 만들어진 책이지만 우리 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색한 문장도 간간이 눈에 보였다. 또한 편집하는 과정에서 작가에 대한 소개나 책에 나오는 지명과 인물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했다. 남극점 정복 루트를 실어서 그나마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같은 문화권에서는 이런 사항들을 책 말미에 부록으로 담을 필요가 없을지 몰라도 다른 문화권에서 번역할 때는 과다하다 싶을 정도의 추가 정보와 부연 설명을 담아주어야 한다. 그것이 독자에 대한 예의이고, 다른 나라의 책을 번역해 오는 과정에서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이 책에서 꽤 많은 사진과  지도를 실어 이해에 도움을 주기는 했지만 기립박수를 주기에는 약간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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