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버거운 당신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김지연 옮김 / 가나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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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달리기의 매력을 새삼 느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미 차를 타는 것에 맛을 들인 몸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이제 다시 "삶이 버거운 당신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역시나 달리기 예찬론이다. 업무 스트레스로 심신이 모두 지쳤던 지은이가 우연히 시작한 달리기로 인해 삶이 변화되는 이야기다. 무라카미 책 보다 더 노골적인 '달리기 예찬론'이고, 좀 더 현실적인 경험담이다.


 사실 난 운동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 운동신경이 없다. 초등학생 때 100미터 달리기 시험을 볼 때가 생각난다. 나름대로 사력을 다해 뛰었는데도, 뭇 여자아이들보다 기록이 더 느리다는 이유로 혼이 났다. '너 장난할래?'라고 하셨던 것 같다. 진짜 장난 아닌데···. 군대에서 유격 훈련할 때도 그렇다. 정말 최선을 다해 PT체조를 따라 했지만, 설렁설렁한다고 대번에 열외조에 섞였다. 내 맘대로 잘 되지 않으니 운동은 의무적으로 해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해 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제 점점 살이 찌고, 건강을 걱정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지은이가 말하는 '달리기 예찬'에 자꾸 귀가 열린다. 무라카미도 매력을 느꼈다고 하고, 그렇게 좋다고들 하니···. 진짜 한 번 달려봐야 하나?


  < 업무나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보잘것없는 일상에서도 점처럼 단편적으로 끝나버리는 일은 흔하디흔하다. '중단'은 시작도 하지 않은 백지상태와는 다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차피 무언가로 연결되지도 축적되지도 않는다. 단지 그 일을 해봤다는 자기만족만 남을 뿐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손에 넣을 수 없다. 성과를 얻고 싶다면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관계가 깊어지고, 넓이가 확대되며, 깊이가 깊어질 수 있도록 생각하는 게 좋다. 거듭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_ 31쪽 >


  하긴, 그동안 내가 성과를 보지 못했던 것은 항상 작심삼일로 끝나곤 했기 때문이다. 꾸준히 하지 않고, 중도에 포기하고, 그런 나를 합리화했다. 항상 모든 일이 '점'처럼 남는다. 자격증 공부며, 영어 회화며, 운동이며, PT며···사례를 들자면 끝이 없다. 지은이는 거듭해서 노력하라고 한다. 그게 3년이다. 최소한 3년은 해야 한다고 한다. 일주일에 두 번이든, 세 번이든 자기에 맞는 페이스로 꾸준히 달리면 효과를 볼 수 있단다. 종국에는 무기력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며,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업무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질 거라고 한다. 정말입니까? 아멘.


  이 책은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중간에 마주치는 필연적인 부상과 슬럼프 등 지은이가 느끼고 생각했던 바를 순서대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정말 같이 운동을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다. 달리기 뿐만 아니라 인생관에 있어서도 깨달음을 주는 문장들이 많다. 또한, 각 1~2쪽 정도 짧은 꼭지가 연속되어 있어 천천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챕터 1에 거의 모든 고갱이가 담겨 있어 나머지 챕터는 사족이나 부록처럼 느껴진다. 특히, 챕터 3의 대담은 '달리기 정말 좋은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류의 너스레들이라 굳이 읽지 않아도 무방할 정도다. 어쨌든,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과 함께 이 책은 나에게 '달리기교'를 전도하고 있다. 오늘부터 주 2회 1시간 이내로 5킬로미터 정도 달리는 것을 시작으로 해보면 어떨까···? 그럼, 이 글을 쓰고 달리러 나가야 한다···. 그런데 오후에 비예보가 있던데···신고 나갈 러닝화가 없는데···어젯밤에 잠을 설쳐서 피곤하긴 한데···. 에휴 믿음 약한 어린 양이여···! 믿습니까? 아, 아멘.


  < 나는 부상에서 복귀한 뒤 한계를 느낄 때까지 달려보고나서 나에게 맞는 빈도와 페이스는 일주일에 세 번, 7킬로미터를 45분에 달리는 것임을 알았다. 다소 힘들어도 몸에 무리가 되지 않게 달릴 수 있는 정도였다. 3년 남짓 이 빈도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달렸다. 3년쯤 지속하다 보면, 어느덧 힘도 안 들고 부담도 없이 이 주행거리와 시간을 지키면서 달릴 수 있게 된다. 일주일에 세 번이니까 업무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건강하게 달릴 수 있다. 이처럼 달리기가 생활의 일부가 되면, 무기력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또 과거에 커다란 존재감을 자랑했던 스트레스가 나날이 움츠러드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땀이 줄줄 흐르고, 신진대사도 활발해진다. 기록이나 거리와는 별개로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을 맛보는 것도 달리기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달리기를 통해 심신이 건강해지고, 달리기에 알맞은 체형으로 바뀌면서 몸매에 균형이 잡힌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3년 정도는 시간을 투자하면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_ 93쪽 >



물론 회사 상황이 달라진 건 아니어서 여전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달리려면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한 시간쯤 걸리는데, 아무리 바빠도 매일매일 달렸다. 내 삶에서 달리기를 빼면 버텨낼 수 없을 것만 같아서 이른 아침이나 저녁녘에 어떻게든 시간을 짜냈다. - P21

뭔가 새로운 일을 계획할 때나 외출해야 할 때, 꼭 해야만 하는 일인데도 나중으로 미루거나 대충 때우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나 역시 매사가 순조롭게 시작되느냐 하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일종의 용기가 필요하달까? 스스로 격려하면서 ‘에잇, 한번 붙어보자!‘하며 큰마음 먹고 첫걸음을 떼야 하는 일이 수두룩하다. 어찌 보면 귀찮다고 느끼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그렇기에 원하는 목적을 이루려면 매번 귀차니즘과 전쟁을 벌여야만 한다.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 P26

한 가지 더 달리기를 통해서 최근에 깊이 깨달은 바가 있다. 매일이든 2, 3일에 한 번이든 일상적으로 내가 계속하는 것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 반드시 어떤 성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이는 보람이나 실감처럼 감각적으로 경험하기도 하고, 숫자처럼 객관적인 자료로 드러나기도 한다. 달리기뿐만 아니라 매일 하는 식사에서, 아주 사소한 업무에서, 아니면 인간관계에서도 날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꾸준히 한다는 것은 점으로 끝내지 않고, 점과 점을 이어서 선을 만든다는 뜻이다. 한 번 하고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다음 기회를 만들어내서 조금씩이라도 이어가야만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낼 수 있다. - P30

무나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보잘것없는 일상에서도 점처럼 단편적으로 끝나버리는 일은 흔하디흔하다. ‘중단‘은 시작도 하지 않은 백지상태와는 다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차피 무언가로 연결되지도 축적되지도 않는다. 단지 그 일을 해봤다는 자기만족만 남을 뿐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손에 넣을 수 없다. 성과를 얻고 싶다면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관계가 깊어지고, 넓이가 확대되며, 깊이가 깊어질 수 있도록 생각하는 게 좋다. 거듭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 P31

한번 몸에 붙은 습관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 반복이야말로 힘이니까.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규칙을 만들고 이를 지킴으로써 달리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인체는 참으로 신비로워서 하루를 쉬면 그다음 날은 시작하기가 갑절로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계속하던 일을 잠시 중단하면 곧바로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이건 진리다. - P33

실패라는 경험이 없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기에 그 시간은 절대로 무의미하지 않다. 그르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재어보고 가장 좋은 물건을 선택하는 게 현명한 행동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패를 경험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배울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 P44

‘더 괜찮은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내 생각이 짧을 수도 있잖아.‘ 이렇게 생각하면서 남의 충고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순수한 사람들은 자신의 사고방식이나 방법을 쉽게 바꿀 수 있다. 이런 태도는 정말로 중요하다. - P61

현재의 내 모습을 바꾸고 싶다는 의지는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괜찮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윤활유가 된다. ‘자기 뜻을 관철한다‘라는 말이 하나의 미학처럼 들릴지 몰라도 나는 더 이상 거기에 동조할 수 없다. 나는 주변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들으면서 나를 바꿔가고 싶다. - P73

무엇이든 단기간에 손에 들어온 것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중략)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자기에게 맞는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노력하는 걸 적어도 3년은 이어가야 한다. 바꿔 말하면, 뭐든지 3년 이상 지속하지 않으면 결실을 얻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 P76

짜증을 부리고 펄펄 뛰며 화를 내는 행동은 사건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는 증거다.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의 원인이 자기에게 있다고 믿는 마음, 그 한없는 순수함이 당신이 가야 할 길을 가르쳐준다. 또한 그렇게 순수한 당신을 보면서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리라는 믿음이 있으면, 일과 생활이 달라지고 마침내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 P78

이처럼 달리기가 생활의 일부가 되면, 무기력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또 과거에 커다란 존재감을 자랑했던 스트레스가 나날이 움츠러드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땀이 줄줄 흐르고, 신진대사도 활발해진다. 기록이나 거리와는 별개로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을 맛보는 것도 달리기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달리기를 통해 심신이 건강해지고, 달리기에 알맞은 체형으로 바뀌면서 몸매에 균형이 잡힌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3년 정도는 시간을 투자하면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P93

자발적으로 계속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는 그 사람을 향한 주위의 평가, 즉 신뢰와 신용으로 이어진다.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고 늘 위험 요소만 걱정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도 큰 일을 맡기지 않는다. 중대한 일을 의논하려 들지도 않는다. 누구나 도전을 계속하는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다. 실패를 겁내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에게 기회는 잇따라 찾아온다. - P123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에 일을 시작하든 잔소리할 사람이 없지만, 남들보다 배 이상 자기관리에 힘쓰지 않으면 프리랜서로 먹고살기 힘들다. 금전 관리는 물론이고 업무 시간도 스스로 철저히 관리하고 통제하지 않으면, 어물어물하는 사이 일의 품질도 떨어지고 만다. 자유롭게 살아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프리랜서에게는 허물을 지적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항상 일상을 돌아보고 시간을 어떻게 쪼개 써야 할지 고민하면서 바로잡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프리랜서로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일상의 루틴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P184

나이를 먹어서 편해지는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요구사항만 늘어나는 통에 머리를 싸매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항상 힘써 갈고닦지 않으면, 냉혹한 현실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다들 저마다 한계점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기 때문에 하나라도 균형이 깨지면 곧바로 병원행이다.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므로 심신이 나쁜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알아서 관리해야 한다. 이런 현실은 위인이고 일반인이고 똑같다. 달리기는 나이 들며 느끼는 이런 삶의 무게감을 견뎌내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내게 주었다. 50세부터의 인생에 달리기가 부여하는 은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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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카피라이터 -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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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부럽다. 어떤 사건을 사람들의 뇌리에 '딱' 꽂히게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사람들의 재능이 탐난다. 꼭 그런 사람들이 있다. 팀이름을 정한다거나 슬로건을 공모할 때 빛을 발하는 사람들. 특히, 포털사이트 뉴스에 베스트 댓글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그 '드립'들을 보다 보면 상황을 간명하게 요약하거나, 번뜩이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그 능력들이 참 욕심난다. 카피라이터는 그런 능력에 특화된 사람들이다.


  카피라이터 정철이 쓴 이 책은 형식부터가 파격이다. 지은이의 머릿속에서 영감과 과학을 불러내 토론도 시키고 계약서도 쓰게 한다. 광고주에게 제안하는 모습을 대화체로 복기하기도 하고, 제안서를 그대로 옮기기도 한다. 낯설고 자유롭다. 그러고 보니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라는 부제가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진짜 같다. 마치 글쓰기 1인 방송을 보는 느낌이다.


 번뜩이는 카피들이 어디서 나올까 곰곰이 살펴보니 몇 가지 규칙은 있다. 같은 구조의 짧은 문장을 연속으로 배치하기도 하고, 서술어를 다양하게 붙여보기도 하고, 역발상으로 뒤집어보기도 하고,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탈격식의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그 방법이다. 특히, 추상적인 단어들을 실체가 있는, 실제 사람과 맞닿은 생활언어로 바꾸는 것. 이 점이 제일 중요하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이 모든 과정이 쉽지 않고, 좋은 카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커피를, 담배를, 시간을 소모했을까 싶어 짠하다.


< 문장력은 어휘력입니다. 풍부한 어휘를 지닌 사람이 풍성한 문장을 만듭니다. 그런데 어휘를 아주, 특별히, 대단히, 엄청나게 많이 손에 쥔 사람은 없습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이라면, 책 좀 읽은 사람이라면 손에 쥔 어휘의 양은 다 거기서 기기입니다. 고만고만한 어휘를 얼마나 많이 동원해 이렇게 저렇게 문장을 조립해보느냐, 이게 핵심입니다. _ 41쪽 >


  글 쓰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참 고단하지만, 지은이 말처럼 글을 잘 쓰지 않아도 좋은 사람은 없다. 문장 하나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빠르고, 재밌고, 유쾌하게 읽었다. 이 책에서 배운 기술들을 갈고닦아 이참에 나도 '베댓'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은 찾는 것입니다. 꺼내는 것이 아니라 찾는 거입니다.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입니다. 머리를 때리고 비틀고 꼬집어 어렵게 받아 내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협박도 하고 고문도 해야 합니다. 어떻게든 머리를 못살게 굴어야 합니다. 그 난리를 쳐야 비로소 생각이라는 녀석이 배시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때 녀석 멱살 잡고 종이 위로 데려가면 글이 됩니다. - P15

문장력은 어휘력입니다. 풍부한 어휘를 지닌 사람이 풍성한 문장을 만듭니다. 그런데 어휘를 아주, 특별히, 대단히, 엄청나게 많이 손에 쥔 사람은 없습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이라면, 책 좀 읽은 사람이라면 손에 쥔 어휘의 양은 다 거기서 기기입니다. 고만고만한 어휘를 얼마나 많이 동원해 이렇게 저렇게 문장을 조립해보느냐, 이게 핵심입니다. - P41

내 광고주가 될 수도 있는 그들은 내 책을 읽었다고 했습니다. 책에 적힌 것 같은 새로운 발상을 받아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때, 이론과 실제가 같을 수 있나요,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위축도 안 되고 겸손도 안 됩니다. 입을 일자로 꾹 다물고 씩 웃어줘야 합니다. 자신감입니다. 일을 맡기는 사람에게 믿음과 기대를 주는 것이 일의 시작입니다. - P131

이렇게 일단 저지르십시오. 그리고 어떻게든 말이 되게 만드십시오. 나는 이런 신나는 행위를 생각의 확장이라 부릅니다. 생각의 확장은 어려워서 어려운 게 아니라 자주 하지 않아서 어려운 것입니다. - P162

아이디어는 꼭 내가 내야 한다는 생각. 이 생각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내게 아이디어를 찔러줄 사람은 널렸습니다. 수용할 자세만 있다면 세상 모든 머리를 내 머리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착하게 잘 살아야 이렇게 아이디어 적선도 받습니다. - P273

어쩌면 카피라이터는 아무도 모르게 광고에 자신의 철학과 인생과 욕심을 녹여 넣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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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 샤프 - 늙지 않는 뇌
산제이 굽타 지음, 한정훈 옮김, 석승한 감수 / 니들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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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입사했을 때, 부서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금세 외워서 칭찬을 받은 적이 있다. 글도 금방금방 쓰고, 단어도 쉽게 외우고···지금과 비교하면 참 총명했던 것 같다. 삼십 대 중반, 이제 머리가 무겁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무언가를 하려고 핸드폰을 열었는데 그게 뭐였는지 생각이 안 나서 딴짓을 하고, 사람들의 이름도 까먹을 때가 있다. 이게 다 코로나19와 마스크 때문일 거라고 자위하지만, 아무래도 내 머리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이 책의 지은이는 신경외과 의사이자 의학 전문기자이며,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책 내용이 꽤 전문적인데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다만, 수다스러운 성격인지 주제가 다소 흔들리고, 장황하다. 특히, ‘들어가는 말’ 격인 프롤로그를 읽다 보면 정말 수다스러운 아저씨와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아,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려나?' 싶다가도 비슷한 다른 이야기를 풀어가고, 끝났나 싶은데 또 연관된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장장 30여 쪽이 넘는다. 뇌 건강에 대한 오해와 뇌 건강을 지키는 법이 이 책의 주제일 텐데, ‘Part3’에서는 치매 진단을 받은 후의 대처법이나 환자 보호자를 위한 조언까지 담고 있다. 유용하긴 하지만 과연 한 권의 책에 같이 담을 이야기인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 유전자가 사람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까지의 추정치인 20~30%가 아니라 7%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다시 말해, 건강과 장수의 90% 이상은 타고난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_ 32쪽 >


  일단 기억력 쇠퇴가 우리가 겪을 수밖에 없는 당연한 노화 증상이 아니며, 노력하면 늙어서까지도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은 희소식이다. 그리고 그 '노력'이라는 것이 대단히 거창하거나 돈이 많이 드는 점이 아니라는 것도 희망적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운동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밤에 잠 잘 자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분야들을 찾아서 끊임없이 공부하라는 것이 뇌 건강을 위한 조언인데, 새롭거나 특별한 것이 없다. 사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어머니들의 잔소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들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실천에 옮기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다이어트는 내일부터고, 새로운 습관의 적용은 다음 달 1일부터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그래서 5가지 제언을 실천으로 옮기는 12주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는데, 꼭 이 방법을 따르지 않더라도 꾸준히 실천하고 노력하려는 노력은 필요할 것 같다. 결국 무언가를 지키려면 덜 편해지고, 더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근력을 유지하는 것도, 뇌 건강을 지키는 것도,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도 그렇다. 말하고 나니 피곤해진다. 참나, 도대체 편하고 쉬운 삶은 어디 있는 거냐고! 다음 주부터 당장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고 저녁 식단관리 시작이다!


<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_ 298쪽 >



기억력 쇠퇴는 필연적인 노화 증상이 아니다. - P18

내가 이 책을 쓰면서 만났던 의사들은 이렇게 말했다. "몸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정신 건강을 돌봐야 합니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고, 다행인 점은 정신 건강을 돌보기 위한 노력은 별로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즉, 대대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 않으며 소소한 생활 습관의 수정과 조절로도 정신 건강을 돌보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 - P23

유전자가 사람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까지의 추정치인 20~30%가 아니라 7%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다시 말해, 건강과 장수의 90% 이상은 타고난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 P32

"나는 눈부시게 밝은 백열전구 같은 삶을 살고 싶다. 평생 밝게 빛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꺼지는 삶 말이다." - P38

2019년 과학자들은 이러한 ‘망각‘ 신경 세포들을 발견해냈고, 이 발견을 통해 수면의 중요성과 망각의 장점을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기억하려면 어느 정도는 잊어버려야 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역설인가. - P72

다만 어떤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혹은 수십 년 전부터 인지 능력 저하가 시작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30살 무렵부터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50세 이전에는 치매에 대해 생각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젊은 사람들도 위험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인지 능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을 들이기 시작해야 한다. - P78

최신 과학에 따르면, 복부에 체중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특히 뇌에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 P91

신경 발생, 혈관 생성, 새로운 신경 연결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일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 P101

기본적인 뇌 건강의 5가지 기둥은 다음과 같다. ‘움직여라, 발견해라, 느긋해져라, 영양을 섭취해라, 사람들과 교류해라.‘ - P132

뇌 기능 및 질병에 대한 회복 탄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운동, 즉 많이 움직이고 규칙적인 체력 단련을 지속하는 것이다. - P142

그냥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삶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레오 버스카글리아 박사) - P167

독서, 학습, 사회 활동 등의 형태로 ‘지속적인 교육‘을 따라가지 않으면 대학이나 대학원 학위가 뇌를 건강하게 해줄 거라고 기대할 수 없다. - P174

핵심은 새로운 기술의 복잡성이다. 수업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면 안 된다. 편안한 상황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기억력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뇌를 자극해야 한다. - P177

잘 먹는다는 것은 약과 건강 보조제를 복용한다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진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양소를 한번에 깔끔하게 포장한 알약이 편리하기는 하나 약물을 통한 영양 섭취는 효과적이지 않고 실제로 가능하지도 않다. - P239

현재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뇌 건강을 위해 앞으로도 쭉 술을 마시지 마라. 그리고 술을 마시고 있다면 과음하지 마라. 뇌 건강에 유익한 음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 적당량은 하루에 2잔이고 여성은 1잔이다. 여성이 신체적으로 더 작아서이기도 하지만 음주는 여성들의 유방암 유발 위험을 높인다. 가능하면 와인을 마시는 게 바람직한데, 와인에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폴리페놀이라는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양주나 맥주에는 폴리페놀이 들어 있지 않다. - P248

첫째, 별을 올려다보고 발밑을 내려다보지 마라. 둘째, 절대로 일을 포기하지 마라. 일은 당신에게 의미와 목적을 준다. 일이 없으면 인생은 공허하다. 셋째, 운 좋게 사랑을 찾았다면 그 존재를 기억하고 잊지 마라. (스티븐 호킹) - P278

1. 하루 종일 움직이고 생활 방식에 맞는 운동 습관을 형성한다.
2. 학습과 도전을 통해 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3. 밤에 편안하고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활동을 일상에 통합시킨다.
4.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새로운 방법을 추구한다.
5. 다른 사람들과 진정한 교류를 이루고 활기찬 사회 활동을 유지한다. - P282

큰 그림을 마음속에 그리면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실수를 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정상 궤도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P298

유전자보다는 생활습관이 뇌의 운명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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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식시오 - 주식 중독에 빠진 정신과 의사가 10번의 좌절 끝에 찾아낸 주식투자 심리의 법칙
박종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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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처럼 주식, 투자가 화제가 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주식이나 비트코인으로 돈 벌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더랬다. 지은이는 심리학이라는 자신만의 무기와 시대의 이슈를 연결해 300쪽이나 되는 책을 써냈다. 기회를 잡는 능력과 노력이 대단하다. 제목부터가 현란하고, '주식투자 심리의 법칙'이라는 부제도 그럴싸하다. 기발하고 영리하다.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돈의 속성>을 읽으면서 한 생각이다. 예전에는 '어떤 삶이 좋은 것인가' 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조언은 보통 종교인이나 나이 지긋한 학자들이 했었는데, 이제는 돈 잘 벌어서 성공한 사람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 물질적 성공이 습관이나 정신적인 성숙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은 솔깃하면서도 위험하게 들린다. 이 책에서도 주식을 통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계부를 쓰고, 운동을 하고, 회계 공부를 하라고 한다.


  다 좋다. 그렇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나? 책에서는 어리석은 중생들이 이런 의문을 품고 하루를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틀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솔직해지자. 그렇게 한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운과 환경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은이가 말하는 대로 가계부를 쓰고, 운동을 하고 일상을 정돈하면서 장기투자, 공부하는 투자를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기는 할 것이다. 이 책은 주식으로 패가망신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 차원에서 읽는 편이 옳다.


 < 전문가의 수많은 조언들을 흘려듣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아무리 쉬운 팁을 알려줘도 실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고집과 게으름 때문이다. '이걸 한다고 뭐가 변하겠어? 이게 무슨 의미가 있어?'라고 생각하며 부자로 가는 길에 스스로 재를 뿌린다. 이들이야말로 실제 잔고가 아닌 마인드가 가난한 사람들이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비관적이다. 돈도 감정이 있기에 이런 사람들에게는 가까이 오지 않는다. _ 228쪽 >


  '돈을 부르는 멘탈은 분명 있다!', '이생망에서 한강 전망으로', '정신승리는 그만, 이제 진짜 승리할 때다'라는 홍보문구가 마치 포장재 가득한 추석선물세트를 떠올리게 하지만, 거품을 걷어내고 보면 얻을 것도 작지 않은 책이다. 뽁뽁이 포장재를 걷어내고 진짜 '선물'을 확인한 나는 제목을 이렇게 바꿔보련다. '주식으로 실패하지 않으려면, 일상을 견고하게 해주식시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다.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도 결국은 노후에 노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기 위함이다. 즉, 시간이라는 재화를 마련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모순적이게도 우리는 주식투자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소중한 시간들을 낭비하고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내고 만다. (중략) 가장 소중한 우량주는 바로 자기 자신이며, 내 일상의 행복이 투자의 안정성을 지탱하는 법이다. - P78

당신이 그 주식을 매수하지 못한 것은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 확신의 정도와 실행력이 부족해서다. 따라서 타임머신을 타고 몇 번을 과거로 돌아간다고 한들 똑같은 이유로 사지 않을 것이다. 즉, 아쉬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 - P94

나의 나쁜 투자 습관들도 처음엔 도저히 고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3년 정도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나의 성격의 큰 변화를 이루었다. 36년 동안 변하지 않던 것들이 이제 와서 변할 수 있다니! 나 자신이 가장 놀랐다. 그 비법은 실로 단순한 것이었다.

1. 5분 일찍 출근하는 것
2. 하루에 5분 이상 운동하는 것
3. 하루 한 페이지라도 책을 읽는 것
4. 하루 한 줄이라도 글을 쓰는 것

이 사소한 생활습관의 교정이 내 성격과 투자 습관을 바꿔준 결정적인 요인이다. 중요한 것은 이 네 가지를 단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는 점이다. - P206

1. 일기와 가계부를 쓰면서 투자자로서의 자신을 매일 기록하자.
2. 감정이 아닌 오직 사실만을 기록하고 말하며 전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3. 경청해라. 다른 사람의 말이 모두 끝나고, 3초 후에 이야기하라.
4. 모든 논의에서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대전제로 삼아라. - P212

아니, 애초에 팔고 나서 오르는 것을 실수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기록이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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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금기 깨기 - 미래로 가는 길에는 금기가 없다
김동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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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냈던 김동연 씨가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 즈음해서 나온 이 책은 그의 정치철학과 포부를 담고 있다. 규제개혁, 노동개혁, 입시제도개혁, 연금개혁, 세제개혁, 개헌까지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금기 깨기'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의 현실 인식과 문제 제기에 깊이 공감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 중 단 하나라도 성공하면 다행일 것이다. 실제 추진 과정에서 수많은 반대와 저항에 부딪힐 것이고, 절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반대와 갈등 속에서도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정치이고, 정치인의 역량이다. 김동연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이제 포부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현 정부를 일머리가 부족하다고 평가한 '전문 행정가' 김동연, 그의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하지만 그의 대선 출마 선언은 각 매체의 단신으로 처리되고, 그 이후의 활동 동향은 보도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를 둘러싼 환경은 호의적이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지켜봐야겠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곧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결과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가야할 방향‘임에도 많은 국민들이 ‘잘못된 방향‘이라고 오인하고 말았다. 진보의 가치를 추구한다고 하면서 진보의 가치를 해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 P37

철학과 정책목표를 분명히 제시하면서 헤쳐나가는 일머리가 부족했던 것이다 - P41

우리 사회에 좋은 말들은 차고 넘치지만 정작 실천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천이 없는 좋은 말과 생각들은 공허하다. 불신과 냉소를 잉태한다. 신뢰는 오직 솔선과 실천에서 나온다. - P50

공무원들은 그 틀과 방식에 따라 일 처리하는 것에 익숙하다. 또한 사전에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안전하다. 과소규제나 규제완화로 인한 책임을 무겁게 묻기 때문이다. 거꾸로 과잉규제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현재의 인센티브 시스템에서 공무원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답이다. 그렇지 않으면 역(逆)인센티브를 받는다. 결국 선의에 찬 관료라도 자기 책임 영역을 지키려는 보신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다. - P68

공적 권력은 국민의 여론과 선거 등으로 견제를 받지만, 언론은 엄청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자유‘란 명분으로 견제받지 않고 합당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견제까지 받지 않으니 자정능력을 갖출 리 만무하다. 특정인을 억울하게 사회적으로 매장시킨 기사가 오보로 판명돼도 피해회복 조치에는 좀처럼 적극적이지 않다. 권력과 책임의 균형이 민주주의 원리임에도 불구하고, 합당한 책임을 지지 않는 언론이 어떤 권력보다 막강한 것은 이 시대의 아이러니다. - P85

기회의 숫자나 총량의 확대만이 아니라, 기회의 ‘공평‘이 이루어질 때 진정한 기회공화국을 만들 수 있다. 특히 기회의 ‘질‘ 문제는 최근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인 ‘공정‘과 직결된다. 절차적, 형식적 공정이 부각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 근저에 깔려 있는 ‘능력주의‘의 함정이다. 모든 영역에서 경제성과 효율, 성과만 강조될 뿐 ‘기울어진 운동장‘은 간과되고 있다. 금수저와 흙수저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능력 차이에 따른 결과의 불평등을 인정하는 것이 공정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능력주의를 공정의 기본으로 삼으면 또 다른 불평등이 만들어질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P116

국민 삶의 안정은 주거와 교육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불가능하다. 주거와 교육문제가 소득이 늘어나도 살림살이를 계속 어렵게 만드는 민생위기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교육과 주거 등 생활필수재에 대한 공공성이 취약하기 때문에 삶이 불안하고 행복감이 매우 낮은 사회가 되었다. 생활필수재를 시장에서 확보하기 위해 전력투구와 이전투구를 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 P118

반면, 어떤 이들은 특권적 위치에서 불공정한 경쟁의 승자가 된다. 3루 베이스에서 태어나 놓고서는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아는 사람이 많다.(댈러스 카우보이 미식추구팀 감독 배리 스위처가 한 말)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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