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 원고지를 앞에 둔 당신에게
금정연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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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서평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알았더라면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서평책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힘들 줄은 몰랐다. 물론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이라는 멋진 제목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 탓도 있었다. 나의 개인적인 느낌에만 온전히 충실하자면, 정말 읽는 내내 괴로웠다. 글 중간 중간에 끝도 없는 괄호, 그 안에 담긴 딴지들은 몇 번이고 내 정신을 분열시켰다. 진지한 듯 하면서도 장난스러웠고, 구사하는 농담은 끝까지 코드가 맞지 않았다. 요즘 잘 나가는 작가들의 문체가 이렇고 내가 시대에 뒤처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문체반정을 했던 정조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 책을 소개한 한 도서관의 책자에는 ‘저자가 뽑은 34개의 문장을 통해 글을 쓰는 법과 문장을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고 썼다. 기대가 커서 실망이 컸던 것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한 대로 ‘있는지 없는지조차 더는 알 수 없는 내면의 가능성을 끌어내줄 스승을, 길을 밝혀줄 그를, 한마디로 구원자를 기다리기에는’ 내가 ‘너무 나이를 먹’은 탓도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 책과는 이렇게 일별하고, 나는 가던 길을 계속 걷기로 했다. 이 책이 좋은 책인지는,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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