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남은 미녀를 원한다. - 물론 모든 남자는 미녀를 원하겠지. - 정정하자면, 추남도 미녀를 원한다. 하지만 그의 사랑은 이뤄지지 못한다. '미녀와 야수'에서 야수가 야수의 탈을 벗지 못했으면 과연 그들의 사랑이 완성됐을지. 오페라의 유령은 왕자로 변하지 못했기에 크리스틴에 대한 그의 사랑은 미남 자작에게 양보(?)되는 운명은 어쩌면 처음부터 당연했던 결과였다.

흉측한 외모의 '오페라의 유령'의 삐뚤어진 성격은 어디서부터 왔는가. 결국 그의 흉측한 외모를 두려워하고 비웃었던 사람들의 시선에서부터 출발하여 에릭 내부에서 자괴감으로 공명하면서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에릭은 무섭고 두려우면서도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애틋한 사연을 가진 인물이다.

인간이라서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동서고금을 통틀어 외모는 변하지 않는 주제이며 이야기다. 미녀와 야수를 비롯한 서구의 동화나 우리의 고전에서나 추남과 추녀 미남과 미녀는 어쩔 수 없이 등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숨막히면서도 애틋한 소설을 나는 그런 외모에 대한 전형적인 판타지 또는 동화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어릴 적 읽었던 동화의 느낌으로 읽었고, 이 책에서 장중한 깊이를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방향을 잘못 잡은것이 아닐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