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란 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상이므로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지 않아도 된다. 같은 시간도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우리의 인식을 바꿔서 시간을 늘리면 되는 것이다.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피하려 들거나 수명을 연장하려고 할 필요 없이 삶의 순간순간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는 내 안으로부터의 변화를 통해 훨씬 쉽고도 건전하게 긴 인생을 살 수 있다.-12쪽
"우리는 너무나 어리석어서, 지금 우리가 속하지도 않은 시간 때문에 방황하느라 우리가 유일하게 속한 시간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는다."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26쪽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관심을 잃고, 살아 있는 세상을 보지 못하고, 나의 의식과 관심이 나를 둘러싼 세상과 경험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할지 모른다.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이 축소될수록 자연히 시간의 연장 효과도 줄어들고 달력을 넘기는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오래 살수록 세상은 점차 익숙한 곳이 되어가고, 인식하는 정보의 양은 매년 줄어든다. 그렇게 시간은 점점 빨리 흘러간다.-59쪽
그러나 여기에서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런 시간의 가속이 절대 바꿀 수 없는 절대명제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삶을 어떻게 살지, 또한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어느 정도 우리의 몫이며 우리에게 결정권이 있다.-66쪽
어떻게든 오래 살려는 인간의 노력이 무어 그리 큰 의미가 있겠는가? 건강에 좋다는 음식에 집착하고 운동을 하고 심지어 죽기 직전 냉동까지 한다지만 스스로에게 충실하지 못 한 시간들로 채워진다면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94쪽
그래서 시간에 대한 인식은 정보처리와 자아라는 두 가지 요소와 상대적인 관계에 놓여있다. 이것이 내가 나름대로 도출한 상대성 이론이다. 즉 1) 주변에서(또는 마음에서) 많은 정보를 흡수하고 처리할 때, 2) 자아가 약해졌을 때,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113쪽
하지만 질서 잡힌 정상적 생활을 위해서는 일원적 시간의 개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프랑스 철학자인 앙리 베르그송도 모든 미래와 과거는 현재에 존재하지만 우리가 그런 수준까지 생각하게 되면 삶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에 덧붙여 과거와 미래까지 존재한다면 처리해야 할 정보가 넘쳐나게 되고 현재에 집중할 수가 없게 될 터이니 베르그송에 따르면 인간은 과거와 미래를 ‘걸러’내고 현재에만 온전히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킨 것이다.-210쪽
이 책을 통해 시간을 단순히 몇 시간, 몇 달, 몇 년의 개념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으면 한다. 시간은 개인의 경험, 즉 경험의 주관적 인식과도 관련이 깊다. 어찌 보면 한 사람의 인생이 긴지 짧은지를 논하는 일반적인 기준도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살았는지는 단순히 달력을 몇 장 넘겼는지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삶을 어떻게 살았고 어떤 의식 상태로 살았는지가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개인의 인식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225쪽
과거든 미래든 결국 존재하지 않는 추상이며 실제로는 오로지 하나의 시점인 현재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마감이 존재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은 있지만 그로 인해 압박을 느낄 필요는 없다. 진정한 의미에서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현재만이 존재하기에 시간이 왔다가 가버린다며 아쉬워할 일은 없다.-256쪽
자아의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성인의 발달된 자아는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을 한다. 어린 아이와는 다른 실용성과 체계성,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 집중력과 지적 능력 등은 모두 자아 발달의 산물이다. 자아를 초월한다고 해서 그런 장점까지 모두 사라지지는 않는다. 장점은 그대로 두되 단점만 제거하면 될 일이다. 비유를 하자면 자아의 틀은 마치 추울 때 입었다 더울 때 벗는 외투와 같아야 한다. 논리적이고 실용적인 사고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도록 온전히 존재하지만 더 이상 정신에너지를 독점하거나 우리의 존재 전부를 지배하지는 말아야 하는 것이다.-259쪽
<시간의 심리학 다섯 가지 법칙> 1.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빨리 흐른다. 2. 새로운 경험과 환경에 놓이면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3. 몰입하면 시간은 빨리 흐른다. 4. 몰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5. ‘의식하는 정신’ 또는 평소의 자아가 사라지면 시간은 천천히 흐르거나 아예 멈추어버린다.-263쪽
<시간의 심리학 상대성 이론> 1. 시간의 속도는 우리가 흡수하고 처리하는 정보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2. 시간의 속도는 자아가 얼마나 강하고 분리되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자아의 구조가 약할수록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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