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가지 행동 - 김형경 심리훈습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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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란 삶의 외형이나 행동 방식을 바꿔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인식, 관점, 사고의 틀이 바뀌는 지점에서 성취되는 것임을 훈습 과정에서 체험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27쪽

천천히 손을 씻으며 그들이 내게 건넨 부정적 행동 방식에 자극 받아 나의 내면에서 올라온 부정적 감정들을 씻어 냈다. 그들의 방식에 반응하여 헛되이 나의 감정을 소모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의 행동은 그들의 것이고, 나의 감정은 나의 것이었다. 나는 그저 자신을 잘 보고, 감정을 잘 관리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자 모든 것이 괜찮아졌다.-31쪽

"상대방에게서 느껴지는 불편은 나의 모습이다." -32쪽

내가 힘 있는 성인이고, 생의 모든 문제에 대해 해결하거나 적응하면 된다고 믿는 순간부터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게 되었다.-36쪽

사자성어처럼 보이는 ‘충탐해판’은 한 리더십 세미나에서 알게된 용어이다. 충고, 탐색, 해석, 판단의 앞 글자를 모은 그 단어는 한데 묶어 놓고 보면 방어의 언어라는 사실이 더 잘 이해되었다. 충고는 자기 생에서 실천해야 하는 덕목들을 남에게 투사하는 것이고, 탐색은 상대에게 존재할지도 모르는 위험 요소를 경계하는 일이었다. 해석은 자기 생각과 가치관을 타인에게 덧씌우는 일이고, 판단은 제멋대로 남들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행위였다. 우리는 누구도 그렇게 할 권리가 없지만, 일상적으로 늘 그렇게 생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41쪽

고집 뒤에 늘 따라붙는 ‘불통’이라는 단어는 얼마나 절묘한지. 편견이나 신념에 사로잡히면 타인과 소통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지혜의 통로가 막히기도 한다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46쪽

이제 나는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을 가르는 기준을 하나 가지고 있다. 아마추어가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일한다면 프로페셔널은 자기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일을 한다. 아마추어가 타인과 경쟁한다면 프로페셔널은 오직 자신과 경쟁한다. 아마추어가 끝까지 가 보자는 마음으로 덤빈다면 프로페셔널은 언제든 그 일에서 물러설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한다. 그 결정적인 차이는 내면에서 느끼는 결핍감 유무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80쪽

"시도해 보기 전까지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102쪽

"인생은 어떤 것이 아니라 항상 어떤 것이 되는 기회, 바로 그것이다." (빅터 프랭클)-144쪽

저항 앞에서 물러나느냐 넘어서느냐는 비단 독서 모임이나 정신분석 작업에 국한되는 것만이 아닌 듯했다. 그것은 삶의 문제를 뚫고 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와 직결되는 것 같아 보인다. 거듭 직장을 바꾸는 이들은 불안 앞에서 물러서는 게 틀림없어 보인다.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과 맞닥뜨릴 때마다 사람, 상황, 근무 조건 등을 탓하면서 출발선으로 되돌아오곤 한다. 독서 모임 여성들을 보면 삶의 열쇠는 불안을 처리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는 말이 더 잘 이해된다. -202쪽

독서 모임이 2년쯤 진행된 어느 날, 사인이는 지하철 창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나를, 내 인생을 왜 이렇게 방치하고 있었지?’ 그 말을 한 다음부터 사인이는 조용히, 그러나 적극적으로 자기 삶을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아토피를 치료하고, 라식 수술을 하고, 갈등 구조 속에서 고통스럽게 버티던 회사에 사표를 냈다.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는 회사와 싸워 퇴직금을 받아 냈고, 전공을 바꾸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실직의 불안을 견뎌 낸 후 적성에 맞고 안정적인 직업을 다시 구했고, 직장에서 연하남을 만나 사랑하고 결혼했다. 결혼 초기의 관계 갈등을 잘 처리해 냈고 지금은 아기를 임신 중이다. 사인이는 독서 모임 기간 동안 가장 적극적으로 인생을 변화시킨 사례에 속한다. 삶의 외형이나 행동을 바꾸어 나갔을 뿐 아니라 심리 내면도 용기 있고 지혜롭게 통찰해 들어갔다. 물론 그 모든 일은 스스로 선택하고 노력하여 이뤄 낸 결과이다.-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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