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VS 사람 - 정혜신의 심리평전 2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 2005년 2월
절판


나는 모든 사람이 대단하다고 느끼며, 동시에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외적으로 이룬 성취나 사회적 위치를 감안하면 ‘대단하다’는 소리가 절로 터져 나오지만, 휘장을 걷고 한 발짝만 안으로 다가서면 대단한 사람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반복적으로 체험했기 때문이다.-7쪽

나는 ‘개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진보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문제에서는 특히나 그렇다.-8쪽

내가 경험했다고 해서 그 문제의 보편성을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동일한 경험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사안이라도 그때마다 개별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29쪽

IBM 회장을 지낸 한 경영자는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자신의 성공사례를 참조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다. 자신의 성공사례에서 ‘일정한’ 틀을 취해서 적용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성공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역사학자 앨빈 토플러도 "과거의 성공을 미래의 가장 위험한 요소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30쪽

게임 설계자는 게임에 중독되는 일이 없다고 한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전체 구조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환경에 종속되지 않기 때문이다.-56쪽

현실감각을 유지하려면 타인의 행위 뒤의 동기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현상적 시각이 필요하다. 내가 보고 싶은 상황만 보지 말고 나와 타인의 전체적 현실을 동시에 인식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으니 문제다.-63쪽

"영화촬영 현장이란 때때로, 또는 자주 소외의 구조 속에 빠질 때가 많다. 역할이 작을수록 중심에서 멀어진다. 중심에서 멀어진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심지어 지금 어떤 장면을 찍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수가 있다. 그래서 그들은 현장의 변두리에서 고개를 파묻은 채 무작정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와 중요성을 스스로 인식하면서 작업에 임할 수 있는 열린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이창동의 발언)-89쪽

96년 문성근은 한 대학의 강연장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관계를 바탕으로 부자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버지와의 일정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119쪽

그에 대해 김민기는 웃으면서 "사는데 소시민적인 삶이고 자시고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반문한다.-162쪽

불문학자인 김화영 교수에 따르면 프랑스 출판사들이 우리 작가의 작품 중에서 번역출판하길 원하는 첫째 조건은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작품이란다.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은 삶의 근원적 딜레마를 건드리기 때문일 것이다.-199쪽

고뇌하고 회의하는 ‘자기성찰’이 동반된 행동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법이다.-204쪽

부끄러움이란 ‘자아에 집중하고 자존감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감정’ 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대로 된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아는 남자는 자기 중심이 튼실한 매력적인 남자라는 게 내 생각이다.-229쪽

"상식적 판단에서 옳은 일이라면 바꾸지 말자. 내가 죽을 때까지 그 원칙에서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자" 고 다짐한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또 지위가 달라진다고 해서 자신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손석희의 발언) -273쪽

"골프를 못 배워서 사람 사귀는 게 불가능한 사회라면 이미 썩은 사회이므로 혼자 지내는 쪽을 택하겠다" (손석희의 발언)-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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