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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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주 거칠게 정의하자면, 남북 문제에서는 군축, 평화공존,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경제에서는 자유지상주의, 시장만능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모순을 직시하면서 시장에서 패자를 아우르는 정책을 추구하고, 양심·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시한 각종 정치적 기본권의 확대·강화를 지지하는 것이 진보입니다. 계급적으로 보면 진보는 강자나 부자의 편이 아니라 약자나 빈자의 편입니다. 특권을 가진 엘리트의 편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편입니다. 아시다시피 법학은 정의를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저는 서민과 보통 사람이 자존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봅니다. 진보의 길이 곧 정의를 구현하는 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저는 어디에 가서든 공개적으로 진보를 자처하고 있습니다.-26쪽

제 친구, 지인들은 크게 네 가지 그룹으로 나뉩니다. 생각이 진보적이고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 생각은 진보적인데 인간적으로 싫은 사람, 생각은 보수적인데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 생각이 보수적이고 인간적으로도 싫은 사람입니다. 이념, 가치의 문제와 인간의 문제는 항상 일치하지 않거든요. 과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도덕적 우월감을 내비치거나, 상대방과 소통하기보다 가르치고 지시하려 한다면 좋아하는 사람이 없겠죠.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그 사람의 고민과 처지를 인정하면서 조금씩 소통하게 되면 서로 인간적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41쪽

이런 것이 '쇼'라는 지적도 있지만, 정치인은 대중이 보고 싶어하는 '쇼'를 적시에 보여주어야 합니다. 대중은 정치인의 말이나 행동을 100퍼센트 믿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 사람, 진정성이 있구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저 사람이 해주는구나', '나의 꿈과 고통을 저 사람이 알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되면, 그를 밀어줍니다. 이런 '쇼'를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무게'를 잡고 '급'을 따지면서 '거물' 행세를 하거나 당내 권력 투쟁에 몰두하는 모습만 보이면 대중은 채널을 돌려버리죠. '왕'이 되기를 포기한 '영주', '왕' 밑에서 안주하는 '영주'에게 미래는 없습니다.-69쪽

진보는 열정을 가지고 미답未踏의 장, 미완의 장 속으로 뛰어들어가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바로 후ㅚ하거든요. 연어가 물길을 거꾸로 오르듯이 팽팽한 자세로 새로운 장으로 뛰어올라가 새로운 과제에 대해서 계속 화두를 던지면서 한 단계 한 단계 계속 전진해야 하는데….-74쪽

사회 구성원을 정글 속에 내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으로 살 수 있또록 국가와 사회가 '사회안전망'을 튼튼히 설치해주어야 합니다. 요컨대,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을 권장하면서 동시에 연대의 원리가 사회운영의 원리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93쪽

그런데 진보·개혁 진영은 전혀 준비를 못하고 있었어요. 대중의 욕망을 직시하면서 이 욕망을 '진보적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는 재개발 모델이 없었던 겁니다.-132쪽

정치와 정책은 바로 욕망을 가지고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을 전제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도덕주의적으로 정치와 정책을 바라보고 접근하면 실패하기 마련이죠.-135쪽

'꿈'을 꾸는 데만 그친다면 무능한 것이겠죠. 그러니 그 '꿈'을 다른 사람과 같이 꾸면서 현실화해내야죠.-143쪽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입양아로 자라나서 고교 졸업 후 미국 오리건 주의 작은 대학인 리드 칼리지Reed College를 1년 다니다가 중퇴했어요. 잡스가 한국에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요? 지금처럼 성공했을까요? 세계 최고의 광고상을 휩쓴 세계 광고의 총아 이제석 씨는 대구에 있는 계명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했는데, 대학시절 국내 대학생 공모전에 꾸준히 응모했지만 상을 하나도 못 탔어요. 졸업 후 수십 군데 지원서를 냈지만 취업하지 못하고 동네에서 간판장이 일을 했죠. 이 씨가 뉴욕으로 유학을 간 후에야 비로소 광고 실력이 생겼던 것일까요? 한국 사회는 그를 단지 지방대 졸업생으로 분류하고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요?-157쪽

그렇다면 진보·개혁 진영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항상 민생민주의 문제에 중심을 두면서 통일 문제를 배치해야 합니다.-200쪽

여러 가지를 종합하면, 검찰은 삼성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삼성맨들은 자신들이 한국을 이끈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삼성이라는 조직과 그 수장을 위해 충성을 다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경제 외에도 정치와 사회 분야까지 삼성의 영향력을 넓히려 하고요. 요컨대, 저는 검찰을 검찰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236쪽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권력혐오증에서 벗어나자는 것입니다.-253쪽

차세대 주자들은 경쟁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안전 위주의 보신주의 경향을 버려야 합니다. 바로 그 경쟁을 통해 모두가 크는 것이니까요.-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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