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론
김영수 엮고 지음 / 아이필드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그대로 간신에 대한 하나의 '논의(論)'였다. 그동안 간신을 단지 '나쁜놈'으로만 인식하는 것에 대한 반발로 간신을 하나의 사회·역사 현상으로 파악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 의도는 책의 처음에서 끝까지 나타나고 있다. '사회·역사 현상으로서의 간신'에 대해 조목조목 분석하고 간신의 유형을 분류하면서 마지막으로 간신의 전횡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으려 한 저자의 노력은 돋보였다.

하지만 '사회·역사 현상'으로서의 간신을 파악한다는 의도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양은 많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에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저자는 <간신론>을 통해서 간신에 대해 철저히 해부하고 간신을 식별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시대적 과제에 이 책이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작가의 원대한 뜻에 비해 간신에 대한 대책이라는 것이 너무 원론적이고 너무도 당연하고 상투적인 '공자왈 맹자왈'식의 결론으로 끝이 나 아쉬웠다.

끝으로 이 책의 기획 의도에서 말했 듯, '수많은 간신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지금 한국의 현실에서 간신에 대한 책이 주는 의미는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쓰레기더미에서 장미꽃은 피지 않는다'는 말은 한국 사회에서 앞으로도 유효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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