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구판절판


나는 그때 지식이 잘못 쓰여질 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한 사회의 가치관이 거꾸로 서 있거나 가치 판단이 흔들릴 때, 잘못된 양심을 가진 사람의 지식은 어떤 도둑질이나 살인보다도 위험한 범죄인 것이다. 그와 같은 사람들이 국민을 속이는 머리를 빌려주고 이론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에 전두환 씨 같은 사람이 8년간이나 독재 정권을 유지했던 것이 아니겠는가.-24쪽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라 출세한 사람들이 모두 다 훌륭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자신의 옛 처지를 생각해서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들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옛날 자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고통을 주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고 보면, 불우한 환경을 이겨내고 출세한 사실이 모두 칭찬 받을 수만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30쪽

세상이 잘못되어 있을 때는 그 잘못된 구조와 제도 자체를 고치도록 노력해야지 혼자서 이탈하거나 외면해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135쪽

아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아버지, 존경받는 아버지, 나는 그것이 자녀 교육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여건이 어렵더라도 그래서 당장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더라도, 적어도 고민을 하는 자세는 필요할 것 같다. 적어도 아이들한테 위선만은 보여주지 않도록…….-140쪽

줄을 잘 서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기회주의의 시대, 나는 그러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본보기를 만들고 싶었다.-150쪽

사회주의는 인간의 이성에 의해 건설된다는데, 인간의 본성에 자리잡은 그런 욕심들이 과연 이성으로 다스려질 수 있을 것인가 하고.-172쪽

버려진 사람들에게 도덕적 성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자신들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뚜렷한 의식과 자부심이야말로 모범적 행동의 기초가 된다. 이런 점에서 그들을 사회의 책임 있는 주체로 참여시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관심과 배려에 달려 있지 않을까.-187쪽

머리가 혼란해지고 잡념이 생길 때에는 책을 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안정이 되었다. 그러나 일단 책을 떠나면 고시는 깨끗이 잊었다.-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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