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질적인 심리적 상처에서 생겨난 지울 수 없는 우울감을 떠안고도 사회를 위해, 이웃을 위해 험난한 길을 헤쳐온 두 사람의 인생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자신의 심리적 병에 맞서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싸워온 두 사람의 강인한 의지는 모든 이를 숙연케 한다.-17쪽
역시 큰 인물이 되려면 어떻게든 '행복한 유년기'만은 보장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아! 이 땅의 부모들이여. 제발 어린 시절만큼은 자녀들이 또래들과 어울려 마음껏 뛰놀게 하자. 괜한 출세욕으로 아이를 주눅 들기 좋은 환경으로 밀어 넣지 말자. 심리학적 견지에서, '맹모삼천지교'의 교훈이란 아무래도 '아이의 행복한 유년기를 사수하라'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49쪽
도덕성이란 말로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다. 만일 부모가 입으로는 도덕을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부도덕하게 행동한다면, 아이들은 부모를 경멸하거나 부모와 똑같은 위선자가 되고 말 것이다.-53쪽
개인의 심리적 숙제의 핵을 이루는 '무의식적 소망'은 필연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립하게 되는 '의식적 목표'와 결합되거나 뒤엉키거나 부딪친다. 만일 무의식적 소망이 건강하게 승화되어 의식적 목표에 통합되면 개인의 심리적 에너지는 크게 증폭되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반면에 무의식적 소망이 의식적 목표와 뒤엉켜버리거나 정면으로 충돌하면 개인의 심리적 에너지는 이러저리 요동치면서 마음을 힘들게 만든다.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무의식적 소망을 뚜렷하게 의식화함으로써 그것을 사회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면 스스로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어 세상을 힘차게 개혁해나갈 수 있다.-96쪽
자기의 내면과도 화해하지 못하면서 세상과 화해할 수는 없는 법이다. 또한 자기의 내면세계도 변혁하지 못하면서 세상을 변혁할 수는 없다. 사람이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내면을 통합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면 두 가지를 통찰해야 한다. 그 하나는 무의식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다. 무의식과 사회에는 오랜 기간 자신을 괴롭혀온 심리적 병의 원인이 숨어 있다. 마음의 병은 개인사에서 비롯된 것이 있고 사회모순에서 오는 것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무의식을 의식화해야 하고 사회모순을 의식화해야 한다. 만일 두 가지 중 하나를 회피한다면 우리 마음의 반 이상에는 여전히 안개가 자욱하게 껴 있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을 것이다.-112쪽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에 있으랴! 지구 어디를 가든 별반 다를게 없다는 사실, 그리고 어떤 순간이든 거기에는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은 그에게 모든 상처 입은 인류를 포용하고 온 세상과 화해해야 한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끼게 해주었다.-118쪽
부모와 제대로 화해하려면 반드시 부모를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부모를, 과거를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병리적인 태도는 부당한 권위에 맞설 줄 모르는 비겁한 인물을 만든다. 반대로 부모를, 과거를 조건반사적으로 거부하는 분노에 가득 찬 태도는 세상의 밝은 면과도 화해할 수 없게 함으로써 기성질서를 파괴하려고만 하는 난폭한 인물을 만든다. 오로지 진실에 기초해 부모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자식만이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공정하게 바라볼 수 있기에, 세상과 화해할 수 있고 세상을 변혁할 수 있다.-124쪽
"우리의 전통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을 모아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나가되, 과거의 어두운 측면을 규명하고 넘어가야 한다" (오바마)-125쪽
깨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솔직할 수 있다. '솔직하게 말했다가 망신을 당하면 어쩌나?'. '솔직하게 말했다가 논박을 당하면 어쩌나?' 같은 생각은 변화를 거부하는 허약한 자아의 반영이다. 그것은 결국 자신이 변화해야 하는데 두려움 때문에 그 변화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유연하고 개방적인 자아를 가진 사람은 항상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134쪽
과거 청산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회피가 아니라 직면, 순응이 아니라 변혁을 선택하는 사람을 만들려면 어린 시절의 정서를 안정시켜야 하고 특히 처벌을 남용하거나 혼을 많이 내면 안 된다. 매를 많이 맞고 자란 아이는 맷집은 좋을지 몰라도 내면에는 두려움이 많다.-139쪽
노무현과 오바마가 역지사지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된 것은 어린 시절에 건강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다. 애정결핍은 이기주의와 자기중심성을 낳는 핵심 원인이다.-143쪽
반성능력이 있다는 것은 비판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곧 건강하고 힘이 있는 유연하고 열린 자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당한 비판을 죽어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고집을 부리는 사람은 자아가 허약한 사람이다.-143쪽
고질적인 심리적 병이 한순간에 나을 수는 없으므로 오바마의 병은 위기상황이 되면 다시 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오바마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그것을 평정한 승리의 경험이 있으니, 정신만 바짝 차리면 자기 마음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148쪽
성격보다는 심리적 건강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해야겠다. 16가지 성격은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 그러나 마음이 병들면 그 어떤 성격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노무현과 오바마가 훌륭한 것은 그들이 특정 성격을 소유해서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175쪽
싸움터에 나간 사람이 항상 이기고 집에 들어올 수는 없는 법이다. 때로는 패하기도 하고 때로는 피투성이의 몸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가 정의로운 일을 했다는 당당한 자부심으로 가슴을 쫙 펴고서 형형한 눈빛으로 가족들을 쳐다본다면 아이들은 절대로 사회불안 따위에는 시달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아이들은 불의에 조금도 굴하지 않는 태산같은 아버지를 우러러보며 사회생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226쪽
아버지의 길을 가면서도 어머니를 배신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었다. 성공 사례는 아버지의 좌절을 보상해줄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끈질긴 패배주의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점점 더 심하게 성공 사례에 집착하게 되었다.-229쪽
오바마의 삶은 심리학의 교과서라고 해도 좋을 만큼 교훈적이다. 그의 인생은 어린 시절의 중요성, 부모의 건강한 양육이 자식의 인생에 미치는 결정적인 영향, 심리적 상처를 극복하는 것의 중요성,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과 사회생활을 용감하게 하는 것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는 진리 등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249쪽
이 세상에는 끝끝내 변질되지 않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존재한다.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사람에게는 환경이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는 '일관성'이 있는 것이다. (중략) 대부분의 선량한 국민은 후자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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