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상자기사일 뿐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끌렸다. 이 책을 소개한 신문의 기사 말이다. 토요일의 신간 소개면을 유심히 보는데 그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이 책이 왠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검색을 해봤더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또 있었는지 이미 누군가에 의해서 신청이 되어 있었다. 예약을 해놓고 책이 들어오기를 기다려 1등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정말 예쁜 책이었다.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그림들이 책의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예쁜 얼굴에 마음을 놓은 것도 잠시, 읽다보니 그 진실한 이야기에 마음을 놓아버렸다. 숨김없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그림 몇 점을 꺼내놓고 나를 위로하는 저자의 마음 씀씀이가 참 아름다웠다. 나는 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좋은 글귀를 찾아 메모하고 때로는 내 경험을 생각하기도 하면서 책을 천천히 읽었다. 장남이었던 나는 어렸을 때, 나에게도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누나를 얻은 기분이었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사랑과 관계와 자아. 저자의 말처럼 그 세 가지는 생각한대로, 노력한 만큼 이루어지지 않는다. 삶에서 늘상 열망하거나 마주치는 것들이지만 왜 그렇게 어렵고 상처받는지. 그렇게 베인 상처를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상처가 곪아 자기를 해치는 병이되고, 급기야 남을 전염시키는 독이 됨을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결국 그 상처를 적절히 치료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일은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다. 이 책은 사랑과 관계와 자아 때문에 상처를 받은 이들을 위한 작은 붕대이며, 한 알의 비타민씨다.


  또 하나 이 책에 감사한 것은 그림에 대한 두려움을 덜었다는 것이다. 쟁쟁한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서 이유를 알 수 없음에도 박수를 쳐야 했던 내면의 불편함. 그 불편함이 증폭되면 그림을 대하는 두려움이 된다. 이 책은 그 두려움을 치유하는 데도 특효다. 이 책을 보면서 ‘그림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두려움의 벽이 녹아내리니 그림을 보는 것이 한층 재밌어졌다. 80쪽의 <고백>이라는 그림을 보면서는 저자와 다른 식으로 해석해보는 호기도 부리기도 했다. 또, 책에서 봤던 마음에 드는 그림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게 모두 이 책을 보고 나서의 효험이다.


  글을 쓰다보니 마치 내가 약장수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내친 김에 한 마디 더하자면 이 약은 장기복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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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 2008-07-3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퍼가서 저희 블로그에 올려도 될까요?^^

송도둘리 2008-07-31 11:50   좋아요 0 | URL
네. 퍼가셔도 돼요. 최근에 재밌게 보았던 책이예요.ㅋ

멍멍 2008-07-3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