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인생독법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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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는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읽어도 머릿속에 남지 않는 것 같다. 이럴 때 읽는 책이 재미있는 소설책이나 에세이집이다. 신기하거나 기묘한 이야기도 끌린다. 불안할 때 사주 보러 가는 심리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물론, 이 또한 어지러운 마음을 붙잡아서 슬럼프를 털어내려는 나의 눈물겨운 노력 중에 하나다.

 

  이 책은 예전에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고른 책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신기한 이야기도 많고, 독특한 시선도 있어 흥미로웠지만 아무래도 칼럼을 모아놓은 책이라서 그런지 완결성이 떨어진다. 소재도 중복되고, 짧은 칼럼의 특성상 기-승에서 바로 결로 마무리되는 느낌의 글이 많다. 인생사 사는 방법이야 여러 가지라 글쓴이의 사고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선한 행동으로 덕을 쌓고, 책과 사색을 즐기며, 스승과 친구를 찾아 나누라는 말은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독립불구(獨立不懼) 돈(둔)세무민(遯世無悶)’하라고 되어 있다. ‘홀로 서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세상에 나가지 않고 숨어 있어도 번민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독립불구 돈세무민’의 마음 자세가 되어 있으면 점을 칠 필요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마음이 안 되니까 미래가 불안하고 사는 것이 불안하고 그러다 보면 점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 P21

재다신약한 팔자로 태어났으면 대처법은 무엇일까? 진단만 정확하면 처방은 있기 마련이다. 우선 신약을 보강하는 방법은 독서와 공부, 그리고 호학(好學)하는 친구를 가깝게 두는 일이다. 독서를 하면 사람을 덜 만나게 된다. 신약한 사람은 사람을 많이 만나면 진이 빠진다. 독서를 하면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독서를 하면 역사의 현인들과 대화를 하는 셈이다. 독서를 하면 자기를 돌아보게 되어 실수가 적다. - P32

재다신약한 팔자에서 가장 큰 위기는 재물이 들어올 때다. 대운에서 재물이 들어오는 해에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은 재물이 들어오는 해가 좋지만, 재다신약은 재물이 화근이 된다. 이때에 닥쳐서는 재물을 주변에 많이 풀어야 한다. - P32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은 물을 가까이하고 호수·강·바닷가에 거처하면 재미를 본다. 나는 물이 질퍽질퍽한 논두렁을 많이 걸었다. ‘지자요수(知者樂水)’가 이 말이다. ‘지자는 물을 좋아한다’는 것으로 ‘물을 보면 마음이 가라앉는다.’는 뜻이다. - P40

불이 필요한 경우는 우울증이다. 세상사 모든 게 시들해진다. 마음이 허(虛)하고 낙(樂)이 없다. 가슴속에는 온갖 근심 걱정만 가득하다. 아무리 하지 않으려고 해도 근심 걱정이 머리에 가득 차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이럴 때는 불을 봐야 한다. - P40

음양오행은 풍수, 관상, 이름 짓기, 체질 등 일상에서 계속 적용되어 온 세계관이자 경륜, 지혜이다. 핵심은 강한 부분은 눌러주고 약한 부분은 보강해주는 조화와 균형에 있다. 조화를 이루면 모든 것이 통한다.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 P54

3년 정도 살아봐서 건강에 이상이 없고, 큰 사건사고가 없고, 소송분쟁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그 터는 명당이라고 봐도 좋다. - P100

인생은 잘 나갈 때보다는 잘 못 나갈 때가 더 많은데, 이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 P117

그 사람이 공부가 됐나, 안 됐나를 가늠하는 기준은 바로 독락(獨樂)에 있다. 독락이 되는 사람은 공부가 된 것이다. - P238

소설가 이병주는 명언을 남겼다. ‘승자의 기록은 태양의 빛을 받아 역사가 되지만, 패자의 기록은 달빛의 조명을 받아 신화와 전설이 된다.’ - P254

배터리가 다 떨어질 때까지 조직에 붙어 있으면 좀 그렇다. 배터리가 조금 남아 있을 때 미리 조직을 나오는 게 좋다. 조직에서 나가라고 할 때까지 붙어 있으면 에너지가 방전되기 쉽다. 조금 먼저 나와야만 남은 에너지를 이모작하는 데 투입할 수 있다. - P275

명나라 말기의 화가 동기창(董其昌, 1555~1636년)은 그의 명저인 ≪화안(畵眼)≫에서 ‘만 권의 독서를 하고 만 리를 여행해봐야 가슴에 쌓여 있는 탁기와 먼지를 털어버릴 수 있다.’고 써놓았다. - P323

그 선택의 순간에 저쪽이 아닌 이쪽을 선택한 이유를 파고 들어가다 보면 섭리와 팔자에 맞닿게 된다. 당시에는 현실적인 이해타산이나 이성적 판단이라고 여겼을 테지만 지나고 보니 이것은 무의식에서 내린 판단이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무의식이 이끌어서 내린 결정이나 판단이 결국 팔자가 된다. 쇼펜하우어는 이를 가리켜 ‘맹목적인 의지’라고 표현하였다. 지성이라고 하는 것은 맹목적인 의지의 하인이라는 것이다. 지성이 이끄는 게 아니라 우리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맹목적인 의지가 이끈다. - P327

전생에 지어놓은 업보는 고칠 수 없으므로 담담하게 수용하면서 내 생에 전개될 카르마를 현생에 만들어놓는 것이다. - P328

나의 생각은 팔자론이다. 팔자는 정해져 있다. 어지간해서는 바꿀 수 없으며, 자기 팔자대로 산다. 그렇다면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가? 나는 10% 정도는 있다고 본다. 9:1론이다. 사실 10%의 노력은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 10%의 노력이 100%의 운명을 바꾸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10%의 노력과 방법은 무엇인가. 운명을 바꾸는 방법으로 크게 여섯 가지가 있다. 첫째 적선, 둘째 스승, 셋째 기도와 명상, 넷째 독서, 다섯째 명당, 여섯째 지명, 자기 팔자를 아는 것이다. 이 여섯 가지가 수 천 년 동안 전해져온 동양의 철인들이 정리한 요점이다. - P329

인생의 시행착오는 자기 분수를 모르고 과욕을 부리는 데서 온다. 과욕을 부리는 것을 ‘적극적’이라고 착각하고, 분수를 지키려는 노력을 ‘소극적’인 태도로 평가절하하는 경우가 많다. 팔자의 핵심은 때를 아는 것이다. 내 인생이 지금 봄인지, 여름인지, 가을인지, 겨울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눈 내리는 한 겨울에 씨 뿌리려고 덤벼드는 사람은 때를 모르는 사람이다.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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