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풀꽃도 꽃이다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1권도 그랬지만 2권까지 읽다 보면, 정말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일종의 팸플릿이라는 생각이 든다. 등장인물들은 불현듯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진다. 각자 맡은 역할만 충실히 수행하고, 퇴장한다. 그 이후의 행적은 알 수도 없고. 이러니 인물들에 애착을 두거나 집중할 여지가 없다. 결국, 성적 중심, 암기 중심의 교육을 벗어나 자기 주도적, 자율적인 교육체계를 만들자는 지은이의 주장만 남을 뿐이다. 아무리 말하고자 하는 바가 옳아도, 그것이 곧바로 좋은 소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초고 단계에서 사건과 개요를 엮어놓은 것을 그대로 출판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로 실망스럽다.

 

  책의 말미에 대안학교와 혁신학교를 찬탄하고 있는데, 정말 그 학교들은 무조건 좋기만 할지, 모든 아이가 대안학교를 갈 수 있는지,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화하면 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진보 교육감의 당선 혁신학교의 전국화 교육제도의 전면개혁이라는 도식은 너무 순진하게 느껴진다.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가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거니와 소위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세력의 안에서도 그 방식을 둘러싸고 의견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시 확대를 둘러싼 복잡한 논쟁을 보더라도 무엇을, 어떻게 바꾸느냐의 문제가 간단한 것 같지는 않다. ‘아이를 부모의 소유로 보지 말자는 관점의 전환에는 충분히 동의하지만, 이 책은 소설적으로도 고민의 숙성 차원에서도 충분치 않게 느껴진다.

 

부모와 잦식은 절대 변할 수 없는 한 핏줄이되, 그 생명체로서의 존재는 완전히 별개의 독립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개성도, 능력도, 성격도 다 다르다는 사실, 그래서 그들의 인생도 다 다르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 P29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2-19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19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