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어려운 일을 당하면 자신의 본성을 드러낸다. 아무 잘못 없는 나에게 갑자기 들이닥친 것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난데없이 집을 잃고,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한 가족이 겪게 되는 이야기인데 마냥 우울하지만은 않았다. 아이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겪을 외로움과 부끄러움에 마음이 아팠지만, 특히 자신과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어머니가 느꼈을 어려움과 막막함이 새삼 느껴져 코끝이 찡해졌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을수록 감동의 포인트가 달라지는 것 같다.

 

  결국은, 환경을 이겨내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흔들릴 수 있지만, 최종적인 선택은 내가 해야 한다. 하루하루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고난 속에서 판단이 흔들리지 않는 지혜를 가질 수 있기를……. 좋은 책은 신문의 서평란이나 서점의 매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직장동료가 휴가 때 한번 읽어보라며 권해서 읽게 되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아이들에게도 좋지만, 어른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좋은 책은 항상 그렇듯이.

저 낡아빠진 자전거 한 대만 가지고도 저렇게 행복해할 수 있다는 게 상상이 되니?" - P210

나는 모퉁이를 돌아 고속도로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막 길을 벗어나기 직전, 자신도 모르게 내 발밑을 흘깃 내려다보았다. 길가에 쌓인 모래 위로 자박자박 내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나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무키 아저씨와 아저씨의 신조가 떠올랐다. 살면서 뒤에 남겨놓은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말.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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