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영토 희망 스토리
김영한.지승룡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민들레영토라는 카페에 대해서 종종 들어왔다. 카페면 카페지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렇게 유명한가 싶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럴만 하다 싶다. 조그만 10평짜리 카페에서 지금의 민들레영토를 만든 지승룡씨에 대한 조명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역시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 짓는 것은 위기에 맞딱뜨렸을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이다. 위기를 자신의 인생선상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끝도 없이 굴러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위기를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다르다. 창조적이고 침착하게 행동하다보면 결국에는 성공으로 다다를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말은 이렇게 쉽지만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 닥치게 되면 막상 그렇게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지승룡씨는 위기의 순간마다 발상의 전환을 거듭하며 침착하게 탈출구를 찾았다. 그리고 죽을 각오로 일했다. 한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 착하고 성실하게 살다보니 필요한 순간에 저절로 도움이 됐다. 결국 성공에 다다랐다.

 리더에 대한 지승룡씨의 지론도 인상적이다. 군대와 같은 계급사회에서의 상하관계를 '팔로우쉽(follow-ship)'으로 치부하고 진정한 리더라면 '나를 따르라고 요구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따르게 만드는 사람'이어야 하고, 리더는 '계급이나 직책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따르는 자가 결정하는 존재'라고 설파할 때, 군대에서 복무하고 있는 나는 귀가 쫑긋해졌다. 같이 일하고 모범을 보이는 자라야만 진정한 분대장이며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귀찮다는 이유로, 시키고 명령하기만 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했다.

 그 내용의 좋고 싫음을 떠나서 내가 보기에 이 책은 매우 부족한 책이다. 민들레영토의 희망스토리를 이야기해주고 싶었다면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지승룡씨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수박겉핥기에 그치고 있다. 민들레영토의 감성마케팅·마더마케팅에 대한 설명은 중언부언하고 있고, 다른 부분도 깊이 없는 소개로 채워져있다. 이런 책은 '팸플릿'에 불과하지 않은가? 짧고 투박한 글을 행간을 넓히고 디자인에만 신경써서 비싸게 팔고, 또 팔려나가는 요즘의 출판 세태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여러모로 부족하고 부실한 책이었고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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