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을 비밀을 폭로한다.
-긍적적 사고를 하고, 당당해라.
-내 구직 의사를 널리 알려라.
간단해 보여도, 재취업자, 구직자에게
이보다 더 필요한 말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지리아의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디 아디치에는 많은 남자들이 요구하는 방식 - 페미니즘에 대한 얘길 하다보면 ˝예쁘게 말하지 왜 화를 내?˝라고 많이들 한다. - 에 맞게 차분하고 다정하게 논리적으로 이야기한다. 그 남자들은 소위 #지옥에서_온_페미니스트 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황하는 대신 이 책을 읽고 페미니스트가 되면 된다. 물론, 많은 여자들에게도 희망과 공감을 주는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도 여자들은 우리의 어떤 행동이, 어떤 말이, 어떤 옷차림이, 우리의 모습 자체가, 우리가 여성이라는 사실 자체가 남자에게 욕망을 불러일으켰으므로 응당 그 욕구를 만족시켜주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 그들에게 우리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193p

이 내용은 <이슬람 여자들의 숨겨진 욕망>같은 책에나 나오는 게 아니다. 9초마다 한번 매 맞는 여성이 발생하고(187p), 남자들이 현재 배우자나 옛 배우자를 살해하는 것이 매년 1000건이 넘으며 여성의 1/5이 강간 생존자인 미국 여성 얘기다. 숫자로 읽으니 더 와 닿는다. 이런 대규모의 폭력과 살인을 여태 그냥 지나치고 있었다는게 놀랍다. 이 정도면 우리 모두가 나서서 방지책을 찾을만 하지 않은가.

강남 여성 살인 사건에서도 이런 종류의 생각이 읽힌다. 여성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살해했다는 범인은 그 화장실에 드나들던 수많은 남자들은 그냥 보냈다. 자신을 무시하는 여성의 목숨은 자기가 처리해도 된다는 성적 권리 의식. 집안 망신시킬까 누이를 살해하는 이슬람 남자의 생각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여성을) 가르치려 든다.˝ 는 ˝남자들은 내게 발언할 권리를 주지 않고 상황을 정리할 권리도 없다는 믿음에 의거한 행동을 함˝을 뜻한다. 남자가 여자 입을 다물하고 하거나, 입을 열었을 때 위협하거나, 말을 꺼냈다고 해서 때리거나, 영영 침묵시키고자 죽이는 것. 성적 권리 의식을 행사하는 것은 정도의 문제지 범주의 문제가 아니다.

가부장제는 수천년간 이어져 왔기에, 남녀를 떠나 우리 삶에 뼈속 깊이 박혀있다. 여성들 스스로도 남녀가 평등한 삶을 떠올리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연애나 결혼 생활에서의 성 평등은 게이나 레즈비언 사이의 역할을 상상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둘 중 누가 밥을 하고 누가 빨래를 할까? 누가 바깥일을 하고 누가 집안일을 할까? 누가 육아휴직을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들이 너무 문화나 전통을 훼손한다는 생각이 들어 공포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화와 전통은 무조건 계승해야만 하는 것인가? 그것이 안 좋은 것임이 드러나면 좀 더 합리적인 쪽으로 바꿔나가면서 그것을 지금부터 전통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나는 늘 나 자신에 대해 궁금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는데 있어 무엇이 옳은지, 미래의 나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말이다.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으면서 나도 미처 몰랐던 내 마음을 훌륭한 글솜씨로 대변해주는 글귀를 읽어내려가면서 후련했다. 그리고 나를 조금씩 찾는 느낌이 든다. 특히 여성으로서의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타인의 눈에 비칠 내가 아닌 내가 생각하는 나에게 시선을 돌리게 되었음을 인지한 순간엔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를테면 설명남이 ˝여자는 차에 대해 잘 알면 곤란해˝란 말에 왜 입을 다물었는지, 내가 입은 브래지어가 정말 나 자신을 위한 것인지 하나씩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것이다.

주체적 여성이 되는 것. 여성해방의 시작이자 본질이 아닐까 싶다. 아마 더 많은 여성들에게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이 페미니즘이 추구하는 여러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어 프로젝트 - 남자들만 모르는 성폭력과 새로운 페미니즘 푸른지식 그래픽로직 5
토마 마티외 지음, 맹슬기 옮김, 권김현영 외 / 푸른지식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프랑스의 토마 마티외란 남자가 그렸다. 머릿말과 꼬릿말에서 남자를 왜 악어로 그렸는지 반복적으로 설명한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즉 여자 쪽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란다. 이 책이 그만큼 남자들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다는 거다. 여자에겐 그게 악어로 나왔든 남자로 나왔든 감상 결과가 별로 다르지 않았을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불쾌하단 남자들은 있다. 그들에겐 어쩌면 좋을까?
하도 구구절절 반복해 남자를 악어로 그린 이유를 설명하니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생각해봤다. 혹시 악어와 (당하는)남자들로 그렸다면? 그런 그림이 상상하기 쉽진 않다. 어떤 에피소드는 의도대로 와닿지 않을 것도 같다. 아 근데 이 방법 어디서 본 듯하다. 혹시 이게 메갈이 보여준 미러링이란건가?

메갈의 미러링을 대놓고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자극받았기 때문일거다. 같은 일을 여자가 겪은 것엔 감정이입을 못하고 똑같이 되돌려 보여줘야 충격을 먹는 상황. 그에 비하면 <악어 프로젝트>는 극심한 충격을 주어 반감을 사는 대신 부드러운 표현 방법으로 악어를 선택한 것 같다. 물론 악어로 그린 것만도 반감가지는 사람들이 꽤 있지만.

책 속에 펼쳐진 상황들은 참 솔직하다. 심하다 싶은 것도 많다. ˝일찍 다녔어야지, 그렇게 입고 다니니 그렇지˝라는 피해자에 대한 비난은 시공을 초월한다. 레즈비언 등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점만 빼면 우리나라에서도 악어 프로젝트는 다양한 사례로 금방 한권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점은 사례 나열만으로 끝나 분노의 여운만 남기지는 않는다는 거다. 부록의 대처법들은 단순하면서도 믿음직하다. 특히 육체적 방어를 하면 더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을까 긴박한 찰나에도 고민에 빠지는데, 독일의 강간 위협에 관한 통계가 도움이 된다. 그에 따르면 육체적 방어는 위협의 90퍼센트를 막을 수 있었고 오직 0.3퍼센트만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대처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많은 악어들이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
이민경 지음 / 봄알람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이 참 미니미니하다.

지은이 이민경은 강남 여성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한 남자가 개인적 원한이 아니라 ˝여자들이 자길 무시한 것 같아서˝ 알지도 못하는 한 여성을 살해했다. 내 기억에도 이 사건은 충격이었다. 종종 강남에 나가기 때문에 죽은 사람이 나였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아마 많은 여성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강남역 10번 출구는 추모객들의 포스트잇으로 뒤덮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성 차별 문제가 조명받고 함께 개선하자는 공론이 모아졌다면 참 좋았겠다. 하지만 여혐을 일반화하지 말라, (남자로서)잠재적 살인마로 몰리는건 억울하다는 일부 포스트잇은 안 그래도 슬프고 억한 심정으로 나온 여성들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 후 강남역 10번 출구는 며칠동안 남혐 여혐 대결의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 대결 구도는 뉴스를 탔고 친구나 연인, 가족간에 이 사건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아마 그 과정에서 기득권인 남성에게 여성 차별문제를 설명하는 여자들은 답답이 고구마를 많이 먹었을 것이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는 이 고구마에 곁들여 먹을 사이다를 선사한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어떻게 볼 것인지 자세한 설명은 없다. 다만 여성들이 대화에 나설 수 있게 도와주는 실전 매뉴얼이다. ˝여성차별에 대한 생각과 경험은 내가 말하고 싶으면 말하자. 말하기 싫은데 굳이 응할 필요없다. 내가 원하는 상대에게 말하자, 안 그래도 상처가 있는데 설득되지 않을 부류에게까지 진땀빼며 노력하다 더 상처받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주된 기조다.

이제 이런 대화를 할 기회가 거의 없지만 옛 남친과의 대화가 문득 떠올랐다. 어떤 여성 직업에 대한 문제로 얘길 나누다 입장 차이가 커서 목소리가 서로 높아졌더랬다. 그땐 혈기왕성해서 마구 쏘아붙였다. 그때에 비하면 ˝여성혐오˝라는 이미 상처가 되는 말이 흔하게 쓰이는 요즘의 젊은이들은 예전의 나에 비해 더 심하게 쏘아붙이고 또 상처받을 것 같다. 상처를 덜 받자, 말하려면 잘 해보자고 쓴 이런 실전서가 젊은 여성들에게 은근 힘이 될 것 같다.

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실전편˝은 이 책이 정말 실전서임을 증명한다. 소개된 실전 대답을 보면 오히려 싸움을 더 키우진 않을까도 싶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별 문제 아닌데˝ ˝요샌 남자도 살기 힘들어˝ ˝여자도 군대가야지˝ ˝다른 문제도 많은데 왜 하필 페미니즘이야?˝ 과 같은 말에 조금이라도 여성들이 자기가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할 수 있도록 말로 지지 말라는 마음으로 추린 대답들이리라.

책이 끝부분에 소개한 ˝여성신문˝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트위터에서 #한남과밥이야기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있었다. 아빠나 오빠, 남동생이 엄마에게 아침밥을 요구하거나 엄마가 아프거나 안 계시면 누나에게 밥차리라 한다는 경험담들이 쏟아졌다. 읽으며 참 안됐다 생각하다 나를 돌아봤다. (얘기에 앞서 나는 엄마, 아버지를 무척 사랑한다) 나는 남편보다도 아침밥 같이 먹는걸 중요하게 여기고, 국이 없으면 밥 넘기기 힘든데 이 습관은 온전히 친정아버지를 닮은 것이다. 생각해 보니 내가 이 모습을 닮을 수 있었던 건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수십년 아침상에 국을 차려준 맞벌이 엄마의 공이 컸던 것이다. 트위터에 ˝원하면 자기가 차려먹지˝란 의견을 보고 충격아닌 충격을 먹었다. 아버지가 차려드실 수도 있었던 것이구나. 이렇듯 결과만 보면 과정에 들어간 여성의 공은 오랜시간 드러나지 않을 때도 있다. 오랜 세월 여성이 해오던 일이라는 이유로 자기도 모르게 여성들이 하기를 자처하는 일들도 많다. 왜 내가 해야 하는가, 내가 해주고 싶은가. 늘 생각해 볼 일이다.

이처럼 여성 스스로도 ˝여성˝이라는 틀에 많이 갇혀 있다. 이 책의 리뷰 중 겨털을 기른 여자 사진을 봤다. 확실히 낯설었다. ˝여성˝이라는 틀에 어긋난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중요한 건 ˝여성은 겨털을 밀어야 한다˝는 남들의 생각이 아니라 그 겨털의 주인인 여자의 생각이다. 그 여자가 겨털을 기르고 싶은가 아닌가. 그는 18개월간 겨털을 길렀다고 한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를 ˝여성˝에 대한 틀 하나를 그렇게 깨버렸다.

책이 아닌 여성신문과 겨털 사진에서 얻은 깨달음은 결국 책을 관통하는 기조 ˝내가 하고 싶은가˝를 생각하라는 것과 닿아 있었다. 신기했다. 작고 가벼운 책에서 얻은 무게있는 깨달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