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
존 버닝햄 지음,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불쑥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을 때.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슬픔을 느낄 때가 있다.

어른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영원한 어린 왕자를 꿈꾸던 내가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면서

사는 것에 매여, 사는 것에 치여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될 때.

특히 아이들의 천진한, 너무 맑은 어린 왕자같은 생각들을

유치하다며, 말도 안됀다며 묵살하고서 돌아서면서

나는 슬퍼진다. 후회한다.

몸이 아픈 친구를 보살피느라고 집에 늦어서 학원차를 놓쳤다는 아이에게 "그런 건 안 바쁜날 해야지." 하고 말하고는 아차 했다.

친구가, 우정이 더 중요한건데.

보르카는 털이 없어서, 다른 친구들과 달라서 슬펐다.

결국 보르카가 선택한 것은 그런 친구들이 모여 사는 곳이였다.

털이 없는 보르카를 보르카대로 인정해주고 친구로 받아주었더라면 어땠을까?

내 아이도, 보이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데.

이웃도 보이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데.

가끔 가까운 길을 놓아두고 먼길을 돌아오는 기분이다. 편견으로 인해 먼길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