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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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레온이 외쳤다. 오누이의 다정한 포옹 속에서 세실리아는 오빠의 재킷 윗주머니에 꽂힌 두꺼운 만년필이 자신의 쇄골을 누르는 것을 느꼈고, 구겨진 옷깃에서 나는 파이프 담배 냄새를 맡았다. 그순간 남자대학 기숙사를 방문해 함께 차를 마셨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그때가 그리워졌다. 지나치게 정중하고 어색해서 지루할 때가 많았지만 가끔, 특히 겨울에는 유쾌한 적도 있었다.
<속죄 >

글을 읽는데 냄새가 그려진다.
알싸하고 텁텁한 품의 기억들.

겨울과 맞닿은 포옹의 순간들.

코끝이 찡하게 추운 날이 별로 없던 요즘,
겨울에 어울리지 않는 뿌연 하늘이 계속되던 요즘, 이런글을 읽으니 쨍한 추위와 뿌연 입김과 단단하고 포근한 냄새의 기억들이 문득- 그리워졌다.

부대끼며 사는 시간이지만 외려 따뜻한 포옹한번 나누기 힘든 나날속에서 소진되는 나를 느낄 때 책을 읽는다.

아니, 실은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읽다가 떠올리고 위로받고 글로 남긴다.
올해는 읽고 쓰자고 다시 한번 생각한다.

한 겨울의 냄새와 그 품과 그 남자에 대해 떠올리다 독서애찬으로 마무리 짓지만 이도저도 매한가지다.

그리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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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좋다
채인선 지음, 김은정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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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지만 아이를 위한것이라기보다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책.딸로서 엄마와 함께 보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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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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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만이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나를 살아 있게 한다.

감옥 속의 겨울 속의 나를

머리 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가슴 가득히

뜨건 피 돌게 한다.

그대만이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김남주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中-

 

 

 

내가 그냥 나여도 좋은 사랑,

서로의 사랑이 서로를 자라게 하는 사랑,

그대를 더 사랑하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도 좋은 사랑,

 그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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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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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입술이고 라디오고 거대한 책이므로,

사랑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게 말을 건네므로.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이 그 입술을 빌려 하는 말은,

바로 지금 여기가 내가 살아가야 할 세게라는 것이므로.

그리하여 우리는 이 세계의 모든 것들과 아름답게,

이토록 아름답게 연결되므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으니 사랑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다는 것을, 오직 존재하는 것은

서로 닿은 입술의 , 그 손길의, 살갗의, 그 몸의 움직임뿐이라는

것을 그도 알았더라면.

 

 

+ 그에게 있어서 사랑은 입술이고 라디오고 거대한 책.

내게 있어서 사랑은 바다와 바람소리 그리고 수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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