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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폭낭에 걸린 보름
진선경 지음 / 신영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어제랑 오늘, 이틀에 걸쳐 이 소설을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아마도 어떤 웹소설 사이트에서 처음 접했던 것 같은데, 무료 회차를 읽고 유료 회차를 구매하기가 성가셔서 그냥 책을 통째로 구매했던 것 같다. 전자책으로 사면 종이책의 반값인 4천원에 불과해서 부담없이 지르지 않았나 싶다.
책 제목인 ‘폭낭에 걸린 보름‘에서 ‘폭낭‘은 팽나무를 뜻하는 제주어다. 작품도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소설이다. 나는 로맨스 작품을 정말 좋아해서 이렇게 책으로 읽는 것은 물론이고 웹소설과 웹툰은 물론이고 멜로 드라마도 즐겨 보는데, 다른 남자들도 그런 걸 보는지 궁금하다. 아마 내가 여지껏 살면서 한 번도 연애란 걸 해보지 못해서 더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제 작품 소개를 잠깐 해볼까 한다. 어느 날 유명 배우 ‘국건‘은 드라마 촬영을 앞두고 잠깐 휴가를 보내려고 스태프보다 먼저 제주도에 온다. 제주도에 오자마자 촬영을 도와줄 제주도 현지 코디네이터인 ‘지운‘을 만나고, 즉흥적으로 드라마 촬영지 사전답사를 핑계로 그녀와 제주도 곳곳을 드라이브한다. 인기스타인 자신을 보고도 무덤덤한 지운에 국건은 호기심이 생긴다. 티격태격한 두 남녀, 하지만 드라마 촬영이 계속 진행되면서 두 사람의 감정은 점점 깊어진다.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로맨스 소설‘로 여겨지지만, 제주 4.3사건, 제주어 등 제주도만의 정서가 작품 내용과 잘 어우러져서 소설의 매력을 더한다. 제주도에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지만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제주 냄새가 좋다. 제주도 사람이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 궁금하다.
작품에는 이렇다 할 악역이 없다. 여자 주인공을 질투해서 장난을 치는 인물이 한 명 나오긴 하지만, 비중도 크지 않고 그 정도 악역은 귀여운 편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예쁜 이야기다. 옛날에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생각했는데, 언젠가 꼭 한번 드라마나 영화로도 나왔으면 좋겠다.
"할망, 그 사람이 이제 와서 이러는 날 비웃으면 어쩌지?" 할머니가 지운의 머리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아가, 소랑에는 부치름이 엇나사랑에는 부끄러움이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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