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집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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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 삶을 물질적으로 더 풍요롭게 하는 기술이 아니라, 이웃과 서로 나누고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진정한 의미에서 인생을 잘 살고 싶다면 이런 어른의 말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녹색평론》과 이계삼 선생이 말하는 '고르게 가난한 사회'도 내가 인용한 글귀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다.


만약에 천국이 있다면, 그곳은 온갖 먹을거리와 물건이 넘치는 세상이 아니라 조금 부족하게 살아도, 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세상이 아닐까. 지옥은 그 반대로 겉은 풍요로워도 사람들이 서로 아귀다툼을 하는 곳이리라.



세금을 잘 내면서 국가에 분배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도 좋고, 자선단체에 내는 기부금 영수증을 면죄부처럼 챙겨 가지고 있는 것도 좋지만 내 이웃이나 친척 중 눈치껏 보살피고 안부를 물어야 할 이들을 마음으로 챙겨 가지고 있으면서 자주 오가고 정을 주고받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너무 올려다보고만 살았지 내려다보고 살 줄 몰랐다.

또 50년대 가난한 집 담 너머로 음식 냄새가 솔솔 넘어오고, 사람의 인기척이 들리고, 뉘 집 부엌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서로 사정이 빤한, 당시로서는 보통 수준의 동네에서 뉘 집에서 김치나 부추 부침처럼 이웃에 냄새를 풍길 별식을 할 때면 으레 넉넉히 부쳐서 나누어 먹었다. 그러나 월급날 고기 근이라도 사게 되면 아이들이 아무리 숯불 피워 구워 먹고 싶어해도 어른들은 냄새나지 않게 냄비에 볶아 먹자고 했다. 나눌 수 없는 건 냄새라도 안 피우려는 이웃간의 배려가 곧 정이 아니었을까. 우린 이런 정으로 가난을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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