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예술사 연구자인 저자 이명미는 말한다. 세대 갈등은 격화와 완화를 반복하며, 대중가요의 역사도 그러했다고. 더 나아가 세대 갈등이 한국 대중가요를 발전시킨 주역이라고. 뭐든 일장일단은 있다더니 세대 갈등도 꼭 부정적으로 볼 만한 건 아니구나 싶다. 오늘날과 달리 1930년대 '트로트'의 애청자도, 지금은 가요무대에서나 들을 법한 옛날 노래의 애청자도 십대였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겨서 오늘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이 책 외에 분야가 다른 책 두 권을 더 빌려왔지만 페이퍼의 주제와 맞지 않으니 생략하고 넘어가겠다.
주목해야 할 지점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획기적으로 새로운 경향이 등장하는 시대란 늘 ‘세대 간의 취향 갈등‘이 아주 격해지는 시대라는 겁니다. 다시 말해, 어른들이 ‘요즘 애들 노래, 그것도 노래냐?‘ 고 귀를 닫아 버리는 정도를 넘어서서 , ‘요즘 애들 노래를 보니 세상이 말세다‘, ‘저런 걸 노래라고 좋아하니 미친놈들 아냐?‘ 라고 격하게 반발하는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겁니다. - P14
정말 ‘저런 노래는 없애 버려야 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아져 여론을 형성할 정도로 격한 반발이 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중가요사의 굵은 줄기가 변화하는 시대에만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 P16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시대로는 1990년대가 그랬습니다. ‘신세대‘, ‘신세대 문화‘란 말이 나왔다는 것은 그 반대편에 있는 ‘구세대‘와의 갈등이 상당했음을 의미합니다. 1970년대 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때에는 ‘청년문화‘가 화두였습니다. 이 역시 ‘기성세대 문화‘와의 갈등이 상당했음을 의미합니다. - P16
그런데 바로 이렇게, 세대 간의 취향 갈등이 아주 격해진 시대야말로 대중가요사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시대라는 겁니다.. 이런 시대에 어른들의 욕을 먹으며 형성해 놓았던 새로운 창의력의 힘으로 향후 20년 동안 한국의 가요계가 먹고사는 겁니다. 뒤집어 보자면, 어른들도 적당히 이해하고 용인할 수 있을 정도의 노래만 나오는 시대란, 새롭게 비약적인 발전이 이룩되는 시대는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P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