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잠 못 들고 있었군요 - 불행하지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은 밤
은종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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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과거_돌아보지 마. 후회하지 마. 그 땐 그것이 최선이었으니가

둘. 미래_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은 변하고 무엇이 좋은 지 나쁜지 모르니까

셋. 현재_지금 이 순간을 살라. 한 번 뿐인 인생이니까

넷. 명상_자기 인생을 살라, 그래야 온전히 행복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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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통해 건네는 치열한 30대(현재)와 다가올 40대(미래), 그리고 지금을 온전하게 살게한 그 이전의 단단한 내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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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는 30년 명상수행가로 철학박사를 취득하고 다수의 강의와 명상상담, 책 발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단순히 '한 개인의 에세이'라고 정의하기엔 그 깊이와 내공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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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어 읽어보고 싶다"는 강한 끌림이 있었다. 만약 이 책이 "당신도 힘들군요", "오늘도 수고했어요"였다면 "네 그렇습니다"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잠 못들고 있었다'는 말. 그 말이 참 와닿았다.

그런 날이 있다. 너무 피곤한데 잠을 자기 아쉬운 밤, 너무 많은 고민으로 잠을 못자던 밤,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눈을 비비며 잠을 참던 밤, 그냥그런 하루가 지나가는게 '맞는 삶인가', 또는 '오늘도 별고 없이 잘 지나간다'고 안도하면서도 아주 작은 고민, 아주 사소한 감상에 잠이 깨버린 밤.

그런 밤을 한번이라도 겪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차례를 한번 보라. 분명 '어?'하고 꽂히는 문장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침대 옆에 두고 잠 못 드는 밤에 핸드폰 대신 이 책을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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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 삶이 오늘도 답답하게 끝났구나 싶어서 잠이 오지 않은 날이 있었다. "해봤자 소용없다"싶어서 포기하다가도 문득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하나"라는 마음에 울컥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좀처럼 쉬이 사그라들지 않는 마음에 잠은 커녕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나 이대로 나를 꼬깃하게 구겨놓은 채로 살아야하나 싶어 잠이 오지 않았다. 책을 펴서 차례를 살피다 [너,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자기 자신으로 살기를 선택하는데 너무 늦은 때는 없다]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등불을 켜고 쇼파에 쪼그려 앉았다. 책을 펼쳐 이 부분만 읽었다. 한 번 읽고 두번읽고 세번을 읽고 나서 '휴우'하고 깊은 숨을 뱉었다. 숨을 뱉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그제서야 잠이 쏟아졌다.

/p.202

백조는 백조무리와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다. 그러니 어울리지 않는 곳에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다. 한 번 길을 잃었다고 좌절하지 않아도 된다. 잃은 그 길에서 다시 방향을 잡으면 된다. 다만 떠나야 할 때를 잘 알아야 한다. 떠나야 할 대상이 장소일 수도, 직장일 수도, 사람일 수도 있다. (..)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살다보면 헤어질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

변화는 언제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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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존재하는 개 - 개 도살,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파카인 지음 / 페리버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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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알아야 할 개 도살의 현주소"

「아직도 존재하는 개」​​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겐 '불친절한' 그림책이다. 글자는 하나도 없고 1,2,3장 구분과 몇몇 소품그림 외엔 죄다 흑백이다. 거기다 '이게 인쇄 잘못된거 아니야?'싶을 정도로 그 흑백의 농담과 배경의 번짐도 있다.

어떤 부분은 '이거 화질이 왜이래?'싶어서 <이 책, 진짜 그림책 맞아? 이게 완성품 맞나?> 싶다. 그렇게 '인쇄의 상태와 품질'에만 관심을 가지다가 시선이 문득, 이 책의 진짜 주인인 <개>가 보인다. 그제서야 "아 이 책 <개>이야기잖아"싶어서 다시 첫장으로 돌아가 '개'를 보고 울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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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도살당하는 개]에선 일명 '개 시장'의 철창에 갖혀 죽음을 기다리는 개들의 모습이 나온다. 끌려가고, 잡혀들어가고, 언제 내가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것에 두려움과 공포 속엔 '혹시 나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희망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개들이 끌려나가는 길은 검붉게 물들어있다. 지붕은 초록색이지만 전혀 산뜻하지 않다. 갑갑하고 무겁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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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구조되는 개]
"구조"는 개 도살장에서 구조되어 '누군가의 가족이 된 개'의 일상을 담았다. 1장과 달리 죽음의 끈이 아니라 애정의 끈에 묶여 반려견으로 행복한 삶을 살게 된 개를 보면 이 퍽퍽하고 참담한 책에서 한줄기 빛과 희망이 보인다.

이렇게 구조되는 개가 다행히 한 마리라도 있구나 싶다가도, 그 수백마리의 개 중 손꼽히는 미미한 선택이 그들에게 괜한 기대와 헛된 희망을 품게하는건 아닌지 더 슬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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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아직도 그곳에 존재하는 개]
다시 도살장. 죽음을 앞둔 개들의 모습에선 삶의 희망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보이지 않는다.

하다못해 죽음에 대해 '나는 싫다', '살고 싶다'는 의지로 짖거나 무는 행위도 없다. 그저 이 상황이 원래 나의 삶의 마지막인듯 순응하는 모습에 기어이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생명을 가진 이의 죽음이 이렇게 무기력하다니.

나는 살고싶다고 발버둥치고 악다구니를 쓰면 차라리 덜 슬펐을거다. 동물도 똑같이 생명을 가지고 저마다의 생애가 있을건데, 고작 이런 타살로 이 생을 마감할 수 밖에없는 사실이 참으로 절망적이었다.

​/출판사 서평 중

​그동안 그록으로 남겨진 개들, 그리고 기록조차 되지 못한 채 음지에서 도살당한 개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본 책도 그 기록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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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유무와 상관없이, 동물을 좋아하냐 취향에 상관없이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존중받아야 한다"

주변에 반려묘와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그 분들이 얼마나 그 동물들에 애정이 있고, 사랑이 가득하고, 반대로 그분들도 반려동물로 인해 행복을 느끼는지 안다.

나는 그분들과 그들의 반려동물을 사랑한다.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가족이 될 수 있는지,그리고 말 못하는 동물과 인간의 교감이 어떻게 이뤄지고 애정을 느끼는지도 수없이 봐와서 잘 알고 있다.

내가 키울 엄두는 안나지만, 나는 그들을 존중하고 <가족>에게 애정을 느낀다.

동물들의 학대와 유기견과 유기묘 이야기, 도살장 기사가 나오면 너무 화가 난다. 누군가는 '동물에 관심도 없는데 왜 화를?'이라고 하겠지만, 이건 동물에 관심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 생각한다.

무릇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연민과 분노가 아닐까?

​✔
여기서 중요한 건 '먹느냐 마느냐, 같은 동물인데 왜 개는 안되는거야?'가 아니다. 핵심은 <무자비하고 잔인하기 짝이없는 개 도살장의 실태>다. 일명 '개 시장'이라고 불리며 아직도 암암리에 자행되는 무분별한 개 도살. 최소한 애정과 관심까진 아니더라도 사람이라면, 같은 생명을 가지고 숨쉬는 존재라면 개의 '생명'과 '죽음'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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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하고 싶고 취업도 하고 싶고
현재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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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엔 이런 내용이!
·작가의 '프롤로그' / 여행 / 취업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세부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시간 순서대로 목차를 진행하지만, 굳이 '순서대로 볼 필요는 없다'

·혼자여행 / 카우치 서핑과 히치하이킹 / 홈스테이 / 어머니와 여행 / 취업기 등 혼자 또는 같이, 여행 또는 취업,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한 다채로운 사람이야기도 실렸다

·방학 140일 여행, 중국 코트라 근무, 미국 인턴 등 도합 2년간의 백팩커 여정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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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친절하다]

여행도 하고 싶지만 휴학이나 취업 준비는 미룰 수 없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딱 맞춤한 정보, 생생한 후기, 적나라할 정도로 솔직한 각 나라 사람들과 이야기가 '솔직하고', '직접 후기'를 쓴 덕에 떠돌아 다니는 카더라보다 확실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솔직하다]

이 책을 유독 빨리 읽은 이유 중 하나가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어서'였다. 유려한 미사여구나 그럴듯한 비유, 뜬구름잡는 감상 대신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거침없는 말을 쏟아낸다. (이는 '무례함'과는 다르다.)간결한 문장 덕분에 맺음이 분명하고, 솔직한 언행은 사실감과 그때의 기분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이 책은 [유익하다]

의 곳곳에는 QR코드가 있다. 코드를 찍으면 관련 동영상이 뜬다. (작가의 유튜브)

직접 다녀온 사람의 생생한 후기라서 그런지 솔깃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거기다 취업관련한 부분은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취준생들에게 좋은 참고가 된다.

✅ 그래서 이 책은 참 [고맙다]

치열한 20대를 보낸 사람은 알 거다. "여행의 낭만보단 청춘의 패기가 더 중요하다" "여행? 취업하고 나서 가자"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취업'과 '돈 벌기'를 위해 수 많은 스펙과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그 이후 삶은? 막상 사회인이 되니 여행을 갈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다, 사회인으로 발을 담그고 간 여행은 '돈'과 '가성비', '여행지를 다녀왔다는 감상'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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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덕분에 나는 나의 20대, '내가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나의 모습'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애들 때문에', '나이 때문에', '경력이 없잖아'라고 주저앉은 내 모습, 이제는 좀 바뀌어봐야겠다. 책 한권 덕분에, 내 삶이 조금은 바뀔것 같다.

📖

책의 흐름과 의도대로라면 여행기 / 취업기로 구분해도 되었을텐데, 그렇게 되면 자칫 '나는 이렇게 해서 취업했다, 이런곳에서 일했다'로 '취업을 위한 여행', '취업'이 좀 더 부각되었을 것같다.

작가와 출판사 편집의 센스에 감탄했다! 무엇보다 순차적으로 읽으니 글의 생동감과 현장감이 생생하게 전해져왔고, 에세이나 여행수필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와 독자가 동일시 되어 읽기가 가능해졌다.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10여년 전 취준생으로 지내며 여행을 다닌 '내'가 되었고, 육아, 살림, 일상, 경단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딱히 특출난 것 없던 대학생이라고 소개를 하면서도, 휴학 없이 틈틈히 세계여행과 취업을 이룬 '멋쟁이' 직장인이 된 작가를 보니 <그 어떤 엘리트 코스를 밟고 호화 여행을 다녀 온 사람들보다 더 멋져>라고 찬사를 보내고 싶다.

평범하다고 하지만, 비범한 마음과 노력을 더한 작가의 모습을 보니 "참 괜찮은 청년인데?"라고 응원하게 된다. 낭만과 현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가가 다음엔 또 얼마나 '괜찮은 사회인'이 되어 '괜찮은 여행'을 다녀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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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엉덩이 이야기나무 8
이하정 지음, 강미애 그림 / 반달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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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바위의 전설_코딱지대왕 "파도", 못된 호랑이를 혼내주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엉덩이_눕는게 좋은 "귀손이", 잔꾀 덕에 도깨비한테 쌀을 잔뜩 받다

✔떡 심부름 간 아이_뭐든 까먹는 "깜박이", 깜빡한 덕에 용왕님을 만나다

✔배고픈 사또_입이 짧은 "모이", 쌀 한톨로 고약한 사또를 쫓아내다

✔욕심 많은 나무꾼_뭐든지 퍼주는 "웅이", 얄미운 나무꾼 스스로 벌받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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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수했다고 겁먹지 마. 그건 네가 특별해지는 과정이니까!"

​이 책에 나온 다섯 아이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 특징이 남들눈엔 되게 하찮고 별볼일 없어 보입니다. 코파기 좋아하고, 누워만 있고, 잘 까먹고, 잘 안먹고, 남들 말에 다 응응 하는 사람을 누가 좋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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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섯 아이들은 이 '단점'을 '장점'을 넘어 "특별함"으로 만들어 저마다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합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건 이 '난관'이 본인만이 겪는 시련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난처해하는 일이며, 그걸 저마다의 방법으로 해결하고 그걸 "내가 했다"고 생색을 내지 않는 의젓함까지 보입니다.

옛날이야기의 '권선징악' 결말도 중요한 교훈이지만, 이 책은 한걸음 더 나아가 남들과 다른 점이 나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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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첫째딸은 또래에 비해 키가 큽니다. 여섯살인데 키와 체격은 꼭 초등학교 저학년 같습니다. 그래서사람들이 '어머 진짜 키가 크군요'라고 말합니다.

둘째딸은 잘 안먹습니다. 밥 말고 간식만 계속 찾죠. 오죽하면 밥에 사탕을 올려서 준 적도 있습니다. 두 아이들은 때때로 말합니다. 엄마 나는 왜 커? 엄마 나는 밥이 맛 없어서 먹기 싫어.

그 동안 저는 이 질문에 적당한 대답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 책을 읽어주며 말할 수 있을것같습니다.

📍
응, 그건 '너라서 그래', 너는 남들과 특별한 '너'라서 그런거란다. 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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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를 위한 책'은 많다, 하지만 '독자를 챙기는 책'은 참 드물다. 이 책은 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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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의아한 점이 있었습니다. '글밥이 많은데 이렇게 술술 읽힌다고?', '이런 종류의 옛날 이야긴 많은데, 전혀 새로운 이야기인걸?'. 옛날이야기 중에 잠꾸러기나 게으름뱅이, 꾀돌이 캐릭터는 참 많죠? 심술쟁이 사또를 혼내주고, 욕심쟁이는 자기가 부린 욕심에 망하고, 어리숙한 도깨비는 인간의 꾀임에 넘어가 큰 재물을 주는 마무리 또한 어디서 많이 봄직한 결말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책은 '이거 어디서 봤어'라던가 '애들이 보기엔 너무 이야기가 많은데?','어휴 뭔 옛날이야기가 다섯 편이나 있냐?'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랜만에 정말 깔깔대며 읽었다', '너무 재치있다'고 간만에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거기다 글밥도 많고, 내용이 다소 길었음에도 3세와 6세 두 아이가 "엄마 너무 웃겨", "그래서 그래서?" "엄마 이제 두명나왔어 다음 세번째는 무슨 이야기야?"라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봤습니다. (덕분에 평소보다 책읽기 시간이 몇 배 더 걸렸습니다^^;)

글을 쉽고 유쾌하게 풀어낸 작가와 그 글에 맞는 멋진 그림의 덕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책을 펴낸 편집자와 출판사의 <책을 대하는 태도>에서 이 책이 왜 지루하지 않은지, 왜 그렇게 술술 읽을 수 있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 이유 또한 "옛날 이야기에서만 엿볼 수 있는 장점"을 아주 잘 알고, 거기다 '동화'의 특성을 이해하여 책을 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독자들이 작가의 이야기를 잘 흡수할 수 있을 뿐더러, 옛날 이야기가 가진 재치와 해학까지 두루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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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쟁이 중년아재 나 홀로 산티아고
이관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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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행책"이라고 하면, 특히 혼자 여행을 다녀왔다라면 대부분 매우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보기만해도 "와앗 대담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이번 책,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소심쟁이 중년아재 나 홀로 산티아고」

제목 하나만으로 지치지 않는 물음표가 이어졌다. 문득 그 물음표의 해답이 궁금했다. 그는 대체 왜? '소심'한 '중년''아재'인데 '혼자''산티아고'를 간거야? 


📖 작가는 산티아고순례길 여행을 혼자 가면서 많은 사람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중년아재"의 "혼자"여행이 솔직하게 드러나 굉장히 투박하고 진솔한 책이었다. 빨래방에 처음 가봐서 작동법을 몰라 반려동물 세탁기를 쓰고, 한국인들만 한 방에 배정한 것을 두고 '인종 차별이 아닐까?'의심도 한다. 자녀뻘되는 청춘들과 동행하다가도 '그들 덕분에 편한 것'에 어느 순간 초심을 잃은 자신을 발견하고 과감히 헤어지거나, 불유쾌한 상황도 '아재의 노련함'으로 '그럴수도 있지'라고 넘어가다가도 '이건 좀 아닌데'싶은건 투정도 부린다. 


이쯤되면 "왜 작가는 굳이 산티아고로 간가지? 왜 혼자? 직장을 그만두고 허리디스크가 악화되었음에도 강행한거야?"는 물음이 생긴다.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어도 이 물음에 "이겁니다"는 확실한 대답은 없다. 하지만 지치지 않는 물음표를 계속 던지다보면 때로는 그 물음이 쌓여 어떤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p.171

까미노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여러모로 낯설고 불편하다. 남녀 구분 없는 낯선 알베르게.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순례자가 합창하듯 코를 고는 사이에서 자야하고, 매일 씻고 빨래하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편한 게 없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때도 있고... 그럼에도 부룩하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많은 사람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그리워하며 다시 가고 싶어 한다는 이른바 '까미노 블루'를 앓는다고 한다. 과연 나도 순례길을 완주하고 나면 '까미노 블루'에 시달리게 될까? 산티아고 순례길은 참 묘한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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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자마자 작가와 "내적 친밀감"이 들면서, "야, 너 이번에 산티아고 다녀왔다면서? 근데 너 허리 아픈건 어쩌고? 직장은 어떻게 하구? 별일 없었어?"라는 내 질문에 친구가 "아, 말도마- 뭐 부터 이야기 해볼까"라고 기나길고 재미난 여행 이야길 들은 것 같다. 


그리고 친구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겠지. "야, 너 대단한데? 와 그 외국인 어떻게 되었을까?" 친구가 여행을 통해 많은것을 보고, 배우고, 이야길 하는데 친구의 반짝이는 눈과 쉴새없이 움직이는 입, 그리고 "갈만한 여행이었다"고 온몸으로 보여주는걸 보면 나도 모르게 친구가 대견하고 멋져보여서 듣는 내가 뿌듯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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