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쓰기
김연수 외 지음 / 물결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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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참 신기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단어는 분명한데 저마다 느끼고 떠오르는건 다르다. 웃긴건 제각각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봄은 따듯해, 여름은 더워, 가을은 선선해, 겨울은 추워-라던가, 봄은 노란색, 여름은 파란색, 가을은 갈색, 겨울은 흰색 등 비슷한 촉감, 색감을 떠올린다.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참으로 보편적인 단어. 내로라는 '쓰기의 달인들'이 모여 저마다의 계절을 어떻게 글로 담아냈을까?

♥️김연수의 여름(세화, 여름의 이름) '다정함'

- 첫 포문을 여는 글이 '봄'이 아니라 '여름'인것이 의아했다. 사계절이라 하면 '봄,여름,가을,겨울'이 우리가 아는 정형화된 순서인데 무슨 이유로 이 글이 제일 처음이 되어버린걸까? 여덟 편의 작품 모두 기본적으로 독자에게 친절했지만, 「세화, 여름의 이름」이 가장 가깝게 다가온 글이었다. 읽는이에게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하고 조곤조곤 말하는 문장도 너무 좋았다. 미소를 한껏 머금게 되는 기분좋은 작품이었다.

- 제주의 여름은 마냥 덥고 관광객들로 시끄럽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제 '제주와 여름'하면 제주의 역사와 고유함이 어우러진, 제주의 여름이 보여주는 자연의 신비와 현지에서만 듣고 볼 수 있는 고유함이 떠오른다.

🍂홍한별의 가을(오래된 이야기) '연륜'

- 일상에 자연이 이렇게 많이 스며들어있었나?

- 옛 어른들의 혜안, 연륜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 가을을 '결실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이 글을 읽고나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계절'로 생각이 바뀔것이다.

- 앞날에 대한 설렘이 우리가 한 계절을, 한 해를 살아가는 힘이다.

❄️김소연의 겨울(미현실의 방) '반가움'

- 시인의 산문, 귀하고 아름답다. 김소연 시인에게 입덕하게 되었음!♥

- 자주 오가는 경주 곳곳의 모습이 너무 반갑고 공감이 많이 되었다.

- 정겨운 겨울 풍경에선 찰나의 따사로운 빛이 느껴졌다.

- 시린 겨울의 감정을 맹렬하게 담아내었다.

🌳허태임의 봄(봄의 눈) '무르익음'

- 있는 그대로의 봄. 점점 짧아지는 봄이 아쉬웠는데, 이 글로 그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전의령의 여름(안녕, 마우) '그리움'

- '누나' 두 글자로 시작한 긴 글. 무지개다리를 건넌 마우가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았고, 누나에겐 어떤 동생이었는지 절절히 전해져왔다. 여름이 눅눅한 슬픔이 아니라 청량한 그리움이길 바란다.

🌹윤경희의 가을(장미철) '또렷한 생의 의지'

- 가을의 장미. 생경한 조화가 이토록 잘 어울릴줄이야!

□김지승의 겨울(통증의 유형) '허공이 남은'

- 사람의 감정은, 그걸 나눈(혹은 일방적일지라도)이가 떠났을때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그 감정을 그 채로 남겨야할까, 아니면 억지로 떨쳐야할까?

🌺은유의 봄(아가야, 봄이 왔다)은 '사랑'

- 보이는 모든 사물을 '온 마음으로' 전해주는 은유 작가의 글은 언제나 옳다!

- 절절한 표현이 없어도, 그럴싸한 비유가 없어도 슬픔이 밀려들어온다. 그걸 굳이 내보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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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 일의 시대는 어떻게 읽는 사람을 집어삼켰는가
미야케 가호 지음, 서영찬 옮김 / 동아시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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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이 책의 최종 목표는'노동과 독서가 양립하는 사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난제를 푸는 것이다. 부디 마지막 장까지 도착해서 내가 찾은 해법을 함께 나누기를 바란다


살기 위해서는 일을하고 돈을 벌어야하는게 당연한 현대사회에서 회사를 그만둔 이유로 '책을 읽으려고' 라고 당차게 말하는 저자의 당찬 행보를 보는 즐거움에 시간가는줄 몰랐다. 


혹시나 이 책은 읽고 싶은데 회사를 그만둘정도는 아니라면, p287부터 마지막까지라도 보길 권한다.회사를 그만둘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사회의 일원으로, 나아가 내 인생을 좀 더 탄탄하고 쫀쫀하게 만들고 싶다면 왜 책을 읽어야하는지 조금은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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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0, 생판 남들과 산다 - 제13회 브런치북 종합 부문 대상작
조선희 지음 / 샘터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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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껏 본 셰어하우스는 연령층이 20/40대 위주였다. 그보다 더 연령이 높으면 '실버타운', '경로당'이라고 하지 "셰어하우스"나 "공동주거"라고 표현하지는 않더라. 젊은이들이 생생한 젊음을 타인과 함께 나누며 새로운 문화를 주도하는건 찬성이지만, 타인과 함께 공간과 일상을 나누는거에 나이제한이 따로 있을 필요가 있나? 부모님, 자녀, 친족관계 아닌 다양한 나이대의 타인들이 모여 사는 모습이 궁금했다. 

  미로헌에 거주하는 미로허니들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한 가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것같다. 맏언니 써니는 큰이모,  마루&비누 부부는 형제 또는 자매, 수와 루나는 사촌지간(맏언니와 부부의 자녀) 

 책이 시작되기 앞서 이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나와있는데, 한 페이지씩 할애하며 이들을 설명한다. 여기엔 나이가 나오지 않는다. 외모가 어떤지, 출신지역이 어디인지, 가족관계에 대한것도 없다. 여느 에세이와 다른건 또 하나 있다. '사진'이 없다. 인물들은 물론 미로헌도 정겨운 손그림과 자세한 설명이 전부다.  처음엔 답답했다. 그림도 자세하고 꼼꼼하지 않은 일러스트그림에다 아무리 상세히 알려준들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는 맞춤 수납장을 짜 넣어'에서 맞춤 수납장의 색깔, 칸막이 수, 재질 등을 읽는이에 따라 다르게 상상한다면 이 공간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미로헌 식구들을 소개할때 <어떤 사람>인걸 연령, 성별, 생김새, 직업으로 먼저 파악하려고 한게 부끄러웠다. 이 책에 실제 사진 없이 정겨운 삽화들이 있는게 당연하다 싶었다.  이 책을 쓴 이와 편집자가 미로헌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지, 얼마나 많은 배려를 하고 지냈는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제목에 '나이 60'은 사족인것같다. 60세라는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책의 분류는 에세이지만 솔직히 나는 그 어떤 판타지보다 더 신비롭고 '비현실적'이었다. 나이, 직업, 성별,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이 다 다른 사람들 다섯명이 이렇게 "잘"사는건 소설로 나와도 "에이 말도 안된다"고 혀를 찰 일인데! 같이 살면서 생기는 갈등이 나올거고, 그걸 해결하면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조마조마하며 책장을 넘겼지만 '절정'으로 치닫기도 전에 주인공들이 알아서 다 해결을 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이 즐거운 판타지를 어떻게 안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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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앞에 서고 싶은 당신에게 - 무대 위 40년으로 들려주는 말하기 전략
김선영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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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강연제의가 들어왔다. 그동안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자리는 많았는데 대개 5-10분정도, 발표도 15분을 넘지 않았다. 이번엔 무려 1시간 '강의'를 해야한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하고, 1시간 수다야 어렵지 않지만 <1시간동안 강의>를 하는건 전혀 다른 문제다. 해본적도 없지만 이번 첫 강의가 앞으로 내 커리어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거라 잘 해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인디캣님의 서평단 모집에 이 책을 발견했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었기에 주저없이 신청했다. 


'말하기'에 대한 책은 많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생기는 노하우와 다양한 서류 작성법을 잘 정리한 책은 거의 없었다. 덕분에 강의계획서와 대략적인 개요를 잘 쓸 수 있었다. 이밖에 취업을 준비중인 사람, 발표해야하는 학생, 직장인 등에게도 적극 권한다.   『마이크 앞에 서고 싶은 당신에게』 는 이름값을 하는 책이다.  “저자가 정말 <당신에게(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이 목차에서 전해진다. 책의 순서대로 차근차근 연습을 하다보면 요령이 생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이 책은 "말하기 전략"을 알려준다고 하지만 읽다보면 인생을 살때 필요한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 사회초년생이라면 겪어봄직한 사연, 무작정 부딪치며 체득하는 것이 때로는 필요하다는 깨달음,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간관계, 조직생활을 잘 할 수 있는 방법 등이 나와있다. 결국 잘 말하기를 배우는건, 화자와 청자가 있듯 내가 보다 '잘' 살기위해, 나만 잘 사는게 아니라 내가 남들을 이롭게 하거나, 때론 다른이가 나를 돕는 과정을 "잘" 진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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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스즈키 고지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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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을 넘어선 새로운 공포가 인류의 심장을 겨눈다

✔️ 무기력이 끝으로 치달았을때 비로소 섬뜩함이 등 뒤를 타고 내려온다

✔️ 책의 마지막장을 읽고 표지를 봤을때 <유비쿼터스>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깨닫게 된다

✔️에필로그를 반드시 읽을것!


가치를 가장 무가치하게 만들다-스즈키 고지의 작품을 읽고 가장 먼저 쓴 한 문장이다. 평범한 인간의 일상이, 그들의 삶이, 세상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 즐거움, 기쁨조차 꿈꿀 수 없게 만든다. 귀신이 나오고, 잔인한 살인마가 튀어나오지 않아도 그의 소설이 호러 스릴러로 꼽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


스즈키 고지의 소설은 '무자비하다.' 희망도 없어서 절망도 당연해진다. 그래서 단순히 머리칼이 쭈뼛서는 찰나의 공포가 아니라 모든것이 무너진, 대안조차 없다는 무기력함에 한기가 느껴진다. 

보이니치 필사본과 소설  『유비쿼터스』는 닮았다. 두서없어보이고 읽을수록 미궁에 빠져들지만, 사실은 상당히 정교하고 체계적이다. (보이니치는 여전히 해독중이지만, 그 속에 규칙이 있음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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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촘촘히 어둡고 절망의 구렁텅이지만, 곳곳에 작은 환기가 될 만한 에피소드와 캐릭터의 모습이 보인다. 작가의 후기를 보면 진지한 듯 피식 웃음이 새나오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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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극의 두꺼운 얼음 아래에 미지의 미생물이 숨어 있을 가능성을 알면서도, 나는 남극 얼음으로 희석한 위스키를 여러 잔 마시며 태곳적의 낭만을 음미했다. 지금까지 뭄에 좋지 않은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량이 늘어나는 이상 체질이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다. 미지의 미생물이 내 체세포에 기생한 덕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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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한 사람이라(문과라 죄송합니다) 과학, 천문, 수학 등 학문에 문외하다. 유비쿼터스에 대해 개요만 알고 책을 들었고 과학 개론이 연달아 나와도 거부감없이 읽었다. 이는 독자를 배려해 작품의 흐름에 최소한 개입하고, 이를 쉽게 풀어 쓴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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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11


  각 항목의 오른쪽에는 기준치와 환자의 수치가 함께 적혀 있었다. 기준치보다 낮은 수치는 L, 높은 수치는 H로 표시되는데, 훑어본 결과 란의 검사 결과에 L과 H표시는 거의 없었다. 정상 수치 일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용혈과 황달 항목에 체크가 되어 있어서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예상했던 바였기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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