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책 안 읽고 잤잖아." (엉엉)

세 권째 책을 읽어줄 때 끝까지 못 듣고 잠이 들어버린 둘째 아이가, 자다 말고  새벽 2시에 내는 소리였다. 처음에는 꿈을 꾸면서 잠꼬대를 하는 것인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잠들어 버린 날이나 내가 늦게 퇴근을 하여 책을 읽어주지 못한 날이면 어김없이 같은 잠꼬대를 하는 것이 아닌가?

며칠 전 퇴근이 늦어 책을 읽어주지 못한 날에도 한밤중에 깨어 (눈도 제대로 못뜬 상태에서) 엉엉 우는 것이다. 내 참 ...
'아무리 그림책을 좋아하는 엄마이지만 나도 쉬고 싶은 시간인데 ...',  '이 시간에 불을 환히 밝히면 애가 잠을 완전히 깰텐데 ... ' 라는 생각에 "응, 엄마가 내일 읽어줄게.", "그럼 네가 좋아하는 뽀로로도 읽어줄게.", "몇 권 읽어줄까? 네 권?" 이라며 아이를 달래 다시 재웠다. (이상하게도 뽀로로를 책으로 읽어주는 것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뽀로로를 읽어준다'는 것은 엄마가 양보한 것이라는 걸 아이도 안다. 하루에 세 권 정도만 읽어주려고 하는 엄마에게는 '네 권'도 양보인 셈. ^^;)

아이가 마지못해 잠들며 하는 말 ... "엄마가 늦게 들어오면 책 못 읽잖아. 일찍 와야지!"  (어이구 ;;)

... 잠꼬대(?)하지 않도록 슬이와 저녁 때 읽고 있는 책들 ...

아이들에게 고함을 치면 이렇게 산산이 흩어지는 느낌이 들겠지 ...
슬이가 했던 "엄마가 소리치면 내가 깜짝 놀라잖아."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이가 놀랐다며 울 때 꼭 안아주곤 했었는데, 이 책에 나오는 펭귄(?) 엄마도 비슷하다.
소리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

비오는 날의 풍경과 소리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재미난 그림과 함께 풀어쓴 책.
동시 같은 느낌도 든다. 각 장의 한 켠에 조그만 글씨로 과학적인 원리를 설명하고 있어 초등 저학년들이 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

꼭 우리 집 남매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
이 책을 읽을 때면 슬이는 너무나 진지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하는 말, "엄마, 물감 사줘. 요술물감이랑 그냥 물감이랑~ " ^^;

바무와 게로의 할아버지 방문기~ 
슬이는 우편 배달부의 수를 세고,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작은 친구들을 찾거나, 누가 할아버지고 누가 바무인지 구분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매일매일 찾아내는 숨은 그림이 늘어난다 ~  

요즘은 책 읽을 때마다 용이도 달려와서 함께 듣는다.
옆에서 "벌레 구름, 호박 구름이네.", "바무와 게로의 시장보러 가는 날도 읽어주셔야죠" 같은 참견을 하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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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독서량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렇게 잠꼬대를 한다고욧? 대단하네요~~~
엄마의 타협안에 웃어요.^^

bookJourney 2008-04-03 20:11   좋아요 0 | URL
아이의 타협안이 한 수 위에요. "엄마는 뭐 (읽는 거) 좋아해?", "오늘은 두 개(권)만 읽을래."라고 시작해서는 너무나 애원하는 눈빛으로 "이거 한 개만 더.", "이것만 더."라고 해서 대여섯 권은 읽게 만들지요. ^^

마노아 2008-04-03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학습일까요, 본능일까요^^ 슬이 대단해요! 독서 가족 멋져요^^

bookJourney 2008-04-03 20:13   좋아요 0 | URL
하고 싶어하는 일은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을 보면 본능인 듯도 하고, 자기 전에 반드시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학습인 듯도 해요. 이유야 어찌되었든 책을 좋아하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
 
토끼전 재미있다! 우리 고전 1
이혜숙 지음, 김성민 그림 / 창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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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책을 읽으며 "엄마, 토끼전과 별주부전은 다르네요.", "너무 재미있어요."라며 책을 열심히 읽더니, 토끼전과 별주부전을 비교하는 글을 썼다.

[2008. 3. 초등 4, 용이 독후감]

이 책은 얼핏 보면 별주부전과 그 내용이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 둘의 차이점은 첫째, 별주부전에서는 용왕의 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토끼전은 뜨거운 수증기라고 한다. 둘째, 별주부전에서는 산신령이 나타나 토끼의 간을 주지만 토끼전에서는 여우 도령이 토끼를 잡아오지만 끝내 간을 얻지 못한다. 셋째, 별주부전에서는 토끼의 간을 먹은 용왕이 살아나지만 토끼전에서는 용왕이 죽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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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31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차이점을 잘 짚어냈군요. 이래서 독서의 내공이 중요하죠!^^

bookJourney 2008-03-31 23:09   좋아요 0 | URL
아이가 "차이가 있다"고 말을 할 때 대충 흘려들었던 저로서는, 좀 뜻밖의 독후감이었어요. '얘가 이렇게 컸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
 
초등학교 4학년 권장, 필독 도서
어린이를 위한 우리 겨레 수학 이야기 산하어린이 143
안소정 지음, 이연수 그림 / 산하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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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3. 초등 4, 박수용]

흔히들 수학은 서양에서 들어온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우리 겨레가 훨씬 앞서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산학이라고 있었으며 산학 과거시험에 합격한 산사는 토지와 세금 등을 알맞게 나누는 일을 하였다. 그 예가 바로 산가지셈과 계산 막대를 이용한 곱셈이다. (아니, 서양의 어떤 천문학자가 만든 계산 막대랑 비슷하잖아!)

나는 우리 겨레가 서양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고, 어떤 문제든 척척 푸는 수돌이를 본받아 나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꼬리 :-) 용이 학교에서 나눠준 '4학년 권장도서' 중 하나.

우리 조상들이 덧셈, 곱셈에서부터 넓이, 부피 재기 등의 산학을 어떻게 했는지 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을 보는 내내 '삼국시대부터 원주율(3)을 이용해 원의 넓이를 쟀단 말이지?', '한 마지기가 이렇게 과학적이고 공평한 개념이라고?' ... 같은 생각을 하며 끊임없이 놀라게 된다. 각 개념이 끝날 때마다 직접 옛사람들의 방식대로 산학을 해 보도록 한 페이지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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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3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큰딸때만 해도 '산가지'를 이용해서 가르쳤는데, 요즘엔 도통 안 쓰는 거 같아요.
우리 것을 잘 가르쳐야 자긍심을 가질텐데... 요샌 그저 세계화다 해서 휩쓸리니 안타까워요.ㅠㅠ

bookJourney 2008-03-31 23: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우리 고유의 셈에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데 서양의 것만 최고로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건방진 도도군 일공일삼 48
강정연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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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3. 초등 4, 용이 독후감]

   
 

 난 한 번도 주인을 가져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내가 누군가의 주인이었던 적도 없다. 그냥 난 나다.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면, 버리고 버림 받는 따위의 일은 생기지 않겠지. 그리고 그 둘은 주인과 장난감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좋은 동반자가 되는 거고.

 
   

주인공 도도가 한 말이다. 이처럼 애완동물이라도 장난감처럼 함부로 버리지 않고 서로를 위하는 생명으로 존중해 주어야 하고 또 도도의 말처럼 서로가 꼭 필요한 동반자가 되어줄 의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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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로봇을 만들까? 어떻게 시리즈 5
클리브 기포드 지음, 박종오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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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로봇에 관심이 많은 아이에게 선물했던 책.
오래전에 사주었던 책인데 이제서야 독후감을 썼다. 이미 여러 번을 읽은 듯. ^^

[2008. 3. 초등 4, 용이 독후감]

이 책은 로봇이란 무엇인가, 로봇의 역사, 자동화, 로봇 제작 과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로봇은 주변 환경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내가 로봇을 만들려고 할 때 뭘 할지 결저을 못 내렸는데 나에게 큰 답을 주었다.

나는 이 책의 로봇의 역사에 대해서 큰 감명을 받았다. 이제 로봇의 역사를 배웠으니 앞으로 어떤 로봇이 나와서 세상을 바꿀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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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28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앞으로 어떤 로봇이 나와 세상을 바꿀 것인지 생각해 보겠다니~ 감동입니다.
과학자를 꿈꾸는가 보아요. 엄마와 함께 하는 실험교실이 주는 꿈 같은데요.^^

bookJourney 2008-03-29 19:28   좋아요 0 | URL
과학자가 꿈이래요. 저 때문에 아이의 꿈이 생긴게 아니라 아이의 꿈 때문에 같이 실험을 해보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사실, 같이 하는 실험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