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우는 속도 << 채우는 속도
더 이상 책 꽂을 자리가 없어서, 책 꽂을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책 살 돈을 조금이라도 만들기 위해서 책꽂이에서 조금씩 책을 골라내 중고샵에 팔고 있다.
이미 여러 번 읽은 그림책은 달순이 허락을 받아서(두 번 세 번 물어보고), 책 욕심에 질렀으나 몇 년 간 읽지 않은 책은 눈물을 머금고 쓰다듬다가 ... 중고샵으로.
그런데, 문제는 책 비우는 속도보다 다시 채우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 (그것도 몹시!)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망설이는 바람에 중고샵에 파는 책이 적은데다가 중고샵에 팔기가 무섭게 새 책을 들여오고 있으니 책꽂이에 좀처럼 자리가 나질 않는다. ;;;
#2. 책 꽂을 자리 만들면?
좀처럼 뭔가를 사달라고 말하지 않았던 달군이와는 달리 달순이는 이것저것 사달라는 요구사항이 많다.
맘에 드는 것, 보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사주세요"를 외치는 달순이.
얼마 전에는 개똥이네 놀이터를 보다가 보고 싶은 책을 발견하고는 사달라고 한다.
"엄마, 책 꽂을 자리 만들면 이 책 사줘, 응?" (책 꽂을 자리 만들면.... 이라니 ;;)
#3. 괜히 팔았어
중고샵에 책을 팔아놓고는 후회하고 아쉬워하는 책들이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게 마녀 위니 시리즈. 알라딘에 팔지 않고 회원에게 팔기로 내놓았는데도 시리즈가 금세 팔렸었다.
책 '치우는' 것에 적극 찬성하는 달군이조차도 마녀 위니 시리즈를 팔았다고 어찌나 구박을 하는지 ;;;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찾아낸 방법이 '영어책으로 다시 장만하기'.
읽기도 재미있고, '부피'도 적게 나가고 ... (페이퍼백이다 보니 부피가 1/3로 준다 ^^)
핑계는 달군이였으나 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게 진짜 이유. ^^*
영어 책에 극심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달순이조차 위니 시리즈 읽는 건 좋아한다. 표지, 면지의 그림 하나하나까지 살펴보고 평을 하면서~ (자신이 너무나 좋아하는 책이란다 ^^)
** 그런데 2집 세트는 왜 미출간이라고 뜨는 걸까? 분명 내가 장만한 세트와 같은 건데 말이야.
#4. 그래서 ...
책 꽂을 자리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책 팔기는 '다른 책 사기'를 불러오는 바람에 실패하고 있다는 이야기.
슬프다.
.......
집에 달팽이 두 마리가 생겼다. 둘째 아이가 붙인 이름은 민달이와 진달이.
두 아이가 돌아가며 달팽이를 들여다보고 달팽이 자세로 뒹굴거려서(;;) 우리 집 두 녀석에게도 별명을 붙여줬다. 달군이와 달순이.